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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효율적인 차란 무엇인가, 스팅어에게 대답을 듣다
기사입력 :[ 2017-11-08 10:39 ]
스포츠 세단과 패밀리 세단이 공존하는 스팅어의 양면성
‘오빠’든 ‘아빠’든 다양한 상황 속 남자들에게 어울리는 스팅어

스팅어는 날렵한 이미지 뒤로 패밀리 세단에 필요한 실용적인 부분을 갖췄다.


‘기아자동차 최초의 뒷바퀴굴림 스포츠 세단’. 스팅어가 우리에게 전달한 이미지는 강렬하다. 따지고 보면 그동안 국산 자동차 회사가 뒷바퀴굴림 세단을 만들지 않았던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기술의 한계가 아니다. 정해진 세그먼트 안에서 실용성과 효율성을 중요시했던 한국 자동차 문화가 낳은 결과이다. 쉽게 말해 공간을 더 넓게 만들고 가격 경쟁력을 더 갖추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더는 크기와 편의장비만으로 제품을 평가하지 않는다. 이제는 효율성과 실용성은 기본이고, 더 매력적인 구성으로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줄 차가 필요하다. 진정한 의미의 프리미엄 전략. 기아 스팅어의 목표도 거기에 있다.



스팅어의 이미지는 역동적이다. 빨간색 보디 뒷타이어를 맹렬하게 태우며 옆으로 미끄러지듯 드리프트로 코너를 탈출하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런 스포티한 이미지는 실제 스팅어의 목적과 사용 용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스팅어는 보닛부터 트렁크까지 매끄럽게 연결되는 스포트백 스타일을 가졌지만 스타일과는 다른 실용성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뒷좌석을 충분히 활용해야 하는 세단의 본질을 잘 유지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대의 세단이란, 뒷좌석 공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스팅어를 경험해보면 이런 용도에 적합하다는 증거를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엔진 트림과 구동 방식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스팅어의 가장 큰 장점이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대표적인 제품 전략이 잘 녹아있다. 즉, 한 가지 플랫폼에서 다양한 성격의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뜻. 370마력(52.0kg·m)을 발휘하는 V6 3.3L 트윈 터보 엔진을 선택하면 짜릿한 주행 성격을 맛볼 수 있다. 그동안 국산 세단에서 느껴본 적 없는 느낌. 넘치는 힘으로 도로를 지배한다.

뒷바퀴굴림 방식, 모드에 따라 성격을 달리하는 8단 자동변속기와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기계식 차동제한 장치(M-LSD)의 도움으로 코너의 진입부터 탈출까지 안정적으로 이어간다. 자세제어장치를 모두 끄고, 뒷바퀴를 미끄러트리며 의도적으로 차를 재미있게 운전할 수 있다. 좀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주행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전자제어 네바퀴굴림(AWD)도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반면 255마력(36.0kg·m)을 발휘하는 2.0L 가솔린 터보와 202마력(45.0kg·m)을 발휘하는 2.2L 디젤 터보 트림은 좀 더 차분하다. 개인적으로 평가할 때 스팅어가 진짜 세련된 차라는 결과를 보여주는 제품들이다. 특히 2.0L 가솔린이 주목할 만하다. 고성능 트윈 터보와 경제성을 강조한 디젤 사이에서 ‘적당한’이라는 균형점을 잡고 있다. 이 차가 다목적 환경에 어울리는 이유다. 이번에 시승한 2.0T 모델의 경우 플래티넘 트림에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드라이브 와이즈까지 거의 풀 옵션 제품이었다. 당연히 편의장비는 부족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비슷한 요소를 갖춘 수입차를 최소 5000~6000만원대에서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분명 가격이나 제품 경쟁력이 있다. 국산차를 옹호하는 의미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예산으로 비교했을 때 도달하는 분명한 결과다.



