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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쟁이’ 토요타가 진정 만들고 싶었던 고급차, 센츄리
기사입력 :[ 2017-10-16 13:22 ]
세계의 자동차 (48) - 일왕이 타는 일본 최고 고급차, 토요타 센츄리

[안민희의 드라이브 스토리] 오늘은 일본 최고의 고급차. ‘토요타 센츄리’를 소개합니다. 토요타가 창업주 ‘도요다 사키치’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967년 선보인 대형 세단인 센추리는 ‘일본을 상징하는 차’이기도 합니다. 일본 정부의 귀빈용 차이자, 일왕이 타는 스페셜 모델을 두는 둥 ‘최고급 승용차’로 평가받는 모델이거든요. 오늘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일본 도쿄 오다이바의 ‘메가웹’에는 토요타의 모든 라인업이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차들을 직접 앉아보며 구경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런데 유독 한 차가 시선을 끌었다. 최첨단 디자인 자랑하는 차들 사이 고고하게 선 클래식 디자인의 대형 세단. 직물 시트는 편안하고 실내는 고급스러웠다. 알고보니 토요타 최고의 고급차 ‘센츄리’란다.

센츄리. 영어로는 ‘Century’라 읽고, 뜻은 ‘세기(100년)’이다. 토요타 창립자 ‘도요다 사키치’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만든 최고급 자동차다. 토요타는 “세계의 럭셔리 모델에 필적하는 자동차를 목표로 센츄리 1세대를 개발했다”라고 밝힌다. 그런데 워낙 수요층이 적어서일까? 30년이 다 되어가도록 풀 모델 체인지 없이 센츄리를 팔았다.



토요타는 1997년에서야 센츄리 2세대를 내놓았다. 필자가 마주한 모델. 스타일은 1세대와 비슷한데 최신 기술을 잔뜩 담았다. 일본차 중 최초로 V12 엔진을 얹었는데, 한쪽 6기통에 문제가 생겨도 나머지 6기통으로 달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브레이크도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용할 백업을 뒀다. 국가 귀빈 모실 자동차이니 어떤 문제 생겨도 운행하기 위해서다.



일왕을 위한 스페셜 모델도 있다. 토요타는 2006년에 국가 원수용 특별 모델로 ‘센츄리’를 기반으로 만든 ‘센츄리 로얄’을 납품했다. 출시 40년 만에 명실 공히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가 된 셈이다. 한편,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센츄리가 20년 만에 새 모델로 거듭난다. 올해 도쿄모터쇼에서 신형 센츄리를 공개하고 2018년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센츄리는 토요타 브랜드로 팔리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이상의 대우를 받는 단 하나의 차다. 센츄리는 토요타 그룹 전체를 따져도 유일한 V12 엔진 얹은 모델이다. 깐깐하게 비용 따지는 깍쟁이 토요타가 특정 모델을 위한 전용 엔진을 만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센츄리는 토요타 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기함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토요타는 신형 센츄리에 대해 “전통은 지켜나가되, 친환경성 및 편의성은 더했다”고 밝혔다. 최고급 자동차의 상징으로 지금까지 유지했던 V12 엔진 대신, 렉서스 LS에도 적용한 V8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었다.



3세대 모델의 특징은 ‘계승과 발전’이라고. 기존 모델에서 전통적인 요소는 물려받되 디자인을 깔끔하게 다듬어 현대적인 감성을 더했다는 이유에서다. 커다란 차체가 주는 비례감, 부풀린 C필러 덕분에 클래식한 느낌을 ‘쇼퍼 드리븐(운전 기사가 몰아주는 차를 뜻한다)’ 이미지가 물씬하다.

인테리어는 기존 디자인 흐름을 잇되 새로운 기술 더한 티가 물씬하다. 사진 속 모델은 좌석이 직물 재질이다. 가죽과 직물 두 가지 중 골라 시트를 만들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직물 시트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더운 여름에는 직물이 몸에 닿는 느낌이 더 시원하다는 이유도 있다고 한다.



뒷좌석 시트는 오토만제다. 편안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바닥의 단차를 낮추고 문의 크기도 키워 타고 내리기 쉽게 했다. 토요타는 “서스펜션 튜닝뿐만 아니라 승차감에 중점을 두고 개발한 신형 타이어를 통해 편안한 주행성능을 끌어냈다”고 밝혔다. 센츄리에 맞춰 신형 타이어를 개발·적용했다는 점에서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지 짐작할 수 있다.

토요타 센츄리를 보면 렉서스 LS와는 다르면서도 같은 철학을 느낄 수 있다. 렉서스 LS는 분명 화려하다. 쏟아부을 수 있는 모든 재료를 사용해 만든 차다. 최첨단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디자인, 화려한 재질로 장식한 실내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수많은 브랜드가 최고급 기함 내걸고 경쟁하는 세계 시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센츄리의 화려함은 LS와 다르다. 정적인 우아함이 있다. 센츄리의 가격은 1,253만 엔(약 1억2,800만 원). 비싼 차답게 장인의 손길로 다듬는 수작업이 공정 대부분을 차지한다. 화려함을 덜어내고 치밀한 만듦새를 얻은 차. 어쩌면 센츄리는 토요타가 진정 만들고 싶었던 고급차일지 모른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안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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