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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부터 롤스로이스까지, 자존심 센 영국차 독특한 발상들
기사입력 :[ 2017-11-07 08:09 ]
소품종, 소량 생산,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영국 자동차 (1)

[황욱익의 플랫아웃] 현대 자동차 산업의 종주국이라 불리는 영국 자동차 산업은 끊임없는 흥망성쇠가 이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섬나라 특유의 폐쇄적인 자동차 문화와 장인정신, 기계에 대한 철학으로 상징되는 영국 자동차 산업은 한때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외국에 팔려나가는 굴욕의 시기도 있었지만 그들만의 전통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보수적이고 마니악(마니아가 아님)한 그들의 자동차 문화는 다른 유럽 국가와 분명한 차이가 있으며 실용성보다 독특한 발상과 고급화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저마다 자신이 만든 최초의 자동차를 가지고 있다. 최초의 자동차는 프랑스의 포병 장교인 퀴뇨가 만든 증기차다. 물론 자동차는 프랑스에서 발명되었지만 그 동력원인 증기기관은 영국에서 만들어졌다. 영국이 자동차 종주국이라 불리는 데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17세기 중엽 봉건 왕조들이 몰락하면서부터 시작됐는데 목재의 고갈로 인한 생산성 저하가 그 원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증기기관은 제임스 와트 이전에도 존재했다. 자동차가 아닌 광산의 갱도에서 물을 퍼 올리는 펌프에 사용하던 증기기관을 제임스 와트가 개량한 시기는 1794년. 이후 제임스 와트는 기존의 증기기관의 단점을 개선한 ‘화력기관에서 증기와 연료의 소모를 줄이는 새롭게 고안한 방법’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고 이후 피스톤의 상하운동 모두를 사용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증기기관을 선보인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은 유럽 전역의 산업 흐름을 바꾸어 놓았고 마차를 대체할 새로운 운송수단으로 자동차가 등장한다.



◆ 기발하지만 고집스러운 사람들이 만드는 자동차

영국의 첫 가솔린 자동차는 1895년 등장했다. 마차를 대신할 이 운송기구는 공학자인 란체스터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변변한 이름도 없이 세상에 등장했다. 식민지 사업으로 영향력을 넓힌 영국은 당시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의 자금이 집중되는 곳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귀족과 부유층들을 위한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프랑스나 이탈리아 자동차 메이커 역시 영국 시장 수출을 위한 모델을 제작하기도 했다. 참고로 현재 가장 오래된 자동차 잡지인 오토카의 창간도 1895년이다.



이후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자동차 메이커만 약 50여개에 육박했다. 이중에는 대량 생산 메이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소품종 소량 생산 중심이었다. 한국과 비슷한 크기의 국토를 가진 점을 생각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그러나 두 차례의 경제공황과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쇄락의 길로 접어든다. 소규모 회사들의 인수합병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영국산 자동차의 품질은 독일이나 프랑스에 비해 형편없었다. 소품종 소량 생산에 의지하다 보니 품질에 비해 비쌌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파업이 자주 발행하면서 결국 영국 자동차 산업은 자국의 회사들이 모두 외국 기업에 인수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반면 영국의 자동차들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철저하게 개발자 위주의 레이아웃이나 소량 생산, 비교적 관대한 자동차 관련 법률들이 영국 자동차 산업을 지탱해 왔다. 무조건 크게, 강력하게를 외치던 시절에 콜린 채프만은 경량의 미학이라 불리는 로터스를 탄생시켰고,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소형차 미니(지금의 BMW 미니와는 다르다), 런던의 상징인 블랙캡을 비롯해 영국차는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다 못해 고집스럽기까지 하다.



또한 영국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백야드빌더와 수제작이다. 영국 자동차 산업이 다양할 수 있었던 요인에는 누구나 자동차를 제작할 수 있었다는 점인데(물론 살아남은 회사는 자신들의 기술이 있었다) 장인의 작은 개라지에서 시작한 로터스, 목재로 자동차를 만들던 모건, 자동차 키트를 판매하는 캐터햄 등이 대표적이다.

고급차 브랜드 또한 영국차의 상징과 같은 존재들이다. 부가티처럼 비현실적인 메이커들도 있지만 지금도 고급차의 대명사라 불리는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애스턴 마틴 같은 회사들은 영국 특유의 귀족 감성을 불어 넣은 수제작으로 유명하다.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자동차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산업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항공기 엔진 제작부터 전차, 모터스포츠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바퀴달린 모든 것에 큰 영향을 끼쳤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황욱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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