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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클래스 살 때 400만원대 시트 옵션 아끼지 마세요
기사입력 :[ 2017-08-07 08:07 ]
똑똑한 시트가 운전의 질까지 바꾼다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시트는 사치품으로 보기 어렵다. 운전의 질이 향상되고, 승객의 안전도 강화되기 때문이다.

[김태영의 테크 드라이빙] 경치가 좋은 해안도로에서 차를 운전할 때였다. 갑자기 눈앞에 급하게 꺾인 코너가 나타났다. 순간 몸이 긴장하며 코너에 맞서기 위해 많은 행동을 취했다. 코너를 향해 고개가 돌아가고 두 손이 도로의 회전각에 맞춰 스티어링휠을 돌렸다. 동시에 몸 전체가 코너를 향해 미묘하게 틀어졌다. 왼쪽 발은 풋레스트를 강하게 밟았고, 두 다리를 좌우로 세게 벌려 시트에서 몸이 미끄러지는 것을 막았다. 찰나의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코너가 끝나자 몸이 약간 피곤하게 느껴졌다. 코너에서 몸을 지탱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자동차는 코너에서 횡가속도와 싸워야 한다. 이건 운전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격한 코너링이 가능한 자동차는 스포츠 시트를 단다. 운전자의 몸이 코너의 밖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허리와 다리, 어깨를 감싸는 구조의 높이가 높을수록 코너에서 운전자를 확실하게 고정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구조는 일상적으로 쓰기는 적합하지 않다. 타고 내리기 불편하고, 등받이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하기 어렵다. 단단한 구조물로 몸을 지지하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 때 피로감도 크다. 그래서 일부 자동차들은 똑똑한 스포츠 시트를 사용해 두 가지 환경에 모두 대응한다.

얼마 전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세단을 타고 산길을 달렸다. 코너링 테스트를 하는 중이었다. 일부 급한 코너에서 타이어가 접지력의 한계에 다다랐다. 이때 운전석에서 느끼는 횡가속도도 컸다. 그런데도 운전하는 느낌은 편안했다. ‘액티브 멀티컨투어’라고 불리는 똑똑한 시트 때문이었다. 이 시트에는 내부에 14개의 공기주머니가 달려있다. 모든 공기주머니는 세팅에 따라 각각 별도로 제어할 수 있다. 허벅지 바깥쪽, 허리, 등, 엉덩이 부위에 달린 주머니에 독립적으로 공기를 넣고 빼면서 운전자의 체형에 맞춘다.



액티브 멀티컨투어 시트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허리 좌우에 달린 공기주머니가 코너에서 스스로 부풀어 오르며 운전자를 지탱한다. 예컨대 왼쪽 코너를 빠르게 진입하면 운전자의 몸이 오른쪽으로 쏠리는 순간 시트 오른쪽 허리 부분이 갑자기 부풀어 오른다. 공기주머니가 커지거나 다시 작아질 때 움직임도 빠르다. 그래서 왼쪽에서 오른쪽, 다시 왼쪽으로 연속해서 코너를 돌파할 때도 운전자의 몸을 효과적으로 지탱해준다.

반대로 속도가 느릴 때는 작동하지 않는다. 지하주차장에서 코너를 돌 때 운전자의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일은 없으니까 말이다. 자동차의 속도와 스티어링휠 각도에 따라 반응하기에 꼭 필요한 순간에만 작동한다. 생각보다 복잡한 기술이다. 시트 아래에 10~14개의 공기주머니를 제어하는 압축기가 달리고 이를 제어하기 위한 별도의 컴퓨터 유닛도 필요하다. 그러니 당연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차종과 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현행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에서 옵션으로 선택할 경우 약 400만원 이상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그나마 가격이 많이 내려간 편이다. 2000년대 초반 이 기술이 사용된 독일 스포츠카에서는 지금보다 두 배는 비쌌으니까.



하지만 이 기술은 단지 사치로만 보기 어렵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운전의 질을 완전히 바꿔놓을 만큼 효과적이다. 일단 빠른 코너링 때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허리를 지탱하는 공기주머니가 순간적으로 아주 강하게 허리를 지탱하기에 급한 코너에서 운전 자세가 거의 흐트러지지 않는다. 몸에 들어가는 긴장이 줄어들고, 자세를 유지하는데 쓸데없이 힘을 쓰지 않는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피로감이 줄고, 더 오래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스포츠 주행 때 허리 부분을 언제나 강하게 조일 필요가 없으니 편안하다.

이런 똑똑한 시트는 안전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시내에서 갑자기 장애물이 튀어나올 때를 가정해보자. 장애물을 피하려고 스티어링휠을 급하게 돌리면 운전자의 자세가 순간적으로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상황에 따라 2차 사고로 이어질 확률도 높아진다. 하지만 이런 똑똑한 스포츠 시트가 있다면 이런 돌발 상황에서도 차를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다.



측면 추돌 시에도 효과적으로 운전자를 보호한다. 신형 E 클래스는 액티브 멀티 컨투어 시트와 함께 ‘임펄스 사이드’라는 기술이 들어간다. 이 기술은 자동차의 측면 충돌이 예상될 때 승객을 양쪽 도어에서 최대한 멀리 보내기 위해 시트 바깥쪽 공기주머니가 순식간에 부풀어 오른다. 아주 작은 움직이지만, 측면 추돌 테스트 결과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도로에서 이 기능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것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인터체인지로 진입하려고 할 때였다. 차들이 나가고 진입하며 교차하는 곳, 갑자기 한 대의 차가 나를 향해 바짝 다가왔다. 그 순간 이 똑똑한 시트가 공기주머니를 부풀리며 나를 위험의 반대쪽으로 밀어냈다. 물론 실제론 측면 추돌 사고가 날 만큼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 어쨌든 그 순간 내 안전도는 아주 조금이라도 더 확보된 것이 분명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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