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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 타다의 씁쓸한 퇴출, 지금 웃고 있는 자 누구인가
기사입력 :[ 2019-12-14 10:10 ]


타다도 문제지만, 택시는 더 문제다

[전승용의 팩트체크]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에서 통과됐습니다. 유예기간을 거쳐 앞으로 1년 6개월 후에는 타다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래저래 말들이 많습니다. 타다를 찬성하는 사람은 공유 경제를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 비판하고, 타다를 반대하는 사람은 편법으로 기존 생태계를 무너트리는 사업을 제재한 당연한 결과라고 동조합니다.

개인적으로 타다를 공유 경제와 엮인 거창한 개념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혁신적인 플랫폼도 아니고요. 그냥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11~15인승 승합차를 빌릴 경우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는 빈틈을 잘 파고든 영리한 사업이라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또 다른 택시가 생겨난 것이죠.



애초에 편법적 사업이니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여객운수법 시행령 18조의 취지는 급증하는 해외 관광객들의 이동 편의성을 높여 관광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었으니까요. 아마 이 법을 만든 사람도 타다 같은 사실상의 택시가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거센 저항이 생겼습니다. 편법 논란이 아예 없었더라도 기존 택시 사업자와의 격한 부딪힘이 예상되는데, 타다는 얼마든지 쥐고 흔들 수 있는 허점이 많거든요. 밥그릇을 빼앗길 수는 없습니다.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개인택시 면허는 7000만원이나 합니다. 누구는 비싼 돈 주고 어렵게 면허를 받아 운행하는데, 누구는 편법으로 택시를 운행한다면 당연히 반발이 생기겠죠.

결국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11~15인승 이상의 승합차, 관광을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이용, 공항 및 항만에서만 승하차’로 바뀌었습니다. 사실상 현재의 타다 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운행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정부가 아무리 아니라 해도 ‘타다 금지법’이라 불리는 것이고요. 실행되려면 유예기간이 1년 정도 남았는데, 타다에서 과연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궁금합니다.



아쉬운 점은 정부의 이 결정에 소비자는 쏙 빠졌다는 겁니다. 더 쾌적하고 편안하게 운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요구는 철저히 배제된 채 기존 이익 집단의 손을 들어준 것이죠. 그래서 이번 개정안이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타다도 문제지만, 택시는 더 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타다가 나오고 인기를 모은 이유는 기존 택시에 대한 불만이 그만큼 많은 탓이라 생각됩니다. 택시 업계는 신규 서비스가 진입하지 못하게 단단한 철밥통을 만들고 독점적 권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버도 그랬고, 타다도 그랬죠. 카풀 플랫폼 역시 택시 업계의 저항에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풀 사태를 거치면서 택시비가 대폭 올랐는데도 서비스는 나아질 기색이 보이지 않습니다. 승차 거부, 과속 및 난폭 운전, 법 질서 위반, 청결하지 못한 차량 상태, 쓸데없는 말 걸기 등 택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특히, 승차 거부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택시 서비스를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 종로, 이태원, 강남, 홍대 등에서 밤에 택시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텅 빈 차 안에서 본인이 원하는 목적지의 손님이 아니면 태우질 않습니다. 승차 거부 안 하고 태워주시는 기사님을 만나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물론, 하루종일 좁은 택시에 앉아 힘들게 운전하시는 기사님들의 고충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택시는 점점 늘어나 예전처럼 돈 벌기가 쉽지 않습니다. 영업용 택시 높은 사납금을 채워야 하고, 개인택시는 면허를 사는데 쓴 대출을 갚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택시의 존재 이유,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를 원하는 목적지에 쾌적하고 편안하게 이동 시켜 주는 서비스라는 것이죠. 모든 택시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택시는 이런 서비스가 정말 부족합니다. 소비자들은 서비스만 좋으면 택시 요금을 올려도 좋다고 말하지만, 택시 업계는 택시 요금이 올라야 서비스도 올라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서울시를 기준으로 올해 2월 택시 요금이 무려 26.7%나 올랐지만 서비스가 그만큼 개선됐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택시 요금을 더 올려야할까요? 서비스업의 특성상 무엇이 먼저인지는 자명합니다. 택시가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비싸게 팔게 해주면 맛있게 만들겠다고 말하는 음식점 주인이 이해됩니까? 먼저 맛있게 만들고 가격을 올려야 소비자들이 납득하죠.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경쟁 플랫폼의 신규 진입을 허용할 것, 다른 하나는 택시 업계의 운영 및 수익 체계를 조절할 것 입니다.

택시의 서비스가 떨어진 것은 경쟁이 없기 때문입니다. 개인용과 영업용, 일반과 모범으로 나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새로운 택시 플랫폼과의 경쟁을 통해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우버와 타다처럼 쑥쑥 크고 있는 신규 택시 플랫폼을 억지로 누르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택시가 안 잡혀 타다를 이용하면 이렇게 편할 수가 없습니다. 해외에 나가서 우버를 타보면 우리나라 도입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까지 소비자들의 편의를 외면한 채 택시 업계의 눈치만 볼 수는 없습니다. 여러 택시 플랫폼이 경쟁하고 더 좋은 서비스가 살아남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존 택시 서비스가 만족스러웠다면 굳이 타다를 찾아서 탈 이유는 없겠죠.

정부가 제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타다 같은 케이스가 또 생겨나면 안됩니다. 진짜 공유 경제가 활성화되고,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왔을 때도 기존 택시의 철밥통을 지켜줄 건가요. 정부 차원에서 미리미리 적응할 환경을 만들고 준비를 시켜야 합니다. 당장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꽁꽁 싸매서는 답이 없습니다.



택시 업계의 운영 및 수익 체계에 대한 개입도 필요해 보입니다. 택시의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개별 기사들의 수익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의 강제성은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승차거부 삼진아웃제 등 새로 만든 규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과속 및 난폭 운전과 법 질서 위반 등도 엄격하게 단속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사장만 배불리는 택시 회사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겠습니다. 택시 기사님들의 서비스 향상은 수익 보장이 전제되지 않으면 제대로 실현되기 어렵기 때문이죠.

쉬운 일은 아니지만, 꼭 해야 하는 일입니다. 언제까지 불평불만을 늘여놓으며 불편한 택시를 탈 수는 없으니까요. 타다가 왜 생겨났는지, 어떻게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전승용

전승용 칼럼니스트 : 모터스포츠 영상 PD로 자동차 업계에 발을 담갔으나, 반강제적인 기자 전업 후 <탑라이더>와 <모터그래프> 창간 멤버로 활동하며 몸까지 푹 들어가 버렸다.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에 관심이 많아 여기저기 킁킁거리며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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