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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깬 테슬라 모델 3, 이런 게 바로 ‘혁신’이다
기사입력 :[ 2019-10-29 09:31 ]


자동차에도 혁신적인 인터페이스가 필요한 시대

[김태영의 테크 드라이빙] 멀티펑션 스위치(레버)는 운전자들에게 익숙한 기능이다. 스티어링 휠 뒤에 달린 레버 장치로 많은 기능을 제어한다. 보통 왼쪽은 방향지시등과 라이트를, 오른쪽은 와이퍼나 워셔액 분사를 담당한다. 물론 최신 자동차처럼 기능이 많을수록 멀티펑션 스위치도 덩달아 늘어난다. 컬럼식 변속 레버, 크루즈 컨트롤, 오디오, 전동식 스티어링휠 위치 및 열선 조작 등이 계속해서 추가된다. 이렇다 보니 요즘은 스티어링 휠 뒤에 레버가 3~4개 이상 달린 자동차가 흔하다. 특정 자동차에 익숙해진다면 이런 모든 기능을 어렵지 않게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자제어 인터페이스가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이런 물리적 다기능 스위치가 꼭 필요한 것일까? 차의 기능이나 제어 영역에서 우리에게 고정관념이 있는 것은 아닐까?



얼마 전 국내에 출시한 테슬라 모델 3를 경험했다. 이 차의 특징이자 장점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익숙하게 접했던 모든 부분을 뜯어고쳤다는 것이다. 특히 각종 인터페이스 부분에서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탈피했다. 멀티펑션 스위치의 개선이 대표적이다. 모델 3에는 스티어링 휠 뒤로 왼쪽에 방향지시등과 헤드라이트, 오른쪽에 컬럼식 기어레버만 존재한다. 그 외에 모든 기능은 스티어링 휠 9시와 3시 방향에 달린 버튼으로 제어한다. 예컨대 사이드 미러 각도나 스티어링 휠 위치 조작을 이전처럼 별도의 기구로 하지 않는다. 디스플레이의 관련 메뉴를 활성화시키고, 스티어링 휠에 달린 버튼으로 손쉽게 조정한다.



공조장치 디자인도 흥미롭다. 요즘의 자동차는 공조 장치를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혼합해 사용한다. 그러니까 온도나 바람의 세기, 바람의 분사 위치는 디지털(디스플레이)로 제어하고 바람 방향은 수동으로 제어한다. 그러니까 한 가지 목적을 위해서 두세 가지 별도의 세팅이 필요하다. 반면 모델 3는 완전 전동화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훨씬 직관적이다. 이 차는 운전자를 위한 별도의 계기반이 없는 실내 디자인을 쓴다. 수평 대시보드 가운데 공조장치가 달려있다. 디자인적으론 깔끔하지만 손으로 공조장치 방향을 제어하기엔 너무 멀리 떨어져있다. 이런 이유로 공조장치는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제어하도록 했다. 디스플레이에 두 손가락을 위아래 좌우로 밀어서, 바람의 방향이나 분사 범위를 쉽게 제어한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손을 여러 번 거치지 않아도 되는 이런 부분 때문에 차가 훨씬 편하다고 느껴진다.



카드형 스마트키도 주목할 부분이다. 카드형으로 만든 두꺼운 스마트키가 아니라 진짜 카드다. 차에 탈 때는 마치 회사에 보안 카드를 인식시키듯이 B필러 중간에 카드를 터치하면 된다. 그리고 차에 탄 후에는 키를 센터콘솔 앞에 터치해서 차 안에 키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킨다. 그러면 시동을 걸 준비가 끝난다. 카드키는 무선으로 도어락을 제어할 수 없고, 차 안에 키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하는 등에 번거로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꽤 묵직한 무게의 스마트키를 더 이상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다. 덩달아 각종 센서와 제어 모듈처럼 스마트키 인식에 관련된 많은 장치가 그만큼 빠진다는 것도 장점이다.



엔터테인먼트의 본격적인 진화도 흥미로운 부분. 초연결 기대에 단지 자동차가 인터넷에 연결될 뿐만 아니라, 영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간의 가치와 활용성을 높여준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한 ‘테슬라 V10’ OS 버전부터 자동차 극장 모드(Drive-in theater mode)도 추가된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앱이 기본적으로 깔린다. 온라인 연결(LTE)과 사용자 계정 로그인을 통해 영화나 영상을 차에서 편하게 시청할 수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약속 장소에 조금 먼저 도착했을 때처럼 ‘버려진다’고 생각하는 시간을 다양한 콘텐츠로 채운다. 자동차가 정지한 상태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영화관이라면 노래방 모드인 ‘Caraoke(Car+Karaoke)’는 주행 중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부르고 싶은 노래와 함께 가사가 화면에 떠서 이동 중에 목청이 터져라 노래를 즐긴다.



사용 가이드(튜토리얼)를 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테슬라처럼 운영체제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자동차는 차에 새로운 기능이 지속적으로 추가된다. 스마트폰처럼 말이다. 따라서 자동차 출고 시 제공되는 설명서는 무의미하다. 이런 부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테슬라는 주요 기능을 설명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아주 효과적이었다. 아주 쉬운 기능이라도 글이나 말로 설명하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설명을 곁들인 영상으로는 모든 기능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영상을 보는 것뿐 아니라 촬영한 영상을 저장할 수도 있다. 일부 모델은 자동차 외부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주행 중 촬영한 영상을 USB로 저장하거나, 주차 중 모션 센서가 작동하는 상황을 기록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개인적으론 토이 박스라고 불리는 각종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마음에 들었다. 산타나 화성 등 테마에 따라 차의 분위기(지도, 디자인, 음악)가 변하는 의미 있는(?) 모드도 있는 반면 방귀 모드처럼 정말 쓸모없지만, 재미있는 모드도 있다. 방귀 모드는 스피커를 통해 원하는 종류의 방구 소리를 내보내는 것으로 시트 위치에 따라서 방귀 소리를 서라운드로 조정해 누군가를 놀릴 수 있다. 원한다면 방향 지시등을 켤 때마다 방귀 소리가 나도록 할 수도 있다. 난로 모드에 들어가면 화면에 모닥불 화면이 나오면서 동시에 공조장치로 따듯한 바람이 은은하게 나온다. 레이싱 게임도 가능하다. 일부 게임에선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이용해 게임 속 자동차를 제어한다. 아직은 아케이드 형태의 실험적 게임이지만, 가까운 미래엔 리얼 자동차 시뮬레이터처럼 수준 높은 자동차 게임을 구현할 수 있는 날도 올 것이다.

이처럼 이제는 자동차의 많은 부분이 바뀌어야 한다. 이전보다 더 다양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발전해야 한다. 미래 모빌리티의 주요 요소인 ‘이동성’과 ‘공간’이라는 관점에서, 모델 3 같은 변화와 도전이 꼭 필요하다. 쓸모없는 기능이라도 좋다. 누군가의 아주 쓸모없는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에게 큰 영감을 줄 수도 있으니까.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태영

김태영 칼럼니스트 : 중앙일보 온라인 자동차 섹션을 거쳐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자동차생활>, <모터 트렌드>에서 일했다. 현재는 남성지 <에스콰이어>에서 남자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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