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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원조일까? 벤츠 EQ와 체리 eQ, 제네시스 EQ900
기사입력 :[ 2017-11-10 08:14 ]
체리 eQ와 벤츠 EQ, 그리고 제네시스 EQ900 구분법

[안민희의 드라이브 스토리] 자동차 회사들은 신차를 내놓기 전에 이름을 먼저 상표로 등록합니다. 여기엔 암묵의 규칙이 있습니다. 짝퉁차가 비슷한 이름 들고 나오는 경우를 막으려 미리 다양한 이름을 걸어둡니다. 예를 들어 현대 제네시스라면, 제니시스, 제네시수도 등록하고, G80이라면 G800, G805 등 여러 이름을 록해 막아두지요. 그런데 사람이 하는 일에 완벽이 없듯, 어쩌다 겹치기도 합니다. 오늘은 중국에서 벌어진 EQ와 eQ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올해 3월, 중국 자동차 회사 체리가 중국 국가행정국 상표국에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를 상대로 상표 사용 금지를 요청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용 서브 브랜드 ‘EQ’가 이들이 쓰는 ‘eQ’와 같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좀 의아했다. ‘짝퉁차 만들어 팔던 이들이 갑자기 왜?’

중국의 체리는 ‘마티즈 짝퉁’으로 유명한 ‘체리 QQ’의 제조사. 그리고 이들이 출시한 전기차 eQ는 QQ의 전기차 버전이다. 2014년 출시 당시 보조금 포함해 5만 위안(약 842만 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중국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차’를 표방했다. 이들은 “리튬이온 배터리 달아 한 번 충전으로 200㎞ 주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홈페이지에 들려 제품을 살펴보니 겉은 마티즈 개선형, 계기판은 닛산 리프 짝퉁 같다. 이후 등장한 eQ1 또한 토요타 iQ와 아주 비슷하다. 아직 짝퉁 근성은 버리지 못한 모양이다. 그런데 계속 비웃을 대상만은 분명 아니다. 중국 광저우에 들렸을 때 전기차 카쉐어링 용도로 사용하는 체리 eQ와 eQ1을 직접 봤다.



중국은 한국에서 받아온 국제면허증을 인정하지 않기에 몰아보지는 못했다. 중국이 제네바 및 비엔나 협약국이 아니라서다. 결국 입맛 다시며 ‘마티즈랑 비슷하게 생겼네…’ 생각하며 시간 들여서 꼼꼼히 살폈다. 디자인은 어설플지라도 만듦새는 과거의 중국차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 한국소비자가 원할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에선 가격 우위를 내세울 수 있어 보였다.

한편, 다임러 그룹의 ‘EQ’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용 브랜드다. 벤츠는 2016년 파리모터쇼에서 ‘제네레이션 EQ’ 콘셉트를 공개하며 2020년까지 전기 SUV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설명에 따르면 전기모터 2개로 시스템 출력을 최대 400마력까지 낼 수 있고, 1회 충전 주행범위는 최대 500㎞에 달한다.



다임러 그룹은 전기차 출시에 그치지 않고, 전기차, 충전기, 가정용 전기 저장소까지 다양하게 사업을 확장해 EQ 브랜드를 붙일 계획이었다. EQ를 대형 브랜드로 키우려고 맘먹은 때에, 갑자기 암초에 걸린 셈이다. 물론 EQ란 이름 먼저 내건 회사가 중국 체리니, 뒤늦게 이름 내건 다임러 그룹이 억울할 것 까지는 없겠지만.

이후 다임러 그룹은 체리와 합의를 위해 공을 들였다. 그리고 올해 7월 ‘EQ’ 브랜드 사용에 대한 상호 합의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결과는 두 브랜드 모두 알파벳 ‘EQ’를 사용하는 쪽이다. 그런데 표기가 틀리다. 다임러는 ‘EQ’, 체리는 ‘eQ’다. 그리고 앞으로 이름 겹쳐 오해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서로 작명법도 확실히 선을 그었다.



앞으로 체리는 eQ, eQ1 등 ‘eQ+숫자’로, 다임러는 EQ A, EQ E 등 ‘EQ+알파벳’으로 모델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구동계 명칭도 나눴다. 다임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EQ 파워(EQ Power)’로 부르고, 체리는 자동차용 전기 시스템을 ‘eQ 텍(eQ TEC)’으로 부르기로 했다. 비슷한 듯 다른 구성이다.

체리는 다임러와 협정을 통해 무엇을 얻었을까? 그것은 자사 제품의 이름을 최대한 비슷하게 만드는 일이 아녔나 싶다. 체리의 애닝 첸 CEO는 “다임러와의 윈-윈 협약은 전 세계에 우리 브랜드를 공존케 한다”고 말했다. 결국 다임러, 메르세데스-벤츠, EQ 등 최고급 브랜드의 힘을 빌려 같은 이름의 eQ 브랜드를 덤으로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한편 다임러는 자료를 통해 “EQ와 eQ는 미래에 각기 다른 브랜드 제품군을 확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제품은 다르다는 강조 아닐까? 그런데 여기서 다시 한 번 생각이 든다. ‘EQ900은…’ 아, 다행히도 ‘EQ+숫자’ 구성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안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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