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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끝판왕 폭스바겐 e-골프 직접 타보니
기사입력 :[ 2017-11-30 14:40 ]


폭스바겐, 과연 e-골프로 전기차 시장 석권할 수 있을까

[이준노의 자동차 라이프] 유럽시장에서 폭스바겐 골프는 1974년 출시 이래로 C세그먼트(전장4300mm이하)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2년 개발된 폭스바겐 그룹의 모듈라 공용플랫폼인 MQB플랫폼 기반의 골프 Mk7 역시 출시 후 디젤게이트를 겪으면서도 여전히 유럽판매 1위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MQB플랫폼은 본격적인 전기차를 고려한 플랫폼은 아니었지만, 과도기적으로 전기차를 수용할 수 있게 설계돼 있었고, 그렇게 골프 Mk7을 기반으로 e-골프가 탄생하게 됐다.



1974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7번의 모델체인지가 있었던 골프에 비해, e-골프는 1976년, 1994년에 이어 2015년에 와서야 앞서 세대의 수십대의 시험생산 수준을 넘어서는 본격적인 생산판매가 되는 상황이다.



e-골프는 골프 Mk7의 섀시를 변형 없이 그대로 이용하며, 배터리팩을 MQB섀시 바닥에 아래에서 위쪽 방향으로 볼트온 탑재하게 된다. 2017 e-골프의 배터리팩은 기존 파나소닉의 24kwh 배터리팩에서 외형치수변화 없이 삼성SDI의 배터리셀로 변경되면서 35.7kwh로 용량이 증가하게 되었다.



사진 왼쪽이 e-골프의 배터리팩, 오른쪽은 아이오닉EV의 배터리팩. 두 배터리팩의 전체 부피는 비슷한데, e-골프는 리어액슬의 안쪽 연료통공간과 후석 시트, 센터터널, 전면시트아래, 그리고 기어박스공간까지 자투리공간을 풀로 채워 만들어졌고, 아이오닉은 리어액슬 안쪽의 연료통공간과 리어액슬 뒤쪽의 트렁크 스페이터이어 공간을 채우는 배치이다. 그 결과 e-골프의 전후 무게 밸런스와 주행성능이 현대 아이오닉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게 되었다. 또한 EV전용 섀시설계의 BMW i3에 비해서도 약점이 되지 않는 적절한 전 후 무게배분을 갖고 있다.



◆ 외형/치수

e-골프를 현대 아이오닉과 비교해 보면, e-골프는 외형면에서 아이오닉에 비해서 조금씩 작은 사이즈이며, 전고만 32mm 높다. 그럼에도 차량 중량은 180kg이나 무거운데, 배터리팩의 무게도 비슷한 것을 감안하면, 골프의 섀시와 내장재에 아이오닉에 비해서 더 투입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소음감소 효과는 실제 차량 주행시 명확하게 체감이 가능했다.

또한, 아이오닉의 유일한(?) 단점인 2열 탑승 시 키 큰 사람은 머리가 천장에 닿는 문제가 골프의 경우엔 18mm 높은 헤드룸 여유로 인해 발생하지 않는다. 그 결과, 아이오닉이 조금씩 더 큰 사이즈임에도 전체적인 실내 거주성은 e-골프가 더 좋다. 단, e-골프는 2열 센터터널이 아이오닉에 비해 많이 높게 솟아올라 있어 3인 탑승 시 불편함이 있다.



◆ 성능/주행거리/전비

모터출력면에서 e-골프는 아이오닉보다 16마력 높고 6Nm 낮은 토크로 최고속도 150km/h, 제로백 성능은 9.6초이다. 아이오닉에 비해 180kg이나 무거운 차중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제원상 성능은 거의 동일하며, 실제 주행감과 코너링, 핸들링은 e-골프가 더 좋다. 이는 출중한 섀시설계와 배터리팩의 배치에 따른 무게배분의 밸런스 차이에 의해 발생한다.

e-골프는 36kWh 배터리 탑재로 아이오닉에 비해 29%나 더 큰 용량을 갖추었으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거의 비슷하여, 전비는 15% 정도 떨어진다. 이는 180kg 무거운 무게, 아이오닉보다 떨어지는 공력성능, 그리고 냉난방공조장치의 전력소모량이 아이오닉보다 많기 때문이다.

