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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바이크 시장의 독보적 존재, 두카티 파니갈레 V4
기사입력 :[ 2018-12-15 13:21 ]


<올해의 가장 특별한 모터사이클> : 두카티 파니갈레 V4
여타 슈퍼바이크를 졸지에 구식으로 전락시키다

◆ 다음 자동차 칼럼니스트들이 독단과 편견으로 뽑은 2018년 올해의 자동차

(6) 올해의 가장 특별한 모터사이클 - 두카티 파니갈레 V4

올해 국내에 선보였던 모터사이클 중 가장 특별한 모델은 두카티가 내놓은 파니갈레 V4. 할리데이비슨 CVO 시리즈나 인디언 스카우트, 허스크바나 701 비트필렌, 혼다 골드윙 등이 출중한 성능과 미려한 디자인, 흥미로운 스토리들을 가지고 있지만 두카티 파니갈레 V4가 확실히 두드러진다.

파니갈레 V4는 지금까지의 슈퍼스포츠 바이크 역사를 완전히 새로 쓴 모델이다. 월드 슈퍼바이크 챔피언십(WSBK) 레이스는 양산해 판매하는 모터사이클을 사용한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는 다음 슈퍼바이크 개발에 이용한다. 아무리 양산형 바이크를 썼다고 해도 레이스 머신은 완전히 다르다.

레이스용 바이크를 일반용으로 내놓기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단 가격을 맞추기 어렵다. 환경규제나 공도용 파츠는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두카티가 잘 하는 일이 바로 이런 것이다. 공도용 따로, 레이스용 따로 만들기보다는 레이스용으로 개발해 최소한의 공도주행 파츠를 달거나 약간의 디튠만 해놓고 그대로 일반에 판매한다. 파니갈레 V4도 그런 맥락의 시작점이다. 일반모델만 해도 최강의 제원을 갖추고 있지만 스페셜 버전이나 슈퍼바이크 머신에 준하는 스펙의 R버전을 시판해 버린다. 어차피 많이 팔 생각도 없고 팔 수도 없다. 두카티 파니갈레 V4가 특별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파니갈레 V4는 214마력에 무게는 175킬로그램. 연료와 오일을 넣은 주행준비 상태라고 해도 1킬로그램당 1마력 이상을 낸다. 단순한 마력과 무게만으로도 다른 슈퍼스포츠 바이크들을 압도했다. 양산형으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수치. 곧바로 두카티 V4 스페치알레 버전도 공개했다. 레이스 배기 시스템을 사용하면 최대 226마력까지 낼 수 있다.



6축 관성센서를 갖추는 등 차원이 다른 수준의 전자장비가 들어갔다. 트랙션컨트롤도 단순히 바퀴가 헛도는 걸 감지해 제어하는 수준이 아닌 기우는 각도를 계산해 작동여부를 판단한다. 미끄러지더라도 넘어지는 위험한 각도가 아니라면 작동하지 않는다. 이를 이용해 안정적으로 파워 슬라이드를 할 수 있다. 트랙션컨트롤과 윌리방지컨트롤, 빠른 스타트를 가능하게 하는 파워론치, 퀵 시프트는 기본이고 엔진브레이크 컨트롤도 들어간다. 기본모델에는 쇼와 BPF 프런트 포크, 스페치알레에는 올린즈 서스펜션이 올라간다. 마르케지니 단조 알루미늄 휠에 마그네슘합금 서브프레임, 그리고 각종 카본파츠들로 채워졌기에 이런 무게와 출력을 낼 수 있다.

지난해 말, 파니갈레 V4의 스펙을 발표했을 때부터 올해의 슈퍼바이크 시장은 파니갈레 V4가 장악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수의 브랜드들이 자존심을 걸고 만든 슈퍼바이크들이 파니갈레 V4 때문에 순식간에 구식 시스템을 가진 모델로 전락해버렸다. 아쉬운 점은 국내분 물량수급과 인증문제로 여름 시즌 이후부터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파니갈레 V4가 특별한 이유 중 또 하나는 두카티가 만든 첫 번째 4기통 엔진이라는 점. 두카티의 상징은 L형 트윈엔진이었다. 거기에 데스모드로믹 시스템이라고 하는 밸브스프링을 쓰지 않는 독특한 밸브개폐 구조로 이론상 한계치 없이 회전할 수 있는 방식을 쓰고 있다. 데스모드로믹 밸브 개폐 시스템과 더불어 L 트윈엔진은 두카티의 정체성 중 하나였다.



두카티는 올해까지 L 트윈엔진 1천198cc의 파니갈레 R로 WSBK에 참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규정상 더 이상 배기량을 키울 수 없고, 이대로는 출력과 내구성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V형 4기통 엔진이다. WSBK는 기통마다 배기량 규정이 다르다. 4기통은 1천cc 미만, 2기통은 1천200cc미만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슈퍼바이크들은 직렬 4기통 엔진을 얹는다. 상대적으로 만들기 쉽고 고른 출력과 내구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엔진들을 지금까지 불리한 L형 2기통 엔진으로 상대해 왔다. 배기량 확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 처음으로 만든 4기통 엔진이 바로 V형 4기통이다. V형 엔진은 직렬 4기통만큼 엔진 폭이 커지지 않아 운동성능이 희생되지 않기에 승산이 충분하다. 그간 두카티는 부족한 출력을 2기통 엔진의 가벼움을 무기로 한 운동성능으로 뒷받침해 왔다. 다만 L 트윈엔진과 마찬가지로 차체 안쪽에 오는 기통의 냉각효율에 대한 위험부담은 남아있다. 그것을 극복해내고 경이적인 출력과 혹독한 감량을 이뤄낸 것이 파니갈레 V4이다.

슈퍼스포츠 시장은 크게 변했다. 절대적인 수요와 판매량은 많이 줄었지만 질적인 요구는 계속 높아졌다. 가격이 높더라도 성능이 뛰어나면 선택한다. 두카티와 BMW가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기본사양만 해도 최강인데 거기에 더 높은 스펙의 스페셜 버전이 나오면 기본모델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린다. 어차피 대중용 모델이 아닌, 극소수의 마니아를 위한 모델이다. 이렇게 얻을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투자가치가 충분하다.

꾸준히 쌓은 두카티 프리미엄 이미지는 다소 높은 가격이라고 하더라도 수긍이 간다. 슈퍼카가 일반인들이 살 수 없는 가격이지만 모두가 받아들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특별함을 위한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된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모터사이클, 두카티 파니갈레 V4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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