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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체에 치이고 가전쇼에 밀리고...모터쇼에 미래 있나
기사입력 :[ 2017-10-09 14:30 ]
글로벌 모터쇼 한 눈에 들여다보기

[세계 최고의 모터쇼들] 이번 달 27일, 일본 도쿄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2017 도쿄 모터쇼’가 시작된다. 45번째인 도쿄 모터쇼는 일본 자동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장이며 전세계 모터쇼 중 아시아 최대의 모터쇼였다. 하지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게 그 자리를 내주었고, 지금은 일본 자동차 산업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장으로 변한 상태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전세계 자동차 언론에서 세계 5대 모터쇼로 평가받는 디트로이트, 프랑크푸르트, 파리, 제네바 및 도쿄 모터쇼, 그리고 신흥강자인 베이징-상하이 모터쇼를 살펴보도록 한다.

◆ 북미지역: 디트로이트 모터쇼

21세기 초반까지 세계 3대 모터쇼라고 하면 미국의 디트로이트 모터쇼, 유럽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그리고 일본의 도쿄 모터쇼가 있었다. 1899년 시작된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정식 명칭은 북미국제모터쇼 – North American International Auto Show(NAIAS) – 이며, 매년 1월 중순에 개최된다. 모터쇼의 공식명칭에 ‘국제’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은 1987년,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딜러 연합(DADA)이 오랫동안 ‘동네’잔치였던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다양성을 더하기 위해 해외 자동차 업체들에게 신차 및 신기술 공개를 적극 요청하고 성사되었기 때문이다.

NAIAS는 2010년대부터 점차 쇠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자동차에 적용되는 신기술의 개발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삼성 및 LG와 같은 ‘전통’적인 IT업체들이 주도하면서 발생했다. 2010년대 이후에는 NAIAS보다 약 1주일 전인 1월 초 라스베거스에서 개최되는 미국 가전쇼(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하 CES)가 자동차 신기술 발표의 장으로 변신한 상황으로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CEO들은 CES를 먼저 방문하여 IT업체 관계자들을 만나는 상황인 반면, NAIAS는 북미 딜러들의 사교장으로 축소되어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현실이다.



◆ 유럽지역: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파리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근대 자동차 산업의 태동지인 유럽에서는 3개의 모터쇼가 주축을 이뤘다. 각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및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들이 그것이다. 1951년부터 시작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홀수연도에 승용차 및 2륜차들 차종 위주로 개최된다. 흥미로운 것은 짝수연도에는 상용차 위주의 모터쇼가 하노버에서 열린다는 사실이다. 이는 1989년 모터쇼에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모터쇼를 승용차 및 상용차로 양분한 결과이다.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1위를 다투는 폭스바겐 그룹을 비롯 프리미엄 자동차의 강자들인 다임러와 BMW의 탄생지인 독일답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매년 인기가 식지 않고 있으며,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모터쇼라고 자랑할 정도로 규모 또한 크다.



1898년 시작돼 세계 최초의 모터쇼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파리 모터쇼는 르노-닛산-미쯔비시 및 푸조-시트로엥이라는 거대 자동차 업체 2곳을 보유한 프랑스의 산업적 위상을 보여준다. 파리 모터쇼는 파리 중심부에서 남서쪽에 있는 포르트 드 베르사유(Port de Versailles)에 소재한 엑스포에서 열리고 있다. 파리 모터쇼는 짝수해에 열리는 관계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겹치지 않는다. 프랑스와 독일이 격년으로 돌아가면서 전세계 언론에게 양국이 유럽 자동차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프랑크푸트 모터쇼와 파리 모터쇼가 독일 및 프랑스의 국가적 위상을 자랑하는 면모가 다분하다면, 중립국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제네바 모터쇼는 국가적 편파성(?)이 없다는 이유로 나름대로의 인기를 끈다. 1905년 시작된 제네바 모터쇼는 봄이 오기 직전의 3월에 개최되며, 1월 중순의 한파 속에 묻히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추위에 질린(?) 완성차 업체들이 선호하는 위치 및 일정을 제시하므로 나름대로의 틈새시장을 잘 개척한 모터쇼로 평가받기도 한다. 프랑스 또는 독일 국적이 아닌 유럽계 슈퍼카 업체들이 선호하는 특징도 있으며, 이는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스위스의 특징을 반영하는 듯 하다.



◆ 아시아 지역: 도쿄 모터쇼, 상하이-베이징 모터쇼

1954년 시작된 도쿄 모터쇼는 국가적 색채가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정부의 수입차에 대한 ‘무형적’ 규제에 반발하는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는 모터쇼로도 유명하다. 홀수연도에만 개최되는 본 모터쇼는 10월말~11월초까지 진행되며, 승용차, 이륜차 및 상용차 모두 전시된다. 도쿄 모터쇼는 제네바 모터쇼처럼 자신 만의 틈새시장을 찾은 상황으로, 자동차 또는 기술 분야에서의 새로운 컨셉트를 적극 제시하여 업계 관계자들 및 기자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고 있다. 도쿄 모터쇼의 약점은 매년 위축되어가고 있는 자국 자동차 시장의 위상을 반영하듯 관람객들의 규모가 불규칙적이고, 전시장의 규모 또한 다른 모터쇼 대비 작다는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5개의 모터쇼가 전통적인 유명 모터쇼라면, 상하이 모터쇼 및 베이징 모터쇼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열리면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신흥 강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홀수연도는 상하이, 짝수연도는 베이징에서 열리는 본 모터쇼들은 특히 상하이가 2015년부터 국가전시박람회장을 새로 열면서 최소한 이틀에서 사흘은 둘러봐야 모두 볼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약 200개의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부품업체들까지 참여하여 이들을 모두 구경하기 위해서는 좋은 체력이 필수적이다.

상하이 및 베이징 모터쇼의 특징이라면 해외 경쟁업체들의 차종들을 염치불구하고 거의 그대로 복사하는 배짱(?), 그리고 매년 새롭게 탄생하는 듯한 신생 자동차 브랜드들의 숫자들이다. 특히 디자인을 그대로 복사하는 건 해당 차종이 해외 수출보다는 국내 시장용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다. 피해 업체들이 중국 당국에 호소하더라도 해당 중국 업체들이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와 지분관계 등으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유야무야되고 만다. 중국 모터쇼에서는 화려한 외형과 달리 19세기 미국 서부 개척시대와 같은 흥분감 및 윤리적 모순이 판치는 거친 면도 함께 볼 수 있다.



세계 모터쇼들을 직접 참석해보면 자동차 산업이 얼마나 국가적 위상과 결부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CES 및 NAIAS의 중요성이 역전되는 것에서도 목격할 수 있듯 IT산업의 부상에 따라 재래적인 업체들의 위상이 얼마나 위협받는지도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 및 차량공유라는 기존 자동차 사업모델을 뒤흔드는 기술적 추세가 가속화되는 중이다. 따라서 향후 모터쇼의 모습은 변화해야만 할 것이며, 동시에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듯한 우리나라의 서울-부산 모터쇼도 제네바나 도쿄처럼 자신만의 틈새시장 개척이 절실하다. 자신만의 색채로 세계적인 모터쇼의 하나로 뽑힐 수 있는 우리나라 모터쇼의 모습을 꿈꾸어 본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박상원(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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