36kwh의 배터리로 EPA 201km, NEDC 300km 수준의 주행거리를 갖추고 있는 것인데, EPA 200km의 아이오닉EV를 한국에서 20개월 이상 운행해 온 경험에 따르면, 이정도의 1회 충전 주행거리면 큰 불만이 없다. 그리고 이보다 더 큰 배터리의 탑재는 결국 전비와 운동성능이 희생되게 될 것이고, 판매가도 크게 상승시키게 될 것이기에 현재 시점에서는 이정도의 배터리/주행거리 조합이 적정하다고 생각된다.



◆ 주행/리뷰

실제 주행은 독일 아우토스타트에서 비가 내리는 11월에 진행했다. 기온은 영상 5도 정도로서, 영상 15도의 날씨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타 보았던 MY 2016 e-골프와 한국에서 운행 중인 아이오닉EV와 비교를 해 보았다.

우선, 실내 운전석에 앉아 보니, 2017년형에서 크게 바뀐 골프의 새로운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 디스플레이가 반갑다.이는 기존 골프 Mk7이 2017년형에서 페이스리프트되면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기능을 대폭 채용하고, 운전석 디스플레이도 전면적으로 디지털화 되면서 생긴 변화로 이전보다 훨씬 첨단기술의 전기차를 타는 기분을 주면서도 이질감 없이 세련된 디자인이다.

e-골프도 2017년형부터 ADAS가 본격 탑재되어 Lane Assist기능과 ACC with predictive cruise control 까지 채용되어 있었다. 이 기능으로 크루즈콘트롤로 주행 중 도로공사 등으로 속도표지판이 임시로 변경되었더라도 차량의 전방 카메라가 바뀐 도로표지판을 인식해서 주행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게 된다.



ADAS 성능은 전반적으로 볼보 S90의 수준과 비슷하게 신뢰감 있게 작동했으며, 비상제동 보조장치(Emergency brake assist)까지 탑재되어 ACC 주행 중 운전자가 의식을 잃은 것으로 판단되면 몇 차례 강한 경고 후, 차량 속도를 줄이면서 차선까지 바꿔 갓길에 정차시키고 비상등을 켜주게 된다.

주행성능에 있어서, 낮은 무게중심과 적절한 전후 무게 배분으로 그 어떤 내연기관엔진 골프보다도 안정적이면서 경쾌한 핸들링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136마력과 290Nm의 토크는 골프 GTI는 커녕 골프 TDI보다도 떨어지는 성능이지만, 실제 도로 주행 시엔 엔진을 쥐어짜는 소음하나 없이 간단하게 즉각적으로 전체 마력을 최대치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엔진의 소음과진동을 제거하고 GTI와 e-골프를 몰아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e-골프가 더 성능이 높은 차량으로 인식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레이싱 트랙에서 최대 성능으로 측정한다면 GTI가 훨씬 빠르다)

회생제동 브레이크성능은 기어노브로 4단계 강도로 조정을 할 수 있으며, 최고강도에서도 BMW i3보다는 약하고, 모든 강도에서 아이오닉보다 부드러운 느낌이다. 아이오닉 EV에 비해서는 좀 더 전방 무게배분이 되어 있고, 한치수 광폭의 타이어로 인해 급가속시 전방타이어 슬립현상이 훨씬 덜하면서도 더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후륜서스펜션이 멀티링크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이오닉처럼 리어액슬 뒤 트렁크 쪽에 배터리가 탑재되지 않고, 그만큼의 배터리가 전방 운전석 쪽으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오닉과 비교 시 코너링성능과 핸들링의 안정감과 경쾌함은 매우 큰 차이로 체감이 되었다.

