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News 주요뉴스

중후한 벤츠 가문에서 튀어나온 발칙한 녀석, AMG A45
기사입력 :[ 2017-11-27 15:50 ]


다른 무엇보다 AMG A45를 탐스럽게 보는 이유

[김종훈의 자동차 페티시] 4기통 AMG가 나온다고? 처음에는 영 어색했다. AMG라면 풍성함의 상징 아닌가. 지금이야 포르쉐 박스터도 4기통을 품지만, 그땐 그랬다. 어느새 4년 전 얘기다. 4기통인 AMG도 그렇지만 A클래스를 AMG로 매만진다는 말도 영 마뜩찮았다. 게다가 숫자 한 움큼 덜어 45라니. AMG라면 63이라는 숫자와 V8 바이터보 엔진이 우선 떠올랐으니까. AMG는 고출력의 풍요로움을 음미하는 자동차를 상징했다. 4기통 2.0리터 엔진과 음미는 도통 어울리지 않았다.

보통 이런 식으로 운을 떼면, 의외로 어울린다고 결론 내는 경우가 많다. 4기통 2.0리터라도, 45가 붙었더라도 AMG다운 풍성함을 품었을 거라고. 그런 기대를 품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메르세데스-AMG A45는 마법까지 부리진 못했다. 그렇다고 실망스러울까. 아, 실망한 사람도 물론 있겠다. 풍성함은 AMG의 부인하기 힘든 최대 매력이니까. 아무렴.



처음에는 나도 그랬다. AMG는 그만큼 특별하고 인상적인 차였다. 하지만 이내 생각이 달라졌다. 기존 AMG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오히려 영역을 확대한 건 아닐까. 기존 풍성함과는 다른 지점을 건드리는 AMG. 하위 트림인 건 맞다. 그렇다고 아래로 꼭 영역을 넓혔을까. 미묘하지만 다르다. AMG A45가 건드리는 지점이 있다. 기존 AMG에는 볼 수 없는 쾌활함이랄까. 중후한 AMG 사이에서 괄괄한 막내. 덜 정제됐지만 젊으니까 내지르는 자유분방함.

생김새부터 기존 메르세데스-벤츠의 틀을 깼다. 앞모습은 크게 다를 건 없다. 유려한 선을 흐르도록 그었다. A클래스보다 인상이 진해진 건 맞다. 그렇다고 변신 수준은 아니다. 반면 뒷모습이 놀랄 만큼 바뀌었다. 정확히, 뒷모습 치장에서 놀랐다. AMG가 아닌 애프터마켓 튜닝카처럼 과감했다. 작은 차체에 달기엔 과하다 싶은 리어 스포일러를 붙였다. 상단의 위압적인 모습에 짝 지우듯 하단에는 리어 범퍼 디퓨저도 달았다. 벤츠가 이렇게 과감했나?



뒤에서 바라본 AMG A45는 경주차의 존재감을 닮았다. 일반도로에선 돌출할 수밖에 없는 존재감. AMG는 외관에서 극적 변화를 꾀하기보단 실내 감흥을 우선해왔다. 풍요로움은 실내에 앉았을 때 더욱 명확했다. 외관은, 굳이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아도 알아서 알아줄 테니까. 반면 AMG A45는 외관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과시했다. 공작새처럼 거리낌 없이 화려한 깃털을 펼쳤다. 형들의 화술 따윈 고루하다는 듯 내질렀다. AMG A45는 자기를 드러내는 데 거리끼지 않았다. 작지만, 작아서 더 과시적이었다. 확실히 집중시켰다.

실내 역시 기존 AMG에서 느낀 풍요로움을 맛보긴 힘들다. 중후한 풍요로움 대신 활달하고 날카롭다. 인테리어 얘기가 아니다. 실내에서 접하는 AMG만의 소통 얘기다. AMG는 출력이 연주하는 소리로 풍요로움을 전해왔다. 오케스트라 협주처럼 풍성한 소리가 실내를 채웠다. 반면 AMG A45는 합주 대신 카랑카랑한 기타 리프로 독주한다. 풍성해서 음미하기보다는 흥분을 자극한다. 가속페달을 떼면 반항하듯이 백파이어로 추임새도 넣는다.



기존 AMG를 기준 삼으면 AMG A45는 감성이 얕다고 할 수 있다. 다채롭고 깊은 소리는 아니니까. 하지만 풍성한 협주만이 좋은 공연은 아니다. AMG A45는 다른 장르의 소리를 선보이는 셈이다. 혈기로 내지르는 듯한 날카로움이 극적으로 다가온다. 깊이를 논할 순 없지만 내지르는 과정에서 운전자를 흥겹게 한다. 정제되지 않았기에 보다 자유롭달까.

그러니까 젊은 느낌. 성숙하지 않아서 더 동화하는 즐거움이 있다. 이러나저러나 즐기게 한다. 즐긴다는 점이 중요하다. AMG는 단지 속도 그 이상의 요소로 즐기게 해왔다. AMG A45 역시 즐기게 하는 점에서 전통을 계승한다. 그러면서 자기 영역도 확보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AMG A45를 선보인 의도는 명확하다. 보다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그런 점에서 AMG A45는 기존 영역과 다른 지점을 자극했다.



어떻게 보면 AMG A45는 선입견을 깨뜨린 셈이다. 출력부터 감성까지 AMG 전통이라는 무게가 짓눌렀을 테다. 그걸 견디면서 확장했다. 그 발칙함을 높이 산다. 포켓로켓이란 고성능 해치백의 별칭에 어울린다. 단지 빨라서 그런 것만이 아니라 틀을 깨서. 점잖은 벤츠 가문에 발칙한 녀석이 출몰했다. 다른 무엇보다 AMG A45를 탐스럽게 하는 이유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