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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한국 차와 일본 차는 각각 어떤 존재감 갖고 있나
기사입력 :[ 2019-09-04 13:51 ]
독일에서 한국 차와 일본 차 판매량 및 이미지 비교

[이완의 독한(獨韓) 이야기] 가끔 독일에서 한국 자동차의 이미지가 어떤지, 판매량은 어느 수준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의 질문을 받는다. 또 시기가 시기인지라 경쟁 중인 일본산 자동차와 비교하는 이야기들도 보게 된다. 여행을 왔다가, 혹은 출장으로 독일을 방문해 보고 느낀 것을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다. 독일에 살고 있고, 꽤나 오랫동안 독일 및 유럽 자동차 시장을 지켜본 입장에서 이 부분을 한 번쯤 정리해 전해드릴 필요가 있겠다 싶어 판매량과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국 차와 일본 차를 비교해 봤다.



◆ 판매량

한국과 일본 자동차 브랜드 중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현대자동차다. 독일 연방자동차청(KBA)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현대자동차는 114,878대를 판매했다. 전년과 비교해 5.9% 늘어난 결과였으며 한국 3개, 일본 9개 브랜드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겼다. 두 번째는 토요타로 83,930대였으며, 역시 전년과 비교해 3.5% 성장했다.

<독일에서 한국 자동차 2018년 판매량>

현대자동차 : 114,878대 (전년 대비 5.9% 플러스 성장)
기아자동차 : 65,797대 (2.7% 플러스 성장)
쌍용자동차 : 2,436대 (24.6% 마이너스 성장)

총계 : 183,111대

<독일에서 일본 자동차 2018년 판매량>

토요타 : 83,930대 (전년 대비 3.5% 성장)
마쯔다 : 67,387대 (0.2% 성장)
미쓰비시 : 50,803대 (17.1% 성장)
닛산 : 50,366대 (26.0% 마이너스 성장)
스즈키 : 37,530대 (1.7% 마이너스 성장)
혼다 : 18,710대 (7.4% 마이너스 성장)
스바루 : 7,285대 (2.1% 마이너스 성장)
렉서스 : 2,766대 (7.9% 마이너스 성장)
인피니티 : 762대
총계 : 319,539대



국가별로 보면 독일 브랜드 (포드와 오펠 등이 포함)의 신차 시장 점유율이 60.8%로 1위였으며 2위가 일본으로 9.3%를 차지했다. 프랑스(7.5%)와 스코다를 가지고 있는 체코(5.7%)가 3, 4위였으며 그 뒤가 우리나라(5.3%)였다. 다만 일본 브랜드 전체가 지난해 3.1%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에 비해 한국은 4.1% 플러스 성장을 이뤄냈다. 이런 판매량 흐름은 2019년 상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2019년 상반기 독일에서 한국 차 판매량>

현대자동차 : 62,095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1% 성장)
기아자동차 : 34,892대 (3.3% 성장)
쌍용자동차 : 1,224대 (9.2% 마이너스 성장)

총계 : 98,211대

<2019년 상반기 독일에서 일본 차 판매량>

토요타 : 44,416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6% 마이너스 성장)
마쯔다 : 35,405대 (4.2% 성장)
미쓰비시 : 28,319대 (12.0% 성장)
닛산 : 20,283대 (32.9% 마이너스 성장)
스즈키 : 19,782대 (4.9% 성장)
혼다 : 7,915대 (35.9% 마이너스 성장)
스바루 : 3,136대 (15.6% 마이너스 성장)
렉서스 : 1,869대 (32.0% 성장)
인피니티 : 155대

총계 : 161,280대

한국 브랜드의 경우 쌍용의 판매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일본은 닛산과 혼다가 거의 추락하듯 판매량이 줄고 있다. 그에 반해 마쯔다, 스즈키, 미쓰비시 등은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토요타가 1960년대 초반 유럽에 진출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 현대자동차는 유럽 땅을 15년 가까이 늦게 밟았다. 하지만 판매량에서는 이제 토요타를 비교적 넉넉한 차이로 따돌렸고, 이점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이미지 : 한국은 가성비, 일본은 내구성

한국 자동차와 일본 자동차에 대해 독일인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객관적 자료를 통해 확인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독일의 대표적 자동차 전문지들이 매년 실시하는 ‘브랜드 이미지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미루어 짐작은 가능하다.

자동차에 관심이 높은 전문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기 때문에 이것이 독일 평균적인 관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참여 인원이 전문지별로 10만 명 전후로 상당히 많기 때문에 자료로서의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우선 지난해 아우토빌트가 실시한 ‘베스트 제조사’ 조사의 결과를 보면 현대와 기아를 여전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브랜드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와 기아의 유럽 주력 세그먼트는 경차급인 A와 소형 B, 준중형이라 할 수 있는 C 세그먼트다. 현대의 i10이나 기아 모닝, 또 소형인 i20과 프라이드, 준중형에서 i30나 기아 씨드 등을 가성비 좋은 모델로 꼽았다. 특히 경차급에서 현대(65.1%)와 기아(59.5%)로 나란히 가성비 항목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이런 경향은 중형급인 D세그먼트까지 이어지는데 다치아, 스코다 등과 함께 이 부분에서 수년째 경쟁 중이다.