e-골프의 체감 운동성능은 골프보다 안정적이고 경쾌하며, 현재까지 출시된 동급의 모든 EV차량보다도 좋게 느껴졌다.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시끄러운 엔진소음이 없는 것이 당연하고, 주행소음에 집중해서 신경이 쓰이게 되는데, 실내 소음면에서, e-골프는 기존 골프에 비해 특별히 전기차에 대응하는 방음차음의 변화가 없었음에도 골프보다 주행소음이 더 크게 부각되지 않는, 조용하고 쾌적한 실내 소음을 체감할 수 있었는데, 아반떼의 섀시를 응용하여 제작하였음에도 주행 시 하체 노면소음이 매우 많이 올라오는 아이오닉EV에 비해 훨씬 조용했다.

◆ e-골프는 EV 판매량 1위를 할 수 있을까?

골프가 동급 세그먼트 판매량 1위이듯이 e-골프도 닛산 리프, 아이오닉 등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e-골프는 EV 1위가 될 수 없다. 생산량의 한계 때문인데, 현재 e-골프는 독일 드레스덴의 작년까지 페이튼을 생산하였던 유리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렇게 럭셔리한 드레스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e-골프의 하루 생산량은 고작 35대. 2018년 초부터 하루생산량을 70대로 늘릴 계획이지만, 그래봤자 연간 생산량은 2만대가 되지 못한다.

디젤게이트 후에 EV에 대대적인 투자와 신차출시를 약속한 폭스바겐임에도 현재로서는 전량 외주 공급받는 배터리팩의 가격과 생산량 한계로 대당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 노르웨이,미국 같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 위주로만 제한적인 차량 공급을 하고 있는 상황.

즉, e-골프는 동급 전기차 중 가장 좋은 상품성을 갖추고는 있지만, 제한적인 생산량으로 인해 1위가 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e-골프는 디젤게이트로 갑자기 주력차종화 되는 엄청난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인데, 시장의 EV에 대한 관심에 비해 폭스바겐으로서는 본격적인 EV생산 플랫폼인 MEB 플랫폼 기반의 신차가 나오게 될 2020년까지 과도기적으로 폭스바겐의 EV를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내년에 Mk8 골프가 출시되면 e-골프도 또 한 번 MQB플랫폼 기반으로 신모델로 모델 체인지되어 생산될 예정이다.



◆ e-골프 vs BMWi3

e-골프와 BMW i3의 비교는 위 사진만큼이나 다른 특성이 있다. e-골프는 기존 골프와 완전히 동일한 프로포션을 갖는데 비해, i3는 더 짧고 높으며, 훨씬 더 큰 직경이지만 트래드폭은 더 좁은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e-골프는 전반적으로 골프보다 조용하고 민첩하고 코너링이 좋은 차라면, i3는 다른 BMW와는 비교될 수 없는 전혀 다른 미래지향적(?) 운전감각을 선사한다.

그 결과 이 두 차량을 실제로 몰아본 드라이버라면, 대부분이 e-골프에 손을 들어주게 될 가망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 총평

e-골프는 필자가 타본 EV 중 테슬라 모델S를 제외하면 가장 완성도가 높고 운전하는 재미를 갖춘 EV이다. 고성능 해치백 GTI가 보다 가벼운 엔진룸 무게와 무게중심을 낮추기 위해 40년간 개선되어 왔지만, e-골프는 이미 그 이상의 이상적인 무게밸런스와 경쾌한 코너링 성능을 갖추고 있다.

2017년형부터는 폭스바겐의 최신 ADAS 장비들을 모두 갖추게 되어 전기차에 걸맞은 최상의 운전편의성과 안정성, 그리고 부분자율주행이 가능해졌다. e-골프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익숙한 드라이버에게 운전대를 넘겨주면서 e-골프를 몰면서 주의해야 할 점을 하나라도 설명해 줄 필요가 없을 만큼 안정적이고 이질적이지 않은 차량이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판매중지와 함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한국시장에 판매 재개와 함께 친환경 이미지의 개선을 위해 꼭 e-골프의 한국판매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준노 (카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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