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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는 어떻게 럭셔리 SUV의 아이콘이 되었나
기사입력 :[ 2017-12-06 15:45 ]
소품종, 소량 생산,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영국 자동차 (5)
사막을 달리는 고급 SUV의 대명사 랜드로버 (2)

[황욱익의 플랫아웃] 랜드로버는 오프로드와 사륜구동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미국의 지프가 있었지만 영국 태생의 랜드로버와는 성격이 조금 달랐다. 지금이야 랜드로버가 럭셔리 SUV의 아이콘이 되었지만 시리즈1부터 시리지3까지가 활약한 1960년대 말까지 SUV에게 럭셔리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랜드로버가 전통을 계승하면서 나름의 자리를 잡기 시작한 시기는 1970년대로 레인지로버 클래식이라 불리는 1세대 레인지로버가 등장하면서 부터다.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이 주행안전 기술과 편의 장비에 투자하는 동안 랜드로버는 오프로드에 맞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대표적인 기술이 사륜구동 최초의 전자식 에어서스펜션과 알루미늄 V8 엔진, 4채널 ABS 브레이크, 힐 디센트 컨트롤(내리막 주행제어장치), 테레인 리스폰스(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 등이다. 지금이야 이런 기술들이 회사에 따라 차이는 있어도 보편화되었지만 랜드로버가 처음 선보였을 당시에는 매우 획기적이었다.

또한 당시만 해도 생존과 험로주파에 목적이 있었던 사륜구동은 무조건 튼튼하고 유지보수가 쉬워야 했다. 현재 SUV의 모습(강남 사모님들의 애마, 혹은 마트 갈 때 편한 차)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으며 혹자는 전체 SUV 중 98%가 폐차될 때까지 도심에서만 운행된다는 점을 강조해 불필요한 기술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1970년을 기점으로 랜드로버는 풀사이즈 SUV 시장에 진출한다. 거의 최초나 다름없었던 풀 사이즈 SUV 시장에 등장한 레인지로버는 3도어와 5도어 보디 타입에 3.5ℓ V8엔진을 시작으로 4.2ℓ V8, 2.5ℓ 직렬 4기통 디젤엔진까지 다양한 버전으로 진화했다. 클래식 레인지로버라 불리는 이 모델은 레인지로버 디자인을 적립한 것으로 유명한데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에 안락함을 겸비한 것이 특징이다.



네모반듯한 차체에 공간 효율성을 강조한 단순한 구조의 실내 패키징은 오프로드가 갖춰야할 필수 요소를 모두 갖췄으며, 이후 중형 SUV인 디스커버리로 확장된다. 특히 레인지로버의 전통 디자인으로 불리는 급격하게 깎이는 리어 라인과 오프로드 이탈각을 고려한 설계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클래식 레인지로버는 1970년부터 1996년까지 무려 26년간이나 생산된 랜드로버 최고의 장수 모델이다.



클래식 레인지로버와 시리즈3는 랜드로버의 정체성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었으며 민수용으로는 판매된 적 없는 101 FC는 1972년 등장했다. 영국 육군의 다목적 전술 차량으로 개발된 101 FC는 랜드로버의 오프로드 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유명하다. 높은 차체와 운전석 뒤쪽 아래에 배치한 엔진은 야전에서 사용하기 효율적으로 설계되었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유니목과 더불어 자동차 보다 장비 쪽에 가까운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초기 병력 수송용에 중점을 둔 101 FC는 탄약 적재차와 앰뷸런스 등 컨버전 되기도 했으며 영국 육군 외에 공군의 미사일 운반차로도 활용되었다. 101 FC재식명인 101의 유례는 101인치(2,565mm)의 휠베이스에서 따왔다.



1990년에는 랜드로버 팬이라면 누구에게나 인기가 높은 디펜더가 등장했다. 시리즈3의 후속으로 등장한 디펜더는 민수용과 군용에서 큰 활약을 했다. 플래그십인 레인지로버가 독자적인 시장을 개척하는 동안 랜드로버의 터프하고 거친 전통을 계승한 디펜더는 오프로드 매니아들의 큰 환영을 받았다. 2016년까지 생산된 디펜더는 매년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거쳤으며 101 FC의 뒤를 이어 다양한 버전으로 영국군에 공급되었다.

디펜더가 등장하기 1년 전인 1989년에는 랜드로버의 대표 모델인 디스커버리 시리즈가 데뷔했다. 레인지로버에서 파생된 중형 SUV인 디스커버리는 비교적 감각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엔진 구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생산되는 디스커버리는 5세대인 디스커버리5이다. 레인지로버 역시 현재는 4세대까지 진화했다. 감각적인 디자인의 디스커버리와 달리 약간은 투박하고 터프한 멋을 지닌 레인지로버는 매 세대마다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으며 맏형으로써 디스커버리와 프리랜더, 레인지로버 스포츠 등 랜드로버 패밀리를 이끌고 있다.



BMW와 포드를 거치면서 랜드로버는 SUV 카테고리 안에서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을 선보여 왔다. 재규어와 함께 인도의 타타모터스에 인수되면서 이러한 부분은 더욱 힘을 받아 현재는 컴팩트부터 풀 사이즈까지 거의 모든 세그먼트의 SUV를 생산하고 있다. 무엇보다 랜드로버는 기품을 잃지 않는 고급스러움과 투박하지만 간결한 디자인, 전 차종 사륜구동을 고수해 왔으며 럭셔리 SUV 시장을 다른 메이커들보다 먼저 개척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황욱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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