품질 항목은 변화가 느껴진다. 경차급이나 소형 SUV의 경우 순위 안에 이름을 올렸는데 최근 몇 년 꾸준히 품질 개선이 이뤄지며 얻어낸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콤팩트 이하 세그먼트에서 경쟁하는 폭스바겐이나 아우디 등에 보이는 신뢰 정도와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는 있다. 디자인의 경우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고 생각되나 정작 독일에서는 여전히 경차급을 제외하면 10위 안에서 이름을 찾기 어려웠다. 유럽산 자동차들의 디자인 경쟁력이 낫다고 보거나, 독일인들의 취향에 좀 더 가깝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본 브랜드 역시 대부분 디자인에서 별로 감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마쯔다는 경쟁력을 보이고 있었으며, 또한 품질 항목에서도 토요타나 렉서스, 인피니티 등이 세그먼트별로 골고루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일본 자동차에 대해서는 높은 신뢰를 보였다. 잔고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 내구성 경쟁력이 오랜 세월 발휘되며 그것이 독일 운전자들 뇌리에 깊게 박힌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독일에서는 누구나 쉽게 브랜드와 모델별로 잔고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매년 이뤄지는 1천만 대 이상의 차량 정기 검사 결과를 자동차 매체들이 분석해 보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료를 통해 증명된 일본 브랜드(예를 들면 토요타나 마쯔다와 같은)의 내구성 경쟁력은 일본 차 이미지 형성에 직간접 영향을 끼친다.



◆ 장단점

올해 초 독일의 유력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베스트카 설문 조사에서 자동차 브랜드의 트렌드 순위를 백분율로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각각 73%의 지지를 받아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고 그 뒤를 포르쉐(64%), 아우디(61%), 볼보(61%), 스코다(60%) 등이 이었다. 현대차는 35개 브랜드 중 46%로 열세 번째 이름을 올렸고 기아는 41%의 지지로 두 계단 아래에 이름을 올렸다.

그에 반해 일본 브랜드는 마쯔다가 36%로 17위, 토요타가 31%로 20위였으며 나머지는 거의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참고로 이 부분에서 가장 낮은 순위는 3%의 지지를 받은 쌍용자동차였다. 여기서 말하는 트렌드는 쉽게 말해 2018년 한해 독일 운전자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이슈가 되었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판매량은 물론 서비스나 광고, 브랜드의 미래 지향성, 시장 친화도, 매체 노출 등 매우 다양한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 것처럼 독일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현대나 기아에서 일하고 있다. 이 점은 독일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 또한 현대차에 독일은 유럽 시장의 헤드쿼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점도 상대적으로 현대가 독일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트렌드 순위도 끌어 올린 긍정 요소라 할 수 있다.

반대로 일본 차의 경우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에 상당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한국 브랜드가 갖지 못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마쯔다의 2인승 컨버터블 MX-5는 신차든 중고차든 하나의 상징(아이코닉)이 된 지 오래며, 닛산의 GT-R은 포르쉐 911과 자주 비교된다. 스즈키 짐니와 같은 작은 SUV는 늘 사랑받으며, 토요타 GT86은 펀카를 원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이다. 이런 차들은 역사와 스토리를 담고 있고, 일종의 팬덤 문화가 형성돼 있다.

현대와 기아는 지금까지 판매가 잘 되는, 될 만한 그런 실용적인 모델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단단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브랜드 가치를 키우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대표할 만한 상징 모델, 유니크한 존재가 분명 나와야 한다.



크게 3가지 부분으로 나눠 독일에서 한국 자동차와 일본 자동차에 대해 정리해 봤다. 일본 자동차는 긴 시간 여러 브랜드가, 다양한 모델을 앞세워 독일을 비롯한 유럽 시장에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판매량을 보면 일부 선전을 하고 있으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정체된 판매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게 이들의 가장 큰 숙제로 보인다.

반대로 한국산 자동차는 독일에서 전체적으로 계속 성장 중이다. 쌍용이 주춤한 상태이지만 본사의 지원과 관심이 있다면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시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대와 기아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했다. 그리고 투자 결과는 판매량의 꾸준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 가치나 이미지를 지금 보다 끌어 올릴 필요가 있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유럽인들의 마음을 흔들 만한 그런 아이코닉 모델이 나와줘야 한다. 현대와 기아를 이야기할 때 여전히 맨 앞에 5년, 7년 무상 보증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관심을 이런 서비스가 아닌 자동차 그 자체로 돌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독일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그리고 쌍용자동차의 선전을 기원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이완 칼럼니스트 : <모터그래프> 등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이완의 카폐인’이라는 자동차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 살고 있으며, 독일의 자동차 문화와 산업계 소식을 공유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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