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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고성능차, 럭셔리카…올해 현대차가 ‘열일’ 했다
기사입력 :[ 2018-12-17 08:45 ]


석 대의 자동차로 되돌아 본 2018년 자동차시장

[김형준의 숫자 깨먹기] 응답하라 2018. 이제 보름 정도 지나면 2019년 기해년이 시작된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에 앞서 습관처럼 살펴보는 지난 1년. 올해도 다양한 신차와 사건, 사고가 있었다. 안쓰럽거나 우울하거나, 혹은 부정적인 이슈들은 제외하고 보니 3가지 큰 이슈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공교롭게도 모두 현대차그룹의 소식인데 그들을 좋아하건 말건, 지지하든 반대하든 이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겠다. 2018년은 현대차그룹이 드물게 ‘열일’한 한 해였음을.



◆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2018년은 한국 자동차 역사에 배터리 전기 자동차(BEV) 시대의 진정한 원년으로 기록해두어도 되겠다. 물론 BEV가 한국에 선보인 건 이미 몇 년 전이지만 올해의 경우 판매량이나 가짓수로 말하는 양적 성장뿐 아니라 BEV의 주행성이 보편적인 쓰임에 무리 없을 만큼 향상됐다는 질적인 성장으로도 의미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최근 경험해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한 예인데, 이 차는 1회 충전으로 406km를 이동할 수 있다는 제원 하나만으로도 운전자에게 적지 않은 안도감을 선사했다. 출발지와 목적지 그리고 이동 중 충전만 가능하다면(또는 충전설비를 파악하고 있다면) 출퇴근은 물론 중장거리 이동 목적으로도 기존 내연기관 차를 대체하기에 손색없다. 주행거리만이면 문제겠지만 가속, 핸들링, 주행품질 등 전반에 걸친 주행성의 완성도도 꽤 수준 높다. 1kWh당 5.6km를 달리는 높은 효율도 간과할 수 없는 장점이고.



그만큼 단점도 뚜렷하다. 마치 2000년대 초중반 소형차 같은 플라스틱 내장재 품질이라든가 머리가 지끈거리는 유기화학용제 냄새, 배터리 팩이 만들어준 낮은 무게중심이라는 장점이 무색한 수준 이하의 타이어 접지력, 크로스오버 형태임에도 옹색함을 떨치지 못한 뒷자리 거주공간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코나 일렉트릭은 ‘다음 차는 BEV로 해야겠다’는 강한 확신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내년 이후 BEV 판매량이 올해(지난 10월말 기준 총 2만4207대)만큼일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해를 거듭할수록 정부 및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구매보조금의 축소가 불가피해서다.



◆ 현대차 벨로스터 N

957대. 지난 10월 말 기준 벨로스터 N의 누적 판매량이다. 지난 6월부터 등록되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시중에 풀린 건 7월부터니까 4개월 동안 거둔 성적표다. 6월(15대)을 제외한 월평균 판매량은 약 235대. 수치만 보면 많진 않지만 고성능 모델이라는 특수성, 수동변속기뿐이라는 제약, 그리고 조금은 부담스러운 스타일 등을 고려하면 아주 형편없는 성적도 아니다. 실상 벨로스터 N은 판매량보다는 출시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갖는 차다. 적당히 잘 팔릴 만한 차만 만들어온 현대자동차의 물건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겠고. 벨로스터 N의 매력 중 하나라면 파워트레인과 드라이브트레인과 섀시 특성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지점에서 벨로스터 N은, 역시 올해 국내에 출시한 포드 머스탱 5.0 GT를 연상케 한다. 두 모델은 차의 크기나 설계 개념, 출력의 수준 등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다양한 세팅을 시도하면서 운전자와 차가 함께 성장해가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이는 1950년대 미국 자동차 신을 점령한 포니카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미국 젊은이들은 손수 구한 대형 엔진을 평범한 승용차 차대에 욱여넣은 채 거리를 비틀비틀 질주하며 청춘을 불살랐다. 올해 한국에선 벨로스터 N을 끌고 부지런히 트랙을 찾아다니는 젊은(또는 젊고 싶은) 스포츠주행 애호가들이 부쩍 늘어났다. 고성능 자동차의 입구 또는 스포츠주행의 입문 모델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얘기다.

물론 두 차는 미국과 한국이라는 제조국 이상의 차이점을 보여주기도 했다. 머스탱 5.0 GT는 미국 포니카의 전형을 간직한 차답게 터프하고 요란한 운전경험을 선사하지만 정교한 맛은 아무래도 떨어진다. 반면 벨로스터 N은 미국 취향을 덧입힌 유럽식 핫해치의 전형을 지닌 차답게 타이어 접지성능을 충분히 ‘써먹는’ 섀시로 조종하는 재미를 안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출력에 대한 갈증도 심해졌다.



◆ 제네시스

연말 한국 자동차 업계에 가장 큰 뉴스는 미국 <모터 트렌드>가 제네시스 G70에 수여한 ‘올해의 차’ 수상 소식이겠다. 해당 콘테스트에 한국차가 후보작에 오른 적은 여러 차례지만 올해의 차를 수상한 건 처음이다. G70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제 각각이지만 중론은 ‘BMW 3시리즈 못지않은 주행성’ 그리고 ‘가격 대비 가치’로 모인다. 스포츠세단 본진인 유럽엔 진출하지 않고 미국시장에서만 승부를 걸고 있다는 점이 걸리긴 하지만, 미국이 가장 큰 스포츠세단 시장임을 고려하면 (판매 실적은 차치하더라도) 이번 수상 소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제네시스에 관해서라면 연말에 부쩍 뜨겁게 달아오른 분위기인데, G90이 방점을 찍은 덕이다. EQ900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풀 체인지에 가까운 디자인 변화를 모색했는데, 실상 G90에 담긴 새로운 시그니처 디자인이 GV80과 G80 풀 체인지 등 내년부터 속속 등장할 차세대 제네시스 모델들의 디자인 토대가 될 것임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제네시스는 G90 출시를 즈음해 만프레드 피츠제럴드(브랜드 총괄), 이상엽(디자인 총괄) 등 브랜드를 이끄는 중역들이 전면에 나서서 ‘한국형 럭셔리’라는 새로운 화두를 적극 알리고 있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라는 의제의 참신함이나 진부함 여부는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단지 고급스러운 차 내지는 조금 더 비싼 고급 현대차라는 어정쩡한 이미지였던 제네시스가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규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바라볼 만하겠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형준

김형준 칼럼니스트 :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과 <톱기어> 한국판, 남성지 <지큐코리아>에서 다년간 자동차 글을 써왔다. 글로벌 자동차 잡지 <모터 트렌드> 편집장을 거쳐 현재는 한층 흥미롭고 심도 깊은 자동차 문화 탐구를 위해 자유 항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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