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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친환경차 시장, 정말 급성장하고 있나
기사입력 :[ 2019-01-14 10:58 ]


친환경차, 업계와 시장의 대응 속도에 문제 있다

[류청희의 자동차 이슈 비평] 새해가 밝으며 자동차 업계가 일제히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그와 더불어 여러 매체에서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는 기사를 내놓았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 범위 확대와 판매 모델 다양화, 관련 인프라 확대와 더불어 소비자의 구매 성향 변화 등 다양한 영향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다.

물론 국내 뿐 아니라 자동차 소비가 많은 나라들에서 대부분 친환경차 보급이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판매가 늘 것이다. ‘역대 최다’, ‘사상 최대’ 등의 거창한 수식어가 붙고는 있지만, 그런 수식어는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또 다시 등장할 것이 뻔하다. 새삼스러울 것은 없는 이야기라는 뜻이다. 흐름이 그렇다면, 이제는 양보다 질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친환경차 현황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지금의 흐름에서 더 나아져야 하거나 나아질 수 있는 것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각 업체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승용차는 모두 155만 7,407대(상용차 및 상용 기반 다인승차, 초소형 전기차 제외)로 국내 업체의 몫은 129만 6,702대, 외산 수입업체의 몫은 26만 705대였다. 그 가운데 친환경차로 분류되는 전동화 모델은 총 12만 1,898대로 국내 업체분이 9만 1,347대, 수입 업체분이 3만 551대다. 전체 판매에서 전동화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7.8퍼센트이고, 국내 업체분에서는 약 7퍼센트, 수입 업체분에서는 11.7퍼센트였다. 판매량 자체로 보면 국내 업체분이 절대적으로 많지만, 비율 면에서는 수입 업체분이 더 높다.



전동화 모델 중 하이브리드 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포함)와 전기차(연료전지 전기차 포함)의 판매대수와 비율을 살펴보면 친환경차 판매의 성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차 6만 2,660대와 전기차 2만 8,687대, 수입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차 3만 360대와 전기차 191대를 팔았다. 유형별로 합산하면 하이브리드 차는 9만 3,020대, 전기차는 2만 8,878대로, 전체 전동화 모델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차와 전기차 구성비는 76:24였고, 국내 업체분에서는 69:31, 수입 업체분에서는 99:1이었다.

전기차만 놓고 보면 판매량이 2018년 초에 정부가 발표한 보급목표인 2만 대를 웃돌았다. 그러나 전동화 모델 전체를 놓고 보면 판매의 상당수는 하이브리드 차였고, 특히 수입 업체는 거의 전부나 마찬가지였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업체 가운데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높은 현대와 기아가 전체 전동화 모델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018년 국내 업체 시장 점유율은 현대 41.9퍼센트, 기아 36.2퍼센트, 쌍용 8.4퍼센트, 르노삼성 7.0퍼센트, 한국지엠 6.6퍼센트 순이었다. 그러나 전동화 모델은 현대가 5만 53대, 기아는 3만 5,177대를 팔아 전체의 54.8퍼센트와 38.5퍼센트를 차지했고 두 회사의 몫을 합치면 전체의 93.3퍼센트에 이른다. 하이브리드 차에서는 현대, 기아, 한국지엠이 각각 51.9퍼센트(3만 2,510대), 47.9퍼센트(2만 9,990대), 0.003퍼센트(160대)를, 전기차에서는 현대, 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이 각각 61.1퍼센트(1만 7,543대), 18.1퍼센트(5,187대), 16.5퍼센트(4,722대), 4.3퍼센트(1,235대)를 차지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하이브리드 차와 전기차 모두 현대와 기아가 큰 몫을 차지했고, 전기차 부문에서는 현대가 판매량과 비율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었다. 다만 한국지엠은 전체 시장 점유율 대비 전기차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현대 기아와 달리 나머지 브랜드는 변변한 하이브리드 차가 없다는 점과 쌍용의 경우 하이브리드 차나 전기차를 판매 모델에 추가하는 것이 친환경차 보급 관점에서 해결이 시급한 과제다. 수입 업체의 경우에도 하이브리드 차를 주력으로 팔고 있는 토요타/렉서스가 전체 전동화 모델 판매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뿐 다른 업체의 판매량은 두드러지지 않는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친환경차가 크게 늘었고 그 가운데 순수전기차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승용차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10퍼센트에도 미치지 않고 있고, 전기차는 1.9퍼센트에 불과하다.

올해에는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급이 중단되고, 전기차에 지급되는 대당 보조금 상한액도 크게 줄어든다. 정부가 친환경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근본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전동화에 따른 배터리 가격을 보조금으로 상쇄해, 소비자가 일반 내연기관 차와 같은 가격대에서 친환경차 구매를 고려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동차 업계에 보조금 지급 기간 동안 일반 내연기관 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친환경차 값을 낮출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보조금 정책의 변화는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제 친환경차 판매를 보면 업계와 시장의 대응 속도는 충분히 빠르지 않아 보인다.



판매에는 많은 변수가 개입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아직 작기는 해도, 절대적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한 수요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 업체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중형 및 대형 세단에 집중되어 있는 점과 높아지고 있는 SUV의 인기에도 인기 모델에 전동화가 더디다는 점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 여러 업체가 친환경차 시장에 대응하는 소극적 모습에 변화가 생기기를 기대하고, 법규와 인증 등이 친환경 모델 개발과 판매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도 뒷받침되길 바란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류청희

류청희 칼럼니스트 : 월간 <비테스> 편집장, 웹진 <오토뉴스코리아 닷컴> 발행인, 월간 <자동차생활>, <모터매거진> 기자를 거쳐 현재 자동차 평론가 및 자동차 전문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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