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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는 프리우스 산 선배가 애잔해 보이지 않는다
기사입력 :[ 2017-08-30 16:56 ]


‘토요타의 아이콘’ 프리우스의 이질감에 대한 소고

[김종훈의 자동차 페티시] 한결같다. 토요타 프리우스를 보면 느끼는 기분이다. 프리우스는 1997년 출시됐다. 벌써 20년이 흘렀다. 그 사이 4세대로 진화했다. 처음에는 연비를 내세운 친환경을 강조했다. 해서 지루한 모범생 같은 차로 인식됐다. 한 할리우드 영화에선 ‘너드(Nerd)가 타는 차’라고 노골적으로 조롱하기까지 했다. 한국 역시 연비 생각하는 가장의 선택지로 통용되기도 한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여전히 연비를 내세우지만 운동 성능도 강조한다. 그에 따른 기술을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세대를 거듭하면서 기술로 단점을 보완한 셈이다. 어쩌면 프리우스는 토요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토요타의 아이콘이랄까. 시작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이질적 감각을 유지해서다. 태생부터 달랐고, 지속하는 노선 또한 일반적이진 않다.



토요타는 두 번 말하면 입 아플 만큼 지극히 대중 브랜드다. 질 좋은 물건을 고장 없이 오래 쓸 수 있는 장점이 첫손에 꼽힌다. 스타일 같은 부차적 요소는 순위에서 한참 밀린다. 그런 토요타가 프리우스 같은 특별한 콘셉트의 차를 내놓은 거다. 자동차와 전기모터라는 이질적인 조합을, 20세기 후반 감행했다. 전기차라는 개념은 애초에 존재했지만, 토요타가 나름대로 새롭게 정립한 셈이다. 자동차 심장의 개념을 바꿨달까. 물론 대중 인식 얘기다.

새 개념을 설파한 만큼 그에 따른 형태도 달리 만들었다. 프리우스 형태는 예전에 봐도, 지금 봐도 다소 낯설다. 해치백의 형태를 띠면서 그와는 또 다르다. 지금이야 두툼한 한 덩어리로 보이는, 전기차 특유의 형태가 익숙하다. 1997년에도 그랬을까? 그때는 더욱, 지금도 여전히 이질적인 느낌을 전한다. 이질적인 게 꼭 나쁜 건 아니다. 여전히 보는 이를 (여러 관점에서) 긴장시킨다는 뜻이니까. 프리우스는 1997년에도, 2017년에도 낯설게 하는 법을 안다.



프리우스의 이질감은 외관에서 시작돼 실내에도 이어진다. 프리우스 소유자가 아니고선 탈 때마다 짐짓 이질감을 느낀다. 자동차 실내라기보다 전자제품을 보는 듯한 내장 요소는 내심 당황하게 한다. 사람에겐 이미 자동차 실내라는 어떤 상이 입력돼 있다. 그 상에서 벗어나면 낯선 감정이 조건 반사적으로 배어나온다. 프리우스는 예상과 다른 장면을 펼쳐 보인다.

프리우스는 한 15도쯤 틀어진 형태다. 기본 형태야 크게 다를 게 없다.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기어 노브로 이루어진 구조는 같다. 하지만 이들을 처리하는 방식이 다소 낯설다. 하얀색 플라스틱 내장재를 보면 미래적으로 보이려는 의도를 받아들이기에 앞서 키치적으로 느낄 정도니까. 벽의 옷걸이처럼 조막만한 기어 노브는 또 어떠랴. 크기와 위치 모두 기존 방식을 의도적으로 비틀었다. 그 의도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맞물려 이질감을 키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연출하는 주행 감각이야말로 이질적인 느낌에 방점을 찍는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여럿 타봤다. 다른 사람보다 경험치가 높아도, 여전히 생경하다. 가솔린 엔진 모델을 하이브리드로 만든 경우는 그나마 덜 낯설다. 하지만 프리우스는 오직 하이브리드를 위한 그릇을 만들었다. 그 안에서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의 합주를 듣노라면 확실히 감흥이 다르다. 외관부터 실내, 주행 느낌까지 이질적 감각을 유지한다. 이질적이어서 즐겁다.

솔직히 예전에는 프리우스가 지루한 차라고 느꼈다. 앞서 말한 프리우스의 초기 선입관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연비를 위해 모든 걸 거세한 자동차. 무릇 자동차라면 뒷목 솜털 간질이는 달리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자동차의 한 단면에 매몰된 상태에서 벗어나자 달리 보였다. 프리우스도 달라 보였다.



프리우스는 운전자를 흥분시키는 재주는 없다. 하지만 자동차의 일반적 상을 비틀어 운전자에게 이질감을 전하는 재주가 있다. 그 안에서 누군가는 연비에만 집중하겠지만, 또 누군가는 그 자체의 이질감을 즐길 테다. 여러 의미로, 특별한 자동차를 탄다는 기분을 준다. 특별하다는 개념은 넓고도 다채롭다. 프리우스 또한 그 안에서 매력을 발할 여지가 충분하다.

예전에 프리우스를 산 선배를 애잔하게 바라봤다. 그는 가장이었다. 지금은 애잔하지 않다. 그동안 못 보던 프리우스의 매력을 알았으니까.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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