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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 뭐니 해도 SUV, BMW·폭스바겐 먹여 살린 X1·티구안
기사입력 :[ 2019-11-11 09:53 ]
유럽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SUV들

[이완의 독한(獨韓) 이야기] 2019년도 채 두 달이 남지 않았다. 어느덧 새해를 맞으며 각오를 다진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경쟁도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여러 경쟁이 있었으나 역시 가장 눈에 띈 것은 SUV다. 유럽 신차 판매량은 전년과 비교해 주춤한 편이었으나 SUV만큼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SUV가 높은 인기를 얻었을까? 3분기까지(1월~9월)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유럽 시장을 지배하거나 뜨고 있는 SUV는 어떤 것들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2019년(1월~9월까지) EU SUV 판매량 TOP 10>

1위 : 폭스바겐 티구안 (199,127대)
2위 : 닛산 캐시카이 (167,006대)
3위 : 다치아 더스터 (166,225대)
4위 : 르노 캡처 (165,414대)
5위 : 폭스바겐 티록 (159,024대)
6위 : 푸조 3008 (138,794대)
7위 : 푸조 2008 (129,508대)
8위 : 포드 쿠가 (107,844대)
9위 : 현대 투싼 (104,827대)
10위 : 토요타 C-HR (94,559대)



◆ 티구안 독주 시대 열리다

카세일즈베이스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3분기까지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SUV는 폭스바겐 티구안이었다. 그 뒤를 닛산 캐시카이와 다치아 더스터가 이었고, 한동안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SUV였던 르노 캡처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4위를 유지 중이다.

또 다른 조사 기관인 자토 다이내믹스의 자료에는 티구안은 같은 기간 동안 20만 대(200,382대)를 넘게 판매된 것으로 나왔다. 또 순위에서도 다치아 더스터가 닛산 캐시카이를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두 기관의 순위는 다르지 않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치열한 SUV 세그먼트의 경쟁에서 티구안이 비교적 넉넉하게 앞서가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1세대 티구안이 등장해 단종될 때까지 판매량이 꾸준히 늘기는 했지만 EU 내에서 연간 20만 대 판매량을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2세대 티구안이 등장한 후 2017년부터 2년 연속 25만 대 전후까지 판매량은 치고 올라갔다. 그리고 올해 역시 남은 기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25만 대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세대 티구안은 높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기존의 강자들을 모조리 꺾고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SUV로는 거의 유일하게 독일 국민차이자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골프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티구안 판매량은 SUV뿐만 아니라 전체 모델 기준으로 3위~ 4위에 해당하며, 단단한 독일 내수 시장의 지원을 업고 내년에도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 저가 SUV의 인기

유럽 시장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라면 저가 브랜드의 인기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다치아가 대표적인데, 이곳에서 나오는 소형 SUV 더스터는 2010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해 2013년을 제외하고 매년 유럽에서 십만 대 이상 팔려나갔다. 그러던 것이 2017년 145,682대로 상승하더니 2018년에는 18만 대 이상이 팔리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상승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9월까지 166,225대가 팔렸다. 남은 3개월 동안 3만 4천 대만 팔리면 멀어 보이던 20만 대 벽도 넘어설 수 있게 된다. 기록은 충분히 달성 가능해 보이며, 이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B세그먼트, 그러니까 소형 SUV의 타이틀까지도 다치아 더스터는 거머쥐게 된다. 같은 그룹 르노 캡처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흔히 말하는 ‘싸구려 SUV’가 최고의 판매 경쟁을 펼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크게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참고로 더스터의 기본가는 독일 기준 11,490유로이고, 이는 비교적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르노 캡처의 최저가(16,500유로)와 비교해 약 650만 원 낮은 수준이다. 더스터는 옵션, 편안함, 성능 등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오로지 저렴한 가격에 SUV를 타고자 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했다. 그리고 이 전략이 틀리지 않았음은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딱히 경쟁자나 대안이 없기에 내년 전망도 ‘맑음’ 그 자체다.



