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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6, 조금만 못해도 물어뜯는데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기사입력 :[ 2017-11-16 07:58 ]


무난한데 지루하지 않는, 르노삼성 QM6

[김종훈의 자동차 페티시] 무난하다. 평가 답변으론 좋은 점수는 아니다. 그렇다고 꼭 나쁜 답변일까? 우리는 대체로 무난한 걸 선호한다. 개성 좇는 세상이라도 대체로 무난함에 만족한다. 무난함은, 어떻게 보면 평온한 상태일 수 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미지근한 태도가 아니란 뜻이다. 현대사회는 바쁘고 복잡하고 어지럽다. 해서 무난함은 때로 안식일 수 있다. 자극받지 않고 싶은 마음, 이해할 수 있다.

무난하다는 평은 의외로 괜찮은 답일지도 모른다. 딱히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지 않는 건 맞다. 그렇다고 눈살 찌푸리게 하지도 않으니까. 알고 보면 평균값에 도달한 셈이다. 조금 과장하면 이상적 균형 상태.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나. 결국 무난한 자동차에 마지막으로 사인한다. 이쪽저쪽 오가다 보면 결국. 무난하다는 평은 어쩌면 칭찬이다. 조금만 못하면 물어뜯는 세상에서 무난하다니. 그 정도면 썩 훌륭하지 않은가.



무난함을 가장 잘 표현한 차가 있다. 르노삼성 QM6다. QM6는 눈길 사로잡는 숫자나 기술로 유혹하지 않는다. 중형 SUV를 이끌 적당한 출력이 연상된다. CVT 변속기 조합도 같은 맥락이다. 가속의 경쾌함보다는 부드럽게 힘을 전달하는 데 적합하다. 가상으로 단을 나눠놓긴 했다. 이 장치도 딱히 자극보다는 쓸모의 영역에 머문다. 주행할 때 심장 박동 수가 절로 안정된다. 그런 상태로 부드럽게 가속한다. 또 모나지 않게 감속한다. 그 일련 과정이 편안하다.

QM6를 몬다고, 당연히 굽잇길이 생각나진 않는다. 앞에 차가 없는 직선주로라도 가속페달을 압박할 유혹에 빠지지도 않는다. 물론 유혹에 넘어가도 그리 짜릿한 순간은 없겠지만. 그냥 부드럽게 주행하며 평안함을 즐길 뿐이다. 보통 운전할 때 대부분 그렇게 운전하듯이. 딱 그 일상 주행을 모나지 않게 이끌어간다. 그럴 때 만족도가 상승한다.



무난함이 꼭 동력 성능에만 해당하진 않는다. 인테리어에서도 전해진다. SM6처럼 화려하지 않느냐고? 비슷한 디자인 콘셉트긴 하다. QM6에는 덜 돋보일 뿐이다. 물론 SM6 실내의 핀 포인트, 세로 디스플레이는 QM6에도 있다. 다만 덜 특별해 보인다. 세단에서 SUV로 차체가 높아진 까닭이다. 게다가 인테리어 질감과 색을 세단보다 다부진 느낌으로 처리했다. SM6의 화려함을 희석하고 대신 진중함을 담았다. 오히려 SUV이기에 크게 모나지 않고 스며든다.

물론 외관 전면 디자인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주간 주행등은 언더라인 화장한 듯 전면을 부각시킨다. 그럼에도 높아진 차체가 변화의 단초가 됐다. 면으로 감싸 전체 인상이 덤덤해졌다. 그렇다고 심심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과격하게 보이려고 이리저리 째고 부풀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과격하지 않은 차가 과격해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만큼 안쓰러운 게 없다. QM6는 그런 의도 없이 매끄럽게 차체를 높이고 면을 그렸다. 이런 무난함이라면 앞서 말한 균형일 게다.



QM6를 보고 후배가 이렇게 말했다. “운전하면서 아버지가 생각나네요.” 아버지 같다는 뜻은 아니다. 아버지에게 사드리면 좋겠다는 뜻이겠지. 아버지는 대한민국 평균이라는 상징일 수도 있다. 그 숱한 평균들이 만족하면서 탈 차. 오히려 과격해만 가는 디자인 사이에서 점잖아서 더 돋보이는 차. 더 높은 출력이라는 욕망을 걷어내면 딱 이 기대하는 출력인 차. QM6는 무난함으로 자기 영역을 분명하게 그린다. 모두 튀려고 할 때 튀려고 하지 않아 더 또렷해진다.

QM6의 무난함은 상황에 따라 특별해지기도 한다. 한국시장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할 때. QM6는 한국에선 덜 익숙하다. 다른 차종들이 도로를 점령한 까닭이다. 그 사이에서 단정하게 면을 살린 SUV는 신선하다. 실제 개체 수도 적다. 긴 시간 운행해도 크게 익숙해지거나 지루해질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과거 QM5가 그랬다. 긴 세월 존재감 드러낸 채 도로를 오갔다.



QM6 역시 오래 타도 크게 휩쓸리지 않을 여지가 크다. 무난하기에 오래 타기 좋고, 개체 수가 적기에 특별하다. 이건 중요하다. 앞서 말한 ‘아버지’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지루해지지 않는 무난함. 모순일까. 때로 환경과 상품이 맞물려 모순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QM6는, 특히 한국에서라면 무난함의 가치가 빛난다. 아버지를 떠올린 건 꼭 후배만의 일은 아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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