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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과 토요타 정조준 한 공정위의 칼날이 노린 것
기사입력 :[ 2019-01-22 10:01 ]


소비자 권익의 중요성 일깨우는 공정위의 조치

[류청희의 자동차 이슈 비평]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난 16일에 한국닛산주식회사(이하 한국닛산)와 닛산 모터스 리미티드 컴퍼니(닛산 본사)에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닛산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에 판매한 인피니티 Q50 2.2d의 연비 라벨과 카탈로그 및 홍보물에 연비를 15.1km/리터로 표시해 판매했다. 그러나 한국닛산이 닛산 본사에서 받은 해당 차종 시험성적서에 표시된 연비는 14.6km/리터로, 이를 실제보다 좋게 조작해 승인을 받고 이를 국내 소비자가 접하는 자료에 표시했다는 것이다.

또한, 공정위는 한국닛산이 닛산 캐시카이와 관련해서도 위법 사항이 있다고 판단해 같은 조치를 했다. 한국닛산은 환경부가 실시한 수시검사에서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 작동 임의설정이 발견되어 법규상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데도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한다고 광고함으로써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선택을 왜곡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그보다 하루 앞선 15일에는 한국토요타자동차주식회사(이하 한국토요타)에 부당 광고를 이유로 광고중지명령과 함께 8억 1,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국토요타가 2014년 10월부터 카탈로그와 보도자료 등에 2015~16년식 RAV4가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최고안전차량(TSP)’에 선정되었다는 내용으로 광고한 사실이 있으나, 국내 판매 모델에는 IIHS가 TSP로 선정한 차와 달리 앞 범퍼 내부에 안전보강재(브래킷)이 달려 있지 않아 차이가 있음에도 그런 사실을 은폐하거나 누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관련 법률 위반을 근거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이번 공정위의 결정과 조치는 무척 이례적이다. 완성차와 관련해 법규 위반을 근거로 판매 또는 제조업체를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검찰에 고발하는 일은 대부분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를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두 기관이 리콜을 주관하는 두 축을 이루고 있는 데에서도 알 수 있듯, 자동차 제조 판매와 관련한 위법사항은 대부분 안전과 환경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공정위의 조치는 정부가 소비자 권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동차 업체의 활동에 좀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공정위가 이번에 내린 결정의 근거는 표시ㆍ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로, 해당 법 제3조 1항은 ‘사업자등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ㆍ광고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다음 각 호(거짓ㆍ과장, 기만, 부당 비교, 비방)의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등으로 하여금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안들은 과정과는 달리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실수이건 아니건, 숫자를 조작하거나 홍보 문구에 대한 검증절차를 빠뜨리는 등 과정 자체가 복잡한 일은 아니어도 결과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가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의도가 어떻든, 자동차 업체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정보에 최소한 거짓이나 오류는 없어야 한다. 보도자료로부터 시작해 카탈로그, 광고물, 사용설명서 등 업체나 브랜드 명의로 모든 소비자와의 접점에 내세우는 것의 내용은 하나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물론 까다로운 법규가 업체의 꼼꼼한 대응을 어렵게 하는 부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시하고 가볍게 지나가서는 안 된다.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던, 수입해서 판매하던, 국내에서 차를 팔려면 국내법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다만 닛산 캐시카이와 관련한 내용은 조금 논란의 여지는 있다. 이른바 디젤게이트 이후 강화된 배출가스 사후검사에서 문제가 되어 이미 인증취소와 더불어 판매가 중단된 모델이고, 국내 판매를 위한 인증 절차를 거친 시점에서는 해당 문구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환경부가 배출가스 관련장치의 임의설정을 의도적인 것으로 판단한 이상, ‘유로6 배출가스 기준 충족’이라는 표현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공정위는 이와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하나의 제품으로 완성된 자동차는 물론이고, 생산에서 판매를 거쳐 사후 서비스에 이르는 자동차 유통의 모든 과정 역시 크게 보면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품을 사서 쓰는 사람은 소비자이고, 소비자는 제품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 여부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자동차 업체들이 제품 유통과 관련한 모든 부분에서 소비자의 입장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류청희

류청희 칼럼니스트 : 월간 <비테스> 편집장, 웹진 <오토뉴스코리아 닷컴> 발행인, 월간 <자동차생활>, <모터매거진> 기자를 거쳐 현재 자동차 평론가 및 자동차 전문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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