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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만점’ 쏘울 부스터, 한미 통합 챔피언이 되어라 [기해년, 당신 마음 빼앗을 신차]
기사입력 :[ 2019-01-01 10:41 ]


미국시장 제패한 쏘울, 한국 소비자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기해년, 당신 마음 빼앗을 신차] 기아차 쏘울은, 그러니까 1세대 쏘울은 특별한 기대를 주는 차였다. 2008년 나온 오리지널 모델은 닛산 큐브가 불 지핀 박스형 크로스오버카의 인기에 편승했다. 큐브의 반듯한 모양과 낭비 없는 공간에 매료된 이들에게 쏘울은 ‘한국형 박스카’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거대한 기대감을 안겼다. 하지만 1세대 쏘울은 모양만 박스 형태인 차였다. 해치백보다 높고 SUV보다 낮은 시트 높이가 다를 뿐 실내공간의 구성이나 쓰임새는 그럭저럭한 해치백과 한 치도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 5년 만에 완전 변경한 2세대도 실내구성은 오리지널 모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내장재와 조립품질이 개선되고 장치는 쓰기 편하게 배치됐지만, 여전히 지붕만 조금 높은 해치백이었다. 마치 박스카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말하는 듯했다. 한국형 박스카에 대한 기대도 그쯤에서 저버렸다. 선풍적 인기의 발원지였던 미국 시장에서도 소형 박스카는 저물어가는 해였다. 박스카의 시조격인 닛산 큐브, 싸이언 xB 판매 역시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미국에서 박스카의 시대는 저물었지만 ‘모조 박스카’였던 기아차 쏘울의 인기는 꾸준했다. 2011년 처음으로 연간 10만대 이상(10만2267대) 판매를 넘어선 뒤로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났다. 2016년엔 14만5768대가 팔렸다. 그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아차 모델이었다. 그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서브콤팩트 승용차이기도 했다. 닛산 베르사(13만2214대), 혼다 피트(5만6630대), 포드 피에스타(4만8807대) 등이 쏘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이듬해인 2017년에도 쏘울은 11만5712대 판매로 미국 서브콤팩트 승용차 시장 정상에 올랐다. 2세대 쏘울은 실상 미국에 투입된 2013년부터 지난해(11월 말 기준)까지 5년 내내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서브콤팩트 승용차였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선 2010년대에 미국에서 쏘울보다 많이 팔린 서브콤팩트 카는 없었다.

미국에서와 달리 한국에서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2010년 2만2000여 대 팔린 게 정점이었고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걸었다. 2세대 모델은 2014년 4373대 판매에 머물렀고 지난 연말(11월 집계) 기준으로는 2382대 판매가 고작이었다. 심지어 판매량의 절반 이상(1746대)은 EV 버전이었고. 미국 서브콤팩트 카 시장에서의 선전이 없었다면 프라이드가 그랬던 것처럼 소리소문 없이 판매차종 리스트에서 지워졌어도 하나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쏘울은 살아남았다. 지난해 11월 LA오토쇼를 통해 3세대 모델이 소개됐고,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기 ‘쏘울 부스터’라는 이름으로 올해 1분기 중 판매에 들어갈 거란 소식이 전해졌다. 다행이라 여긴, 그리고 2019년의 기대되는 신차로 꼽은 이유 하나는, 쏘울처럼 개성 강한 차가 살아남아주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EV 모델의 동반 출시가 예정돼 있어서다.

극심한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3세대 쏘울의 한국 출시가 결정된 건 최근의 SUV 인기몰이에 힘입은 바가 크다. 차는 여전히 해치백과 박스카 또는 박스카와 SUV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어정쩡한 개념을 담고 있다. 하지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게 크로스오버 모델의 장점인 걸 감안하면 3세대 쏘울은 요즘 인기 절정인 B 세그먼트 SUV에 뒤섞여 나름의 장점을 어필할 가능성이 크다. 그 ‘나름’이 무엇일지는 2세대 모델이 작은 단서일 수 있겠다. 2세대 쏘울은 인테리어와 주행품질의 개선이 핵심인 모델이었고, 그 경쟁력은 최근의 B SUV 제품군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이는-기아차가 억지로 시대 흐름을 역행하지 않았다는 단서 하에-5년 만에 완전 변경한 3세대 모델에서도 여전한 경쟁력으로 남아 있을 터다.



이번 3세대의 경우 현대차 코나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AWD(All Wheel Drive) 옵션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멀티링크 뒤 서스펜션 등을 토대로 한 좀더 차분한 주행품질도 기대해봄 직하다. 실제로 멀티링크 뒤 서스펜션은 EV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다. EV 모델에 한정해 얘기한다면 64kWh 용량의 수랭식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 등 EV 파워트레인도 코나 일렉트릭과 고스란히 함께 쓴다. 100kW 급속충전을 지원하는 DC 콤보 방식 충전 기준, 400km 남짓의 넉넉한 주행거리, 150kW(204마력)/40.2kg·m에 이르는 즉각적인 파워 등 코나 일렉트릭에서 맛본 ‘현실’ BEV(전기차)의 장점도 고스란할 거란 의미다.

EV 모델과 1.6리터 터보 4기통 엔진을 얹는 일반 모델의 출력(204마력)이 같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연료탱크 크기(50리터 추정), 1.6T 엔진의 연료효율(리터당 11.5~11.8km 추정)을 고려하면 두 차는 사용하는 에너지의 종류(가솔린과 전기)만 다른 같은 차라고 봐도 무방하다. 소비자가 재래식 내연기관과 전기 파워트레인을 동일선상에 두고 고민하는 진정한 BEV 대중화의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구매보조금 규모, 충전 인프라의 확충 등 논의하고 보완돼야 할 문제가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3세대 쏘울이 얼마나 많이 팔릴지는 알 수 없다. 미국에서 지금까지처럼 성공적인 모델로 굳건할지 여부도 알 수 없다. 대신 EV 모델은 완성도 높은 인테리어와 스타일을 갖춘 것만으로도 기다려볼 가치가 충분하다. 코나 일렉트릭의 조악한 인테리어, 니로 EV의 별난 외모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고. 두 차 모두에 단점으로 지적됐던 불편한 뒷자리(바닥에 배터리 팩을 담으면서 시트 높이나 자세가 어정쩡해졌다)가 쏘울 EV에서는 개선됐을까? 지붕이 높다는 이점을 잘 살리면 좋겠지만 일찍부터 큰 기대를 품을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3세대 모델은 구형과 비교해 휠베이스가 30mm 커졌지만 뒷자리 레그룸은 오히려 8mm 가까이 줄었고, 지붕 높이는 이전과 같다. 하긴 그것도 미국에서처럼 패밀리카보다는 젊은 세대들을 겨냥한 개성 강한 퍼스널카로 다가가면 크게 문제 삼을 일 아니긴 하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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