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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당기면 늘어나는 BMW, 어쩌다 이런 걸 만들었냐고?
기사입력 :[ 2017-12-04 07:59 ]
버튼 하나 누를 때마다 모양을 바꾼 BMW 콘셉트 지나
세계의 자동차 (53) - 새로운 소재로 파격 안긴 BMW 지나(GINA)

[안민희의 드라이브 스토리] 자동차의 패널은 대부분 금속 재질입니다. 경량화를 위해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강도는 확보합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BMW는 특수 직물 소재로 차체를 감싼 콘셉트카 ‘지나(GINA)’를 공개하며 상황에 따라 모양을 바꾸는 자동차를 선보인 적 있습니다. 양산할 차는 아니지만 공기역학 등을 고려한 ‘미래의 자동차’를 제시하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2008년 BMW가 선보인 콘셉트카 ‘지나(GINA)’는 자동차의 껍데기, 패널을 모두 들어내고 옷을 입히듯 천으로 감쌌다. 팽팽하게 당긴 천으로 면의 질감을 표현하고, 솟아 오른 철제 골격으로 선을 그은 모습은 파격 그 자체였다. 그러나 ‘도대체 BMW가 왜 이런 콘셉트카를 만들었지?’라는 의문이 남았다.

당시 BMW의 디자인 수장이던 크리스 뱅글(Chris Bangle)은 “디자인의 경계를 넘어설 것을 주문 받았다. 급진적인 자동차를 만들어 디자인, 재료, 기능, 제조 과정의 경계를 밀어내기 위해 혁신을 더했다”고 밝혔다. 디자인에 대해선 “건축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금속 구조에 내구성 강한 특수 직물 소재를 펼쳐 마무리한 모습을 보면 나름 설득력이 있다.



단순히 천만 감은 것은 아니다. 지나는 상황에 따라 차체의 모습을 바꾸는 자동차다. 지나에 사용한 폴리우레탄 코팅 라이크라 재질은 탄력적이며 내구성이 좋고 방수성이 우수하다. 잡아당겨도 충분히 버티며 잘 늘어난다. 따라서 직접 잡아당기거나 내부 프레임을 변형해 다른 모양을 만들 수 있다.

BMW는 지나에 대해 “주행 상황, 운전자의 요구에 따라 모양을 바꾸며 기능도 향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부분이 헤드램프다. 평소에는 눈을 감은 모양처럼 숨겨놨다가, 운전자가 라이트를 켜면 마치 눈꺼풀 들어올려 눈을 뜨듯 숨겨둔 헤드램프를 보여준다. 주행 중 속도가 오르면 뒷 트렁크 부분을 슬쩍 높여 ‘리어 스포일러’처럼 쓴다.



일반적인 자동차처럼 보닛을 들어올리지는 못한다. 대신 보닛 중앙의 직물을 양쪽으로 잡아 당겨 엔진을 보여준다. 엔진 오일, 냉각수, 워셔액 교체 작업을 위해서다. 이처럼 운전자가 버튼 하나 누를 때마다 자동차가 모양을 바꾼다. BMW는 이를 “운전자와 차 사이의 긴밀한 상호작용”이라 부른다. 자신의 지시에 따라 모양을 바꾸는 차는 어떤 기분일까?



실내도 마찬가지다. 주차 상태에서는 스티어링 휠과 원형 계기판, 회전 속도계 및 연료 게이지가 기본 자리에 있다. 운전자가 승차할 때 거슬리지 않기 위해서다. 문을 열고 자리에 앉으면 편안하게 몰 수 있도록 모양을 바꾼다. 헤드레스트가 자동으로 솟아 머리를 받치고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이 운전자 쪽으로 다가온다. 시트도 마찬가지.



지나는 BMW Z8을 바탕으로 만든 차다. Z8은 V8 4.4L 엔진에 자동 6단 변속기 맞물려 뒷바퀴 굴리는 로드스터다. 지나의 차체는 경량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빚었다. 가벼워 달리는 맛이 출중했으리라 예상한다. 직물로 차체를 두었으니 무게가 아주 가벼웠을 테다. 게다가 주행에 필요한 부품을 모두 달아 언제든 바로 몰 수 있는 차였다.

지나의 독특한 디자인에 생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법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BMW는 “지나는 어디까지나 연구의 대상”이라 밝히며 선을 그었다. “미래 자동차의 디자인을 제시하기보다는 창의적 탐구를 원했다. 지나를 통해 우린 자동차의 미적 및 기능적 특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개성과 자기 표출을 원하는 고객의 욕구도 담았다”고 말했다.



양산은 하지 않았으나 BMW는 “지나가 향후 자동차 개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성이 무엇일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나의 디자인 특징 중 일부는 이후 등장한 차세대 Z4에 반영됐다. 이후 BMW는 지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술회했다.

“매력적인 디자인의 자동차는 혁신의 중요성을 조명할 수 있다. 여러가지 기능을 제시해 미래와 현실을 연결한다. 하지만 모든 혁신이 생산에 이를 수 있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가 지나 콘셉트로 제시한 미래에 대한 환상적인 견해는, 미래의 이동성을 위한 창조성과 잠재력을 보여줬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안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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