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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가문의 직계자손 컴패스, 지프니까 한번 믿어봤다
기사입력 :[ 2018-07-23 10:16 ]
[시승기] 지프의 21세기 선봉장 컴패스의 매력

“컴팩트 SUV의 지프적 해석. 타면 탈수록 컴패스의 매력이 하나 둘 드러난다. 현대인들이 원하는 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여기에 지프의 역사와 전통까지 담고 있다. 지프의 21세기 선봉장이다”



모든 생물은 DNA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다음 세대에 전달한다. 이 정보는 환경에 따라 진화 혹은 퇴화되지만 유전적 특성은 오랜 시간을 거쳐 다듬어진다. 최초의 유전적 특성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프를 언급했을 때, 튼튼하고, 거침없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 지프가 가진 유전적 특성에 21세기 소비자가 원하는 내용을 최적의 조합으로 배합한 모델이 올 뉴 컴패스다. 도심형 컴팩트 SUV라고 해도 지프의 배지를 다는 순간,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유전적 특성은 되살아나며 여기에 세대를 거치면서 진화까지 거듭한다.



학창시절,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을 게다. 공부 잘하는 녀석, 늘 즐거움을 주는 친구, 운동깨나 하는 건강한 녀석, 교실 맨 뒤에서 늘 조는 친구 등등 옳고 그름이 아닌, 그리고 좋고 싫음을 떠나 이들은 친구였고 내 머릿속에는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물정을 알게 될 때쯤, 그 많은 친구들 중에서도 유독 떠오르는 녀석들이 있다. 믿음이라는 든든함을 주었던 친구. 나에게는 지프가 그런 브랜드다. 투박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 나를 맞아주는 친구 같은 브랜드 말이다 전세계 충성도 높은 지프 마니아들이 그 증거. 이들은 세대가 다르고 환경도 다르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지프라는 브랜드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으로 지프는 강력한 프레임 보디에 네바퀴굴림, 이를 바탕으로 한 험로 주파를 고집했다. 그런데 사실 SUV라고 해도, 네바퀴굴림이라고 해도, 거의 대부분 폐차 그 순간까지 오프로드 근처에는 가보지도 않는다. 주로 SUV 붐을 타고 태어난, 틀만 SUV인 모델들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여기에 지프라는 브랜드, 지프 모델은 빠져 있다는 사실. 지프 팬들은 SUV 용도 자체를 완전히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도심,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달리기 때문에, 어디를 달린다는 조건 자체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고 SUV 용도가 변했다. 특히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변화의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졌다. 지프 역시 이에 발맞추기 시작했다. 물론 다양한 SUV를 찍어내는 다른 메이커들과는 행보 자체가 다르다. 지프 브랜드만의 (효율성 높고 활용성 많은) 역사와 전통을 끝까지 고집하고 있는 것.



컴패스는, 컴팩트 SUV의 지프적 해석이다. 현대인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여기에 지프의 철학까지 담은, 지프의 21세기 선봉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모델이 컴패스다. 철옹성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릴 정도로 튼튼해 보이는 외모부터 신뢰성 높은 네바퀴굴림 시스템, 다양한 공간활용성까지, 컴패스는 컴팩트 SUV라는 카테고리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컴패스는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컴팩트 SUV의 원조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컴패스는 외모부터 경쟁자들과 차이가 있다. 조금이라도 예쁜 얼굴과 몸매를 갖기 위해 온갖 성형수술을 받는 요즘 SUV에 비해 조금은 투박해 보일 수 있지만, 단단하게 각 잡힌 디자인과 지프의 전통적인 세븐 슬롯 라디에이터 그릴 및 사다리꼴 휠 하우스를 보면 비슷한 개념의 다른 차들과는 가는 길 자체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시그니처 주간등과 그랜드 체로키에서 영감을 받은 헤드램프가 강인한 인상의 정점이다. 곡선보다 직선과 넓은 면을 활용한 외모는 믿음 그 자체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 직접 쓰지 않는 구성품들은 최대한 줄이거나 차체 안에 숨기는 대신, 가장 필요로 하는 요소들만 끄집어냈다. 덕분에 미국적인 디자인 패키징 특징인 큼직큼직함, 그리고 조작 편의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스위치가 터치패널 안으로 들어가는 요즘 추세와는 다르게, 자주 쓰는 버튼은 예전 방식 그대로 그 자리에 있다. 첨단 디바이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터치패널이 유용하다. 하지만 스위치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버튼의 조작성을 그대로 유지, IT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



