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News 주요뉴스

벤틀리, 롤스로이스 떠나 폭스바겐 품에 안기기까지
기사입력 :[ 2017-12-27 15:54 ]
소품종, 소량 생산,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영국 자동차 (7)
수제작 중심의 세계 3대 명차로 불리는 벤틀리 (2)



(1부에서 계속됩니다)

[황욱익의 플랫아웃] 벤틀리는 1931년 롤스로이스에 인수되었다. 쇼퍼드리븐을 추구하는 롤스로이스에 비해 스포츠 성능을 강조한 벤틀리는 적은 숫자의 모델만 내놓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벤틀리를 롤스로이스의 스킨패치 버전 정도로 생각하지만 디자인만 비슷할 뿐 벤틀리는 롤스로이스와 다른 길을 걸었다.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출력을 갖췄으며 롤스로이스와 함께 영국 왕실에 제공되는 특별모델을 제작하기도 했다.

대형 승용차에 사활을 걸었다 실패하고 중형 사이즈에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벤틀리는 유럽의 경제공황에 직격탄을 맞았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8리터는 2년 동안 100대를 생산했지만 실제 판매로 이어진 것은 78대에 불과했다. 결국 벤틀리는 롤스로이스에 인수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다. 롤스로이스가 벤틀리를 인수하면서 벤틀리의 설립자인 월터 오웬 벤틀리는 개발 엔지니어로 영입된다. 그러나 월터는 1935년 코치빌더인 라곤다로 자리를 옮겨 V12 라곤다를 완성해 그해 르망에서 우승을 거머쥔다.



사실 롤스로이스 산하에서 벤틀리는 별다른 차별화를 추구하는데 실패했다. 롤스로이스와 다른 점은 그릴과 시트 색상, 엔진 출력 정도로 일반인들이 보기엔 큰 차이가 없었고 주 고객층이었던 귀족들과 부호들 역시 그 차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벤틀리는 롤스로이스의 모습을 한 컨버터블과 터보엔진 장착 모델들을 선보이며 오너가 직접 운전하는 고급차의 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1946년에 등장한 마크Ⅳ를 통해 벤틀리는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1952년까지 5,208대가 생산된 마크Ⅳ는 4도어, 2도어 세단을 비롯해 드롭헤드 쿠페를 선보였는데 벤틀리 공장 뿐 아니라 코치빌더 더비와의 작업으로도 유명하다.



1955년에는 벤틀리의 상징과도 같은 컨티넨탈의 전신인 S 시리즈가 등장했다. 벤틀리의 아이덴티티를 가득 담고 있는 컨티넨탈은 1950년 이후 지금까지 벤틀리 하면 떠올리는 이름이기도 하다. S 시리즈는 벤틀리의 크루 공장 외에 코치빌더에서 제작하기도 했는데 크루 공장에서는 라지사이즈 세단형 보디만 제작했고 쿠페와 컨버터블 보디는 별도의 코치빌더에서 제작했다. S 시리즈의 정점을 찍은 S3는 1962년 등장해 1965년까지 1629대가 만들어졌다. 이중 1286대가 세단, 32대가 롱 휠베이스 버전, 311대가 컨티넨탈 섀시를 사용한 버전이었다.

S3 세단의 경우 시판가가 6,126파운드부터 시작했는데 이는 당시 인기를 끌던 재규어 마크Ⅹ의 시판가인 2,022 파운드의 세배가 넘는 가격이었다. 이때부터 벤틀리의 디자인은 롤스로이스와 거의 같아지기 했으며 비교적 접근성을 고려한 오너 드라이브 중심의 고급차로 자리를 잡는다. S3 컨티넨탈이 코치빌더에서 제작된 이유는 1959년 롤스로이스가 코치빌더였던 HJ 뮬리너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 보디는 후에 롤스로이스 실버 클라우드에도 사용하며 최종 S3 버전은 롤스로이스 실버 섀도우와 벤틀리 T 시리즈까지 사용한다.



벤틀리 T 시리즈는 1965년 등장해 1980년까지 생산된 장수 장수모델이다. 롤스로이스 실버 섀도우 섀시를 기반으로 다듬은 T 시리즈는 보닛이 조금 더 낮고 둥글게 다듬어진 라디에이터 그릴 뿐 외관상으로는 실버 섀도우와 큰 차이가 없었다.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다른 부분은 벤틀리 엠블럼 정도였으나 사실 내부를 보면 실버 섀도우와는 전혀 다른 차였다. 초대 T 시리즈에는 시트로엥의 특허를 가져온 서스펜션과 유압 브레이크를 채택했으며 새롭게 설계된 파워 스티어링, 자동변속기, 8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한 전동 시트 등이 대표적이다. 1977년 업그레이드된 T2는 1980년까지 총 568대가 생산되었다.

1980년대 들어오면서 벤틀리는 기존 라지 사이즈 세단 외에 고성능 럭셔리 쿠페와 컨버터블 분야의 강자로 부상한다. 롤스로이스와 같은 이름을 사용했던 코니시를 비롯해 컨티넨탈이 속속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고 기존 라지 사이즈 세단에서는 뮬산과 브룩랜즈 같은 차들이 등장했다.



벤틀리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냈다는 터보 R도 빼놓을 수 없다. 1985년부터 벤틀리가 폭스바겐에 인수되기 바로 직전까지 생산된 터보 R 시리즈는 터보 R과 터보 S, 터보 RT 등의 버전을 선보이며 7,842대가 생산되었다. 다양한 특별 버전이 존재했던 터보 R 시리즈는 폭스바겐 인수 후에도 아르나지로 이어진다.

벤틀리가 롤스로이스의 영향력을 완전하게 벗어난 시기는 1998년이다. 애초에 롤스로이스 인수를 준비하던 폭스바겐은 복잡한 절차 끝에 벤틀리를 손에 넣었고 벤틀리가 추구했던 정통을 나름의 방식대로 지키며 21세기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고 있다. 섀시와 엔진을 이제 폭스바겐이 만들지만 벤틀리 역사상 명차로 꼽히는 컨티넨탈과 아르나지, 뮬산은 새로운 버전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황욱익

*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플랫아웃은 연재가 종료됨을 알려 드립니다. 그동안 [황욱익의 플랫아웃]을 애독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