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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쏘, 세계최고 기술을 세계최초로 양산화. 그걸 현대가 [올해의 자동차]
기사입력 :[ 2018-12-13 14:40 ]


<올해의 공로상> : 현대자동차 넥쏘
수소전기차시장 개척한 넥쏘의 역할론과 숙제

◆ 다음 자동차 칼럼니스트들이 독단과 편견으로 뽑은 2018년 올해의 자동차
(4) 올해의 공로상 - 현대자동차 넥쏘

한 해를 돌이켜보면, 올해 역시 많은 브랜드에서 다양한 형태와 구성, 가격의 모델을 발표했다. 모두들 자신의 차가 해당 세그먼트에서 성능 혹은 가격 대비 최고임을 내세운다. 그리고 하나 더. 많은 차들이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볼 수 있다. 바로 파워트레인에 전기모터를 추가하는 전동화(Electrification)다. 순수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모델 S는 물론이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상징과도 같은 토요타 캠리와 렉서스 ES,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본격적인 전동화 시작을 알린 메르세데스-벤츠의 GLC 350e에 포르쉐 파나메라 4E-하이브리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연 현대 코나 EV와 기아 니로 EV까지 모두 전기모터를 단 차들이다.

특히나 우리를 흥분하게 만든 건 단연 현대의 넥쏘다. 수소연료전지 전기자동차(FCEV)라는 정식 명칭보다 앞뒤 다 자른 수소차라고 알려지면서, 기름 대신 수소를 태워 달린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오해를 사기도 했다. 특히 컨셉트카에서 그대로 이어진 외관은, 파격적인 디자인을 인정받아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했고, 대시보드 통합형 인테리어와 브리지 타입 센터페시아 등은 최근 나온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까지 이어지며 선구적인 넥쏘의 위치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물론 넥쏘의 의미는 차근차근 쌓아온 시간과 그 기간 동안 숙성시킨 파워트레인에 있다. 시작은 2001년. 싼타페 시험모델로 시작한 FCEV는 2005년 투싼과 2009년 유럽형 SUV ix35를 거치며 기술이 높아진다. 첫 모델이 나온 지 10년이 안 된 2010년, FCEV로는 4세대에 해당하는 신형 ix35 FCEV가 나왔고, 2012년 일반 판매를 시작했다. 다양한 파워트레인의 실용성을 입증하기 위한 치열한 친환경차 전쟁터에서 대한민국 자동차회사가 세계최초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라는 타이틀을 가져오는 순간이었다. 이 차는 95% 이상의 부품을 국산화했고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에서도 만들어 판매한 경험까지 쌓았다. 지금도 미국의 도로를 달리고 있는 투싼과 넥쏘 FCEV 누적주행거리가 681만 마일(약 1천90만 킬로미터)을 넘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넥쏘를 통해 선보인 기술들은 현대기아차그룹의 모델에 차근차근 퍼지며 상품성을 높이고 있다. 세계최초로 썼던 후진 가이드 램프는 제네시스 G90으로 자리를 옮겼고, 더 넓은 공간을 비춰 사각지대를 없앤 후측방 모니터는 기아 K9에서 시작해 제네시스 G90와 현대 팰리세이드까지 이어졌다. 이미 넥쏘가 180킬로미터 이상 거리를 반자율주행으로 달린 기술이 그대로 쓰이고 있다. 차체 크기나 성능이 아닌, ‘기술적 플래그십’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넥쏘의 역할이었다.

이런 뿌듯함 뒤에는, 아쉽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 지난 3월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넥쏘는,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등이 감면되는 기본적인 세제혜택을 적용해도 6천890만 원과 7천220만 원의 높은 가격을 비롯한 이런저런 이유로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다. 지난 11월 160대가 등록되며 판매시작 이래 최대수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적게는 3천250만 원부터 많게는 3천500만 원에 달하는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이 떨어진 연말임을 감안하면 올해 통틀어 1천 대도 팔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론칭 당시 예약숫자가 700여 대라고 했으니 ‘목표달성’을 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야심차게 선보인 차치고는 초라한 수치다.



전국 열 개의 수소충전소는 언제쯤 숫자가 더 늘지 기약이 없다. 최소한 도 단위로 따져도 경기 동부와 북부, 충청북도 전체, 전라북도 전체와 강원도에는 충전소가 아예 없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이 살고 있는 서울/경기권에 딱 두 개 밖에 없는 수소충전소. 심지어 상암동 충전소는 평일 낮에만 운영하고, 심지어 1일 공급할 수 있는 수소 양에 제한이 있어 갈 때마다 채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첨단 자동차라고 해도 일단 양산과 판매를 시작했다면, ‘보통의 자동차’처럼 필요할 때 충전하고 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게 문제다. 수소연료를 가득 채우는데 5분이면 되고 이 상태에서 600킬로미터 넘게 달릴 수 있다고 한들, 충전소가 없는데 이를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답답한 이야기를 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그럼에도 넥쏘는 ‘공로상’ 자격이 충분하다. 수소연료전기차를 개발하면서 쌓은 시간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이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쓸 만한 자동차’를 내놓았다는 게 두 번째 이유.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넥쏘 페이지에 가면 이런 소개가 있다. 3단계 공기정화시스템을 통해 초미세먼지 99.9퍼센트를 제거하는데 넥쏘 1만 대가 달리면 디젤차 2만 대 분의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다. 나무 60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탄소 저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현대가 해야 할 일은 넥쏘가 많이 팔릴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세우는 것이다. 공로상이 아니라 대상을 받기 위해 필요한 일 아닐까?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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