◆ 폭스바겐 그룹 SUV 3총사의 약진

세 번째 특징으로는 폭스바겐, 스코다, 그리고 세아트 등으로 이루어진 폭스바겐 그룹 내 양산 브랜드의 SUV가 무섭게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그중 단연 최고는 폭스바겐의 골프 SUV로 불리는 티록으로 본격 판매가 시작된 2018년 EU에서 총 139,755대가 팔렸다. 그런데 올해는 이미 9월까지 159,024대가 팔려 작년 전체 기록을 2만 대 가까이 뛰어넘었다.

상승세가 워낙 가파르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판매 대수 기준으로 내년에는 티구안까지 위협할 수 있어 보인다. 소형 SUV 치고는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티록은 만듦새도 좋아 큰 차보다는 효율적인 콤팩트 한 차를 선호하는 유럽인들에게 계속 자기 어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록과 함께 눈여겨볼 모델들은 C세그먼트의 스코다 카록 (3분기 총 79,869대)과 B세그먼트의 세아트 아로나(83,171대)다. 두 모델 모두 작년 한 해 판매량을 이미 올해는 3분기 만에 뛰어넘었다. 티록만큼은 아니지만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 내년에는 판매량 상위권에 있는 기존 SUV 순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복병들이다. 티록, 아로나, 카록 외에도 폭스바겐의 가장 작은 SUV T-크로스, 세아트의 콤팩트 SUV 아테카, 그리고 스코다의 중형급 SUV 코디악 등도 순항 중이다.



◆ 2019년 (1~3분기) 프리미엄급 SUV 판매 TOP 10

유럽에서 많이 팔리는 SUV는 준중형급 (C세그먼트) 이하에 비싸지 않은 모델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가 안 팔리는 것은 아니다. 올 3분기까지 고급 브랜드 SUV들 중 판매량이 가장 높은 것은 다음과 같다.

1위 : BMW X1 (79,669대)
2위 : 메르세데스 GLC (74,947대)
3위 : 아우디 Q3 (68,407대)
4위 : 아우디 Q2 (60,976대)
5위 : BMW X3 (59,322대)
6위 : 볼보 XC 40 (58,110대)
7위 : 볼보 XC 60 (56,448대)
8위 : 메르세데스 GLA (55,074대)
9위 : 아우디 Q5 (49,470대)
10위 : 레인지로버 이보크 (34,603대)

BMW는 올해 SUV들이 먹여 살렸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중에서 콤팩트 SUV X1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또한 X3는 작년부터 판매량을 늘려가더니 가파르게 올라 올해 현재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의 프리미엄 SUV들이 작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조금 하락한 것과 달리 X3는 성장폭이 10개 모델 중 가장 커, 내년 전망을 밝게 했다.

이 순위에는 메르세데스 GLC 쿠페나 BMW X2와 같은 쿠페형 파생 모델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들까지 포함한다면 전체적인 프리미엄 SUV 시장 볼륨은 결코 작지 않다고 할 수 있다.

◆ 내년 전망도 밝아, 장기적으로는 환경 문제 해결해야

2019년 유럽 자동차 시장은 환경 규제, 브렉시트 문제, 미국과의 무역 갈등, 중국 시장의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SUV만큼은 흔들림 없이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몇몇 모델은 판매량을 크게 늘리며 시장을 견인해나갔다. 내년에는 또 어떤 SUV가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까. 하지만 마냥 훈풍만 기대되는 건 아니다.

올해는 환경 문제로 유독 유럽에서 SUV가 자주, 많이 지목되고 비판받았다. 내년에도 이런 분위기는 계속될 듯하다. 커지고 있는 안티 SUV 목소리에 제조사들은 어떻게 대응할지 그 구체적인 그림이 나와야 한다. 전기 SUV가 계속 등장하고는 있지만 대세가 되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취할 수 있는 친환경 SUV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SUV는 대세다. 소비자는 원하고 제조사도 이윤 많은 SUV 내놓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여기에 환경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이완 칼럼니스트 : <모터그래프> 등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이완의 카폐인’이라는 자동차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 살고 있으며, 독일의 자동차 문화와 산업계 소식을 공유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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