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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 아무리 작은 자동차라도 ‘수준’이라는 게 있다
기사입력 :[ 2017-11-03 12:15 ]


폴로의 쾌활함, 그냥 작은 차와 작지만 재밌는 차의 차이

[김종훈의 자동차 페티시] 작은 자동차는 불편하다. 맞다. 당연한 말이다. 편의 관점에서 보면 여러모로 부족하다. 자동차를 하나의 공간으로 보면 더 그렇다. 공간이 클수록 편의성은 올라간다. 운전자는 물론, 승객이 엉덩이 붙이고 다리 놓을 공간이 절대적으로 좁다. 명백하다. 휠베이스 및 전폭 차이로 거동에서도 차이도 생긴다. 클수록 편안하고 안정감 있다. 노력한다고 바뀔 리 없는 특성이다.

작은 자동차는, 그러니까 오직 가격이 싸다는 존재 이유만 있을까? 적은 비용으로 이동의 자유를 획득하는 용도. 물론 그것만으로 존재 의미는 충분하다. 하지만 그 이유로만 국한하기엔 작은 자동차만의 특성이 반짝거린다. 관점을 바꿔보자. 작은 자동차기에 민첩하다. 짧은 휠베이스는 회전할 때 공간이 덜 필요하다. 작은 차체이기에 차량 움직임도 더 직접적이다. 해서 운전자가 차와 더 (심리적으로도) 일체감을 느낀다. 편의보다는, 어쩌면 재미.



물론 작은 자동차라고 모두 재미와 연결되진 않는다. 특성을 모두 품었더라도 표현하는 정도가 다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능력이 다르다. 특성을 더욱 날카롭게, 더욱 즐길 만하게 만들어내는 능력. 이 차이가 그냥 작은 자동차와 작지만 재밌는 자동차를 가른다. 작은 차체라도 팽팽, 돌리는 적당한 출력이 있어야 한다. 민첩하게 움직이려면 부하를 받아낼 잘 짜인 차체가 있어야 한다. 또 이 감각을 명료하게 전달할 하체와 조향장치도 필요하다.

그냥 작기만 해서는 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작은 자동차의 대표 격인 경차는, 그래서 아쉬운 점이 여럿 보인다. 폴로라면 얘기가 다르다. 작은 자동차의 쾌활한 특성을 잘 표현했다. 보통 폴로, 하면 연비가 좋은 디젤 소형차로 인식한다. 경차보다는 못하지만, 경제성으로 타는 자동차. 공간 개념으로 자동차를 보면 그 영역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앞서 말한 작은 자동차의 특성에 집중하면 폴로는 대표 선수로 손색없다. 관점을 바꿔야 보인다.



예전에는 폭스바겐 골프나 미니 쿠퍼를 꼽았다. 이젠 두 모델 모두 덩치가 커졌다(한국에선 그럼에도 작다는 사람이 태반이지만). 작기보다는 크지 않은 정도랄까. 크기에 관해선 기준점이 됐다. 그보다 작으면 확실히 작은 자동차로 여긴다. 폴로는 ‘그보다’ 작으면서 상위 등급 자동차에 어깨 견줄 동력 성능을 품었다. 출력이 비슷하면 차체가 작을수록 재미가 커지는 법. 해서 특성이 뾰족해진다. 폴로는 작은 자동차가 어떤 재미를 주는지 표본처럼 보여준다.

폴로 운전석에 앉으면 (175cm 보통 체격 남자 기준으로) 여유가 없다. 체형에 딱 맞게 맞춘 셔츠 같다. 누군가에겐 답답할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 공간에서 운전대를 놀리면 반응이 보다 명료하게 느껴진다. 걸쭉한 디젤 엔진음이 고음으로 얇아질 때 본격적으로 재미를 즐길 수 있다. 탄성 좋은 고무공처럼 도로를 튕기며 달린다. 밀도 높은 고무공이 도로에 통,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긴장감. 그 경쾌한 몸놀림이 딱 맞는 셔츠에 전해진다.



보통 작은 자동차는 고속보다는 시내 민첩성에 집중한다. 하지만 폴로는 고속에서도 작은 자동차 특성을 살리면서 불안함을 덜어냈다. 차진 고무공이 쭉, 늘어났다가 퉁, 튕기듯 튀어나간다. 작아서 체감 속력도 증가한다. 같은 속도로 달려도, 편안함보다는 긴장감에서 배어나온 쾌활함이 운전자를 자극한다. 퉁퉁, 힘을 밀어붙이는 디젤 엔진을 잘 활용한 덕도 있다.

이런 성격의 재미를 느끼려면 둘 중 하나다. 출력이 아주 높거나 혹은 차체가 작거나. 출력이 높으면 가격 또한 당연히 높아지겠지만. 폴로는 후자로서 재미를 획득했다. 시내와 고속도로 양쪽에서 즐겁게 탈 수 있는 작은 자동차. 쉽지 않은 영역이다. 폴로는 작지만 옹골차게 구성했다. 딱 달리는 데 꼭 필요한 요소만 챙겼다. 차체와 하체, 조향이라는 기본에 충실했다. 반면 다른 편의 요소는 불만을 토로할 정도로 박하다.



또 다시 관점 차이다. 작지만 그럼에도 편의성을 채우느냐, 편의성보다는 달리는 수준을 높이느냐. 양쪽 다 품기엔 작은 자동차에 할당된 재화가 턱없이 부족하다. 폴로가 선택한 쪽은 당연히 후자다. 오직 달리는 ‘재미’. 그런 점에서 폴로는 고집스럽기까지 하다. 그 고집 덕분에 작은 자동차의 재미를 온몸으로 보여줄 수 있었겠지만. 해서 폴로의 쾌활함이 유독 반짝거린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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