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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에도 끄떡없던 혼다...올해 모터사이클 시장 어땠나
기사입력 :[ 2019-12-31 09:55 ]
2019년 모터사이클 결산, 2020년 모터사이클 시장 전망

[최홍준의 모토톡] 2019에도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10만대 시장의 수준을 유지했다. 500cc 이상의 대형 모터사이클은 1만대 전후. 전체 판매 대수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연초만 해도 시장 분위기가 좋았다. 큰 관심을 받던 신모델들이 들어오면서 활기를 띄었다. 수입사가 바뀌거나 정식 수입되는 브랜드가 생기기도 했다.

로얄 엔필드 코리아가 들어섰고 트라이엄프 코리아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풀 체인지 돼 기대를 모았던 BMW S 1000 RR이나 새로운 1250cc 박서 엔진이 장착된 R시리즈가 판매될 예정이었고 두카티의 V형 4기통 엔진의 V4 시리즈가 판매를 시작했다. KTM의 790 어드벤처 시리즈도 국내 런칭을 앞두었고, 스즈키 카타나를 비롯해 GSX R1000시리즈와 야마하 YZF-R1M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쿠터 시장은 전통의 혼다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슈퍼 스포츠부터 스쿠터까지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가 라이더들을 기다렸다.



그러나 문제는 의외의 곳에서 시작되었다. 바로 인증 문제였다. BMW 모토라드의 일부 주력 기종 들이 출고 정지가 걸린 것이다. 인증서류 미비로 인한 정부의 급작스러운 조치로 계약은 할 수 있지만 고객에게 인도를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엔트리 모델과 최상위 K시리즈를 제외한 주력기종인 R 1250시리즈를 판매하기 어려워진 것. 미들클래스 어드벤처 장르를 이끌것으로 기대되었던 KTM 790 어드벤처의 환경부 인증이 미뤄짐에 따라 출시시기를 완전히 놓쳐버리고 말았다.

여름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일본 정부와의 외교 문제가 생기자 우리 국민들의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이다.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가야 할 모델들이 이렇다할 홍보도 할 수 없었고 눈에 띄게 판매고가 줄었다. 그러나 스쿠터 시장에서는 반대 작용이 생겼다. 어쨌거나 125cc미만 스쿠터 시장에서는 국내 브랜드들이 상당수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지만 더 이상 자체 제작이 아닌, 수입판매를 하다보니 판매고가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대림과 KR모터스의 로고를 붙이고 있는 스쿠터들이 중국 등에서 제조되어서 로고만 붙인 것이라는 것과 그 품질에 대한 의문 때문에 판매고가 시원찮게 된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던 혼다와 야마하의 스쿠터들이 주춤한 국산 브랜드의 제품력을 정확하게 타격했다. 국산품 애용이라는 차원에서도 구입할 만도 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품질의 차이는 너무나 커서 오히려 혼다 PCX의 판매고는 불매운동과 상관없이 올라갔다. 대신 일본 브랜드들의 대형 기종 판매고는 확실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대체재가 없던 스쿠터 시장에서의 판매고 때문에 전체 판매대수는 크게 변하지 않게 된 것이다. 반면 스쿠터가 없었던 가와사키는 전년대비 2/3수준에 그쳤다. 반면 혼다의 총 판매대수는 안정적인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었다.

모터사이클 업체의 냉각기류는 가을이 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BMW의 출고 정지가 풀리면서 그간 밀렸던 출고가 시작되어 예상과는 달리 무난히 총 판매대수 2000대 이상을 넘기게 되었다. 다른 모델들도 미뤄졌던 환경부 인증이 끝나며 판매를 시작했다.



2019년 모터사이클 시장의 분위기는 기존의 강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새로 런칭한 브랜드가 자리 잡는 한 해였다고도 할 수 있다. 로얄 엔필드와 트라이엄프가 그렇다. 두 브랜드 역시 연초에는 큰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지만 여름부터 꾸준히 판매고를 높여 로얄 엔필드는 추산 700대, 트라이엄프도 추산 400대 가량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 데이터는 브랜드 발표와 딜러의 매입 대수, 거기에 일부 기종의 등록대수 등을 근거로 실 판매대수 추산한 것이다. 두 브랜드는 레트로 스타일의 붐을 다시 살려놓았다. 적절한 시기에 대안 모델로 등극하면서 유행을 길게 이어갈 수 있게 되었고 시장의 다양성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

트라이엄프의 안착은 두카티와 BMW, 그리고 할리데이비슨에 영향을 끼쳤다. 그 중에 가장 큰 타격은 받은 것은 두카티라고 할 수 있고 BMW의 출고 정비의 혜택을 받은 것은 트라이엄프였다. 이런 여러 가지 기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 브랜드는 역시 할리데이비슨, 성장세가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하락하지도 않았다. 대체재가 많이 있다고도 했지만 할리는 할리였다. 안정적으로 2500대를 넘기면서 대형 바이크 시장이 연간 1만대 이상이 되는데 밑바탕이 되었다.



2020년 모터사이클 시장은 긍정적이다. 시장의 다양성 때문이다. 2019년 시장을 바탕으로 생각해 본다면 편중되지 않는 시장이 될 것 같다. 대형 바이크는 물론, 미들급 시장도 커지고 있다. 스쿠터 시장 역시 안정적으로 돌아간다. 당분간 레트로 유행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최근 대형 모터사이클을 찾는 이들의 니즈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그럼에도 전통의 슈퍼 스포츠 시장도 활기를 띄고 있다. 계속해서 최대 마력을 경신하며 무게는 나날이 가벼워지고 있다. 천편일률적이었던 스포츠 모델들이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호각을 겨룰 수 있는 모델을 내놓으면서 상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실 판매고가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어떤 모델이 좋다고 하면 그 쪽으로 몰리는 현상이 강했지만 이제는 남들이 다 타는 걸 타기 싫다는 사람들도 확실히 늘어났다. 시장이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남들을 따라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필요와 취향에 맞게 골라 스스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어드벤처 시장도 여전히 강력한 의미를 갖는다. 실제 어드벤처 라이딩을 즐기는 인구는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많아지고 있다.

모터사이클 시장은 획기적으로 커지고 있지 않다. 늘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아주 조금씩 확장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눈에 띄는 모터사이클은 많아지고 다양해졌다. 대형 모터사이클 면허인 2종 소형 취득자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총 판매대수가 많이 올라가지 않은 것은 그만큼의 이탈율에 있다. 또한 중복 대수를 가져가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 저배기량 스쿠터 시장이 차지하고 있던 부분이 상당히 사라졌다. 그것을 새로운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이 메웠고, 부족한 판매대수는 안정적으로 모터사이클이라는 취미를 가진 이들의 기기 추가에서 오는 부분도 있었던 것이다.



모터사이클의 순기능인 이동수단으로 사용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교통 정체, 주차난, 그리고 환경오염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곧 모터사이클의 배기가스 인증 기준은 유로5가 시행된다. 일부 사람들이 걱정하는 환경오염의 주범은 대수 및 오염 가스 배출 지수에서 상당히 낮은 비중을 차지한다. 거기에 1인 커뮤터로의 기능은 교통 문제의 상당부분 해소해줄 수 있다. 내년에는 모터사이클의 전용도로 통행에 대한 법률 개정안이 상정된다. 더 큰 변화를 기대해 볼 수 도 있다.

모터사이클은 취미 도구이기도 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도심 교통수단이다.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2020년은 그걸 고민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 <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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