2.0L 가솔린 터보를 타면서 느낀 것은 제품의 균형점이다. 요소마다 그런 의지가 녹아있다. 스팅어는 총 다섯 가지 주행 모드를 가졌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는 주행 환경에 따라 엔진이 연료 사용량과 변속기의 반응을 바꿔 주행 성격을 바꾼다. 컴포트는 가장 기본적인 주행 환경이다. 운전자와 승객의 편안함을 유지하며, 연료 사용량도 효율적이다. 에코는 연료량을 크게 제한하며 연비 위주. 스포츠 모드는 엔진의 힘을 끌어내 움직임을 경쾌하게 바뀌고, 엔진 소리를 강조한다. 각 모드에서 스티어링휠의 무게나 반응도 확연히 달라진다. 물론 이런 주행 모드는 요즘의 중형차에서는 일반적이다. 하지만 스팅어는 새로운 주행 모드로 특정한 상황에 어울리는 모습도 학습한다.



스마트 모드가 그것이다. 이 주행 모드는 운전자의 주행 성향을 학습하고 기록하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연료량이나 변속 방법을 자동차가 설정하고, 정해진 주행 성격에 운전자가 맞추는 게 아니다. 반대로 운전자의 주행 환경과 패턴을 자동차가 최대한 이해하고 학습하면서 차가 사람에게 맞춘다. 이 모드가 기존의 커스텀(운전자가 차의 각 주행 성격을 임의로 설정)과 다른 점은 아주 미세한 운전 습관이나 주행 환경에 최적화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뒷좌석에 승객을 태우고 달릴 때를 가정해보자. 뒷좌석에 누군가가 있다면 멀미가 최대한 덜 나도록 운전해야 한다. 따라서 가속이나 제동을 더 부드럽게, 가능한 정속 주행으로 차를 장시간 움직여야 한다. 이런 주행 패턴을 자동차가 기억하고 최대한 부드러운 주행 효과를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다. 자동차의 주행 학습 능력은 보기엔 아주 작은 차이지만, 실제 결과나 데이터로 비교하면 큰 차이로 다가온다.



주말 동안 스팅어에 가족들을 태우고 달리면서 평소엔 신경 쓰지 않았던 많은 것들을 확인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장비였다. 뒷좌석에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상태로 운전할 때 운전자는 뒷좌석 상황을 주시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스팅어에 달린 다양한 첨단 안전장비가 도움이 됐다. 아주 잠깐의 순간이었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앞차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고, 룸미러로 뒤를 보던 나에게 스팅어가 강하게 경고를 보냈다. “삐삐!” 그 찰나의 순간 자동차의 도움이 없었다면 자칫 앞 차와 추돌할 수도 있었다. 전방 추돌보조(FCA)가 내 가족의 안전을 지켜준 순간. 물론 이건 스팅어의 똑똑함에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와 스마트 크루즈컨트롤(SCC)처럼 미리 설정한 설정에 따라 앞차와의 거리를 스스로 조절하며 달리기도 하고 이탈방지보조(LKA)로 차선을 벗어날 때 자동차 스스로가 차선 중심으로 스티어링휠을 돌려 사고를 미리 방지한다.



후측방추돌경고(BCW)도 유용한 능동 안전 시스템이다. 이건 운전이 익숙하지 않는 누군가에게 분명 유용하다. 단 한 명을 위한 차가 아니라 ‘가족’을 위한 차는 이런 점이 중요하다. 전동 시트가 여러 명의 운전 자세를 기억할 수 있는지, 스마트키가 몇 개인지가 중요한 순간이 있다. 그래야 가족끼리 편하게 공유가 가능하니까. 어쨌든 후측방추돌경고는 운전에 능숙한 내가 아니라, 가끔 이 차를 운전하는 아내나 부모님에게 필요하다. 사이드미러 사각에 자동차는 언제든 위협적인 존재다. 아무리 사이드미러 사각에 대해 알고 잘 대처하더라도, 특정한 상황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다른 곳에 쓰면 사각에 있는 차를 놓칠 수 있다. 이럴 때도 스팅어는 운전자에게 안전을 경고한다. 사각지대에 장애물이 있으면 사이드미러 상단에 불이 들어오고, 안전이 위협되는 상황이라 판단하면 소리로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실제로 길에서 꽤 여러 번 도움을 받는 기능이다.



