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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도 이제 고속도로 달리도록 풀어줄 때 됐다
기사입력 :[ 2019-12-05 11:09 ]
안전을 위해 더 위험한 곳으로 모터사이클을 내몰아야하나

[최홍준의 모토톡] 지난 10월 2일 자유한국당 김학용 국회의원이 도로교통법 제 63조 개정안 발의에 나섰다. 이 개정안은 10월 4일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이 법안은 숙려기간 등을 거쳐 상임위에 상정 이후 표결을 거쳐야 개정 여부를 결정하고, 개정안이 통과되면 법제사법위원회의 본회의 등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이 내용에 많은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도로교통법 제 63조는 고속도로 통행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자동차(이륜자동차는 긴급자동차에만 해당한다) 외의 차마의 운전자 또는 보행자는 고속도로 등을 통행하거나 횡단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내용이다. 여기에 김학용 의원이 단서 조항을 신설해 ‘260cc 초과 이륜자동차의 통행 허가’를 넣은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 내용이기 때문이다.



외국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고속도로를 비롯한 고속화 도로에서 대배기량 모터사이클의 통행을 허가하고 있다. 아니 애초에 허가를 하는 것이 아닌 못 다니게 한 적이 없다. 또한 우리나라의 자동차 전용도로 같은 고속화 도로 역시 모터사이클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국내에서는 보행자, 경운기 및 각종 농기계, 자전거, 우마차, 손수레와 마찬가지로 이륜차는 고속화 도로를 다닐 수 없다고 법률에 명시되어 있다. 다른 것들은 누가 봐도 차량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하는 것들이지만, 이륜차가 다른 자동차들의 통행을 방해할까? 도심에서의 무분별한 저배기량 스쿠터나 생활형 이륜차들이 도심 정체 사이를 비집고 다니듯이 고속도로에서도 이런 운행을 할 수 있을까? 먼저 속도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불가능하고, 도심에서의 배달을 위주로 하는 스쿠터들이 전용도로를 자주 탈 일이 있을까?

김학용 의원이 개정안을 낸 것처럼 260cc 이하의 저배기량 이륜차들은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맞다. 마치 저속 전기차들이 고속화도로를 다니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속도가 느려서 통행을 방해하는 것들 중에 이륜차를 포함 시킨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통과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미 헌법재판소가 2015년 이륜차동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금지 위헌소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런 판결의 배경에는 교통사고 발생 시 사망률이 높다는 이유로 경찰청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이들은 사고 시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 적절한 시기는 대체 언제일까? 국민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무분별한 모터사이클이 사라질 때? 생계형 스쿠터들의 난폭운전을 제재하고 도로교통법을 준수하게 하는 것이 경찰과 법의 목적과 할 일이다. 아예 못 타게 막아버리는 것만이 일이 아니다. 이건 범죄를 저지를지도 못하니까 아예 길을 걷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처음부터 고속도로까지 개방해 달라고 요구하는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은 많지 않다. 먼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시범 운행을 통해서 차츰 풀어나가자고 이야기 한다. 배달용 스쿠터들이 전용도로를 통해 다니면서 빠른 배달을 할 것 같은가?

평소에 잘 다니던 국도가 개선 공사 후 하루아침에 자동차 전용도로 표지판을 달고 모터사이클의 출입을 금지시켜 버리는 경우가 우리나라에서는 종종 있다. 법을 지키려면 평소에 다니던 길 말고 멀리 우회해서 다녀야 한다.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해서 못다니게 한다면서 더 위험한 곳으로 다니라고 하는 것이다. 교차로가 많고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 더 안전하다는 말인가?

경찰청은 어떤 상황에서 이륜차 사고가 많이 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바로 교차로이다. 이륜차 사고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교통사고들이 교차로와 그 주변에서 일어난다. 위험한 도로는 고속화도로가 아니라 교차로가 많고 신호가 많은 도로이다.



더 안전한 도로를 못 들어가게 하고, 더 위험한 도로만 이용하라고 하는 것이 이륜차의 고속화도로 통행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순인 것이다.

이번 안건 상정은 모터사이클의 권리 회복을 위한 것이다. 모순된 주장으로 귀를 막고 나 몰라라 하는 방식의 반대 의견으로는 라이더들의 권리 회복 움직임을 완전히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김학용 의원도 어떤 반대에 부딪힐 거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 시작한 일로 추측된다. 그러나 꾸준히 지속하고 자료를 보완하다보면 언젠가는 정말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만한 논리적 증거나 증빙 자료를 통해 통행을 허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머플러를 개조하고 인도 주행하고 난폭 운전하는 사람들 때문에 모터사이클은 안 되는 것일까? 그런 주행을 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지 모터사이클 자체가 위험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부의 예로 모든 것을 판단해 버리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더 위험하지 않을까?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일과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쉽게 말하고 판단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낮은 국민성, 저급한 인식 그리고 ‘우리는 아직 안돼’라는 패배의식. 그런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아직 ‘시기상조’인 세상이 아닐까.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 <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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