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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간 한국 자동차도 갈라파고스 신드롬에 빠진다
기사입력 :[ 2017-11-14 14:41 ]
한국 자동차 산업의 앞날을 밝게 보지 못하는 이유
갈라파고스가 되어 버린 한국 자동차 산업 (1)

[박상원의 Pit Stop] 갈라파고스. 남태평양에 있는 섬들의 이름으로 다윈이 진화론의 증거로 되는 동식물 표본을 수집한 곳의 이름이지만 2000년대에 일본의 경제, 특히 IT업체들의 점진적인 몰락을 뜻하는 현상, 즉 갈라파고스 신드롬(Galapagos Syndrome)이라고 쓰인다. 특히, 일본 소비자들의 피처폰 소비성향에 함몰되어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를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일본 IT업체들의 몰락을 지적할 때 자주 사용된다. 안타깝게도 이 현상이 현재 자동차 산업을 덮치고 있는 거대한 변화에 대해 저항하고 있는 듯한 한국의 경제에게도 적용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공유경제이다. 필자는 출근시간이 빠르고 퇴근시간이 늦은 금융계에 종사하다 보면 택시를 자주 이용하게 된다. 문제는, 서울의 택시들은 미국이나 일본의 택시에 비해 과속도 많고 – 서울 시내를 시속 100킬로로 달리는 경우도 종종 접했었다 – 친절도는 낮으며, 여성 사용자들의 경우 성희롱의 대상이 된다고 우려할 정도로 서비스가 매우 부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버(Uber)와 같은 차량공유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지만, 국내에서는 갖가지 이유로 해당 서비스가 봉쇄당한 현실을 접하게 된다. 그나마 출퇴근 시간에 한정된 풀러스와 같은 서비스가 있지만, 이 또한 최근에 서울시로부터 소송을 당하면서 과연 한국은 차량공유제를 비롯한 새로운 사업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회의를 갖게 된다.



C.A.S.E. 이 단어는 최근 동경모터쇼에서 다임러 이사회 멤버이자 전 다임러 코리아 대표였던 브리타 시거(Britta Seeger)가 선보인 프레젠테이션에서 등장했다. 자동차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꿀 네 개의 추세를 뜻하는 이 단어들은 각각 연결성(connected), 자율주행성(autonomous), 자동차 공유서비스(shared), 그리고 전기화(electrification)을 뜻한다. 이 4개의 단어 중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이 현재 자율주행성, 공유서비스 그리고 전기화이지만 LTE의 다음 세대 통신인 5G에서 해결될 수 있는 연결성을 제외한 3가지의 추세는 모두 현재의 자동차 산업 또는 관련 사업들을 위협하는 존재들이다.

왜냐하면 자율주행은 자동차의 오너십(ownership)은 물론 자동차 판매량을 위협하며, 공유서비스는 택시와 대중교통의 존재를, 그리고 전기화는 내연기관 및 변속기에 오랫동안 투자해왔고 자동차 제조업의 진입장벽으로 여겨지던 요소들을 모조리 파괴시킬 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4개의 추세 중에서 자동차 공유 서비스의 경우 기존의 자동차 및 사업구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개 속도가 빠르지만, 서울의 우버 사업 반대처럼 적지 않은 지역에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중국의 경우 디디추싱과 같은 자동차 공유 서비스에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디디추싱이 중국에서 경쟁을 하던 우버의 중국 사업부를 합병하면서 승리를 쟁취했다.

자동차 공유의 경우 한국의 관련 정부 기관들이 사업 허용을 해야겠지만, 이대로 개방할 경우 우버나 리프트와 같은 해외 경쟁업체들이 적절한 국내 경쟁업체도 없는 환경에서 시장을 빼앗아갈 것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택시 서비스 수준을 높여서라도 공유 자동차 서비스의 전개에 대항하면서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 아닐까? 있는 서비스 또한 부실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생각하지 않고 시장 잠식만 고려하는 자세는 장기적으로 패할 수밖에 없는 길이다. 그 무엇보다도 이러한 자세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앞날을 밝게 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부로 이어집니다)

칼럼니스트 박상원 (자동차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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