이밖에도 USB포트와 230V 커넥터, 곳곳에 있는 수납공간과 컵 홀더는 활용도가 높다. 그리고 모든 부분의 질감에 신경 쓴 마감재는 확실히 요즘의 감성에 가깝다. 전통은 유지하되 트렌드 역시 놓치지 않는 지프의 믿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4리터 가솔린 유닛. 지프가, FCA의 식구가 되면서 올리기 시작한 타이거샤크 멀티에어 2는 지프 브랜드 외에도 다양한 차종에 사용한다. 그만큼 신뢰도가 높다는 의미. 최고출력 175마력(6천400rpm)이며 최대토크는 23.4kg·m(3천900rpm)이다. 대부분의 토크가 2천500rpm 부근에서 터져 정체 혹은 서행이 반복되는 시내주행에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 트랜스미션은 경쟁차종 중 유일하게 자동 9단. 고속주행의 안정성과 시내주행의 경제성을 고려한 결과로 주행상황에 따라 최적의 기어를 바꿔 문다. 주행모드는 오토, 스노, 머드, 샌드 등 네 가지로, 지프의 셀렉 터레인을 통해 제공된다. 차가 멈추면 엔진이 꺼지고 브레이크를 놓으면 다시 엔진을 깨우는 스톱/스타트 기술이 기본사양으로 들어갔다.



운전석에서 볼 수 있는 시야가 상당히 넓다. 앞쪽 시야뿐만 아니라 좌우도 탁 트였고, 듀얼 패널 파노라마 선루프가 바깥의 푸르름을 빨아들인다. 기본으로 갖춰지는 사각지대경고 역시 비슷한 체급의 다른 차들에 비해 범위가 넓어 운전자에게 보다 넉넉한 여유를 제공한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회전반경이 짧아 좁은 도로에서 움직임이 민첩하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가솔린엔진임에도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지프하면 단단한 프레임 보디가 전통이라는 인식은 지금도 고정관념 아닌 고정관념. 이 부분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지프의 대부분 차들은 모노코크 보디와 프레임 보디 중간형태인 유니 보디 스타일을 채택하고 있는데 승차감은 프레임 보디 쪽에 가깝다. 지프를 선택하는 소비자층이 그쪽에 더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프레임 보디는 모노코크 보디에 비해 승차감이 단단한 편인데 스포츠카처럼 고속주행에 필요한 단단함과는 차이가 있다. 보디 전체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거나 유연성의 마진을 적게 두는 쪽에 가깝다.

가솔린엔진답게 회전수를 조금 높게 설정했을 때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묵직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에서 오는 신뢰감은 지프 DNA에 있는 그대로다. 시승 기간 동안 운 좋게(?) 다양한 조건을 만났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도 있었고, 30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도 경험했으며, 빌딩숲 사이사이 도심 구석도 파헤쳤다.

사실 컴패스에 대한 기대감이 그리 큰 건 아니었다. 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매력이 하나 둘 드러났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들의 철학을, 지금까지 이어온 경험을 통해 운전자에게 전달한다는 것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리고 다양한 주행환경을 경험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기능은 지프의 네바퀴굴림 시스템 셀렉 터레인이다. 다양한 전자장비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빠른 토크 분배를 숫자로 설명하는 네바퀴굴림 시스템들이 많지만, 지프의 셀렉 터레인은 그런 통계수치가 없어도 믿음이 간다. 탄탄한 아스팔트는 기본이고, 빗물이 고여 미끄러운 도로, 오프로드 할 것 없이 운전자의 의도를 기가 막히게 읽어낸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지프의 독보적인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컴패스에도 적용되었다.

컴패스는, 컴팩트 SUV도 지프가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강력하게 내세우고 있다. 언제나 늘 그 자리에서 든든하고 믿음직하게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 같은 그런 차다. 지프가 그런 브랜드 아닌가.

자동차 칼럼니스트 황욱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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