스팅어가 스포츠카와 다른 점은 뒷좌석과 넉넉한 트렁크를 가졌다는 점이다. 즉 그랜드투어링카의 성격도 잘 녹아있다. 실제로 2905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로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연출한다. 휠베이스가 길다는 것은 실내 공간을 그만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 실제로 뒷좌석에 앉아보면 꽤 괜찮은 공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키 180cm에 성인이 앉았을 때 장거리 주행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이 충분하고, 뒷좌석 등받이가 적당히 기울어져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뒷좌석 공간이 넓은 차와 앉았을 때 편한 차는 엄연히 다르다. 스팅어는 중간이다. 적당한 공간, 적당한 편안함으로 부족하지 않다.



스팅어의 뒷좌석 공간이 쓰임새 있다는 주장은 문을 활짝 열 때 증명된다. 보통 스포트백 스타일 자동차는 뒷문이 열리는 각도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타고 내릴 때 대단히 불편하다. 반면 스팅어는 뒷문이 거의 직각에 가까울 만큼 열린다. 그래서 승객이 타고 내릴 때 편하고, 카시트를 장착하거나 큰 짐을 들고 탈 때도 유용하다. 뒷좌석에 어린이용 카시트 고정장치(ISOFIX)를 양쪽 모두 갖추고 있다. ISOFIX 어린이용 카시트를 끼우기도 어렵지 않다. ISOFIX가 있다고 해서 모두 같은게 아니다. 실제로 카시트를 껴보면 시트 각도나 위치가 어정쩡해서 끼우기가 힘든 차가 한둘이 아니다.



스팅어에 가족 모두를 태우고 며칠을 보내면서 가장 유용하게 활용한 부분은 트렁크였다.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패밀리 세단에 걸맞은 트렁크 공간이란 무엇인가?’ 정확한 정의는 없지만, 기본적으론 차에 탄 모든 승객이 소지한 짐을 실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다. 스팅어는 장점을 잘 강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스팅어는 겉모습처럼 루프에서 트렁크로 매끈하게 이어지는 스포트백 보디 스타일을 가졌다. 그래서 트렁크가 툭 튀어나온 세단에 비해 짐 공간이 강조되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트렁크는 예상과 달리 크고, 쓰임새도 좋다.

비즈니스 용도로 설명할 때 풀사이즈 골프백 2개, 보스턴백 4개 적재가 어렵지 않게 들어간다. 또 6:4로 접히는 시트를 가졌기 때문에 뒷좌석에 승객을 태우고도 길이가 스키처럼 길이가 긴 짐을 실을 수 있다. 해치백 형태 테일게이트 형식이라 트렁크 입구가 넓다. 이런 점은 짐을 실을 때 SUV 못지않은 장점이 있다. 실제로 시트를 모두 접으면 앞바퀴를 분리하지 않은 로드 바이크(자전거)도 충분히 들어간다. 좀 더 젊은 가족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면, 프리미엄 대형 유모차가 넉넉하게 들어가는 수준이다.

이처럼 스팅어는 ‘오빠’든 ‘아빠’든, 다양한 상황 속에 사는 누군가에게 어울린다. 파워풀한 스포츠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 균형 잡힌 구성의 세단을 원하는 누군가에게 좋은 대안이다. 그만큼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자동차다. 그런 면에서 기아차가 스팅어를 통해 보여준 ‘프리미엄의 가치’란, 뒷바퀴굴림 세단만이 아니라,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선택 폭을 넓힌 제품에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중요시하게 된 우리에게 달라진 ‘패밀리 세단’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멋지고, 동시에 효율적인 자동차란 무엇인가?’ 스팅어는 분명 끝없이 반복되는 시장의 고민에 대한 기아자동차의 진지한 답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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