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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택시 보급, 빠르면 빠를수록 이로운 까닭
기사입력 :[ 2019-09-06 10:09 ]


전기차 택시, 새로운 시대의 마중물이 될까

[김진석의 라스트 마일]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4년 제1회 제주 국제 전기차 엑스포가 열렸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는 더욱 더 전기차가 낯설던 때입니다. 엑스포에 전시된 시판 제품도 6종 정도밖에 안 되었고,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도 150km 이하였지만 관람객들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기차 엑스포를 관람했던 분들의 상당수가 1회 충전 거리가 300km를 넘으면 망설임 없이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느덧 5년이 흘렀고 그사이 전기차는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테슬라의 모델S 같은 프리미엄 모델은 물론이고 비교적 대중적인 코나 기본형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400km가 넘을 정도로 전기차의 상품성은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 전기차, 아직은 도입기

제품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전기차의 판매량도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2014년에는 1,315대에 그쳤던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18년에는 3만1,154대로 무려 20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기차 판매량은 국내 자동차 판매량 약 180만 대의 극히 일부분입니다. 다시 말해 전기차의 상품성은 경쟁력을 가질 정도로 발전했지만 아직까지 주류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도입기의 제품입니다.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본격 진입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몇 가지 남아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내연 기관차에 비해 높은 가격과 심리적 캐즘(chasm)을 극복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보조금이 없는 상태에서 전기차의 경쟁력입니다. 전기차는 배터리 가격 때문에 일반차보다 비쌉니다. 배터리 가격이 빠르게 내려가고는 있지만 가격 격차가 아예 없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가격 격차를 보조금이 메워 주거나, 전기차의 장점에 소비자가 확신을 가지지 않는 한 선뜻 전기차를 선택하기는 힘듭니다.

또한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여전히 낯선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심리적인 장벽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가뜩이나 평판의 영향력이 큰 시장으로 전기차 구매에 대한 주변의 애정이 어린(?) 걱정들은 판매량을 확대하는데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심리적인 캐즘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죠.



◆ 전기차 택시 3천 대의 기대 효과

전기차의 가격은 기술의 발전이 해결할 일이지만 심리적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전기차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전기차 택시 보급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부터 전기 택시 사업자 2차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올해 예정된 보급 대수는 3,000대로 1차 모집에서 441대가 신청되었고 이번 모집을 통해 2,559대 보급이 목표로서 대상 차종은 현대차 아이오닉과 코나, 기아차 니로EV와 쏘울EV 등이라고 합니다.

이번 전기 택시 사업자 모집에는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이 모빌리티 플랫폼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와 협업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합니다. 즉 조만간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전기차 택시를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전기차에 대해 경험하고, 전기차 인프라가 확대될 것입니다.



타다가 약 1천 대 규모로 운영되면서 새삼 더 다양한 사람들이 카니발의 우수한 상품성을 체험했던 것처럼, 전기차 택시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전기차를 체험할 좋은 기회입니다. 전기차는 모터로 구동되어 엔진 소음이 없으므로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NVH(소음·진동·불쾌감) 측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터의 특성상 전기차는 초반 치고 나가는 힘이 좋은 편인데, 택시가 운행되는 도심 환경에서 이러한 특성은 빛을 발합니다. 굳이 직접 운전하지 않더라도 차량에 함께 타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전기차만의 장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 전기차 택시를 타본 많은 사람이 전기차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가 택시로 운영되면 전기차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내구성, 충전의 번거로움에 대한 우려 역시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택시의 하루 평균 주행 거리는 서울시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434km(법인택시 기사 1인당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221km)라고 합니다.



즉 어떤 차종이 오랜 시간 택시로 운영된다는 것은 해당 차종의 내구성과 정비 편의성이 충분히 입증된 것을 의미합니다. 전기차가 택시로 운영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내구성에 대한 우려도 불식될 것으로 보입니다.

충전의 번거로움에 대한 우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시판되는 전기차 대부분의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택시의 1일 주행 거리에 미치지 못해 교대 시 마다 급속 충전이 필요합니다. 전기차 택시가 운영됨에 따라 충전 인프라도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새 시대의 마중물이 될까?

전기차가 완전히 친환경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전기차가 내연 기관차보다 더 친환경적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전기 생산 과정과 송전 과정의 친환경성을 높이는 것이 개별 내연기관 차량의 에너지 소모 과정의 친환경성을 높이는 것보다 쉬운 일이니까요.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지구의 환경을 위해서는 전기차를 지속해서 확대 보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전기차의 확대 보급에서 전기차 택시가 중요한 변곡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전기차 택시로 인해 우리 일상 속에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스며들면서 더 많은 사람이 전기차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되고, 우리 사회가 빠르게 전기차를 받아들이게 된다면 우리의 후손들은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진석

김진석 칼럼니스트 : 국내 자동차 제조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승차 공유 스타트업에서 사업 기획을 담당했다. 자동차 컨텐츠 채널 <카레시피>를 운영하며 칼럼을 기고하는 등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영역을 폭넓게 아우르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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