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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I-페이스 통해 본 고성능 전기차의 현재와 미래
기사입력 :[ 2019-01-29 10:32 ]


고급 전기차를 바라볼 때 중요한 건 뭘까?

[김종훈의 차문차답(車問車答)] 재규어에서 I-페이스를 선보였다. 이제야 출시했다. 실물은 지난해 ‘EV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봤다. 사진은 더 전에 봤다. 벌써 몇 년 전 일이다. 아무튼 재규어 I-페이스는 의미 있다. 전통 자동차 브랜드에서 출시한 첫 고급 고성능 전기차니까.

고급과 고성능의 정확한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특히 전기차라는 새로운 제품군에선 더 그렇다. 다만 테슬라가 시장을 개척해 선점했다는 건 안다. 자동차 처음 만든 회사가 일군 시장에 자동차 쭉 만들던 회사가 첫 모델을 내놓은 셈이다.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뭘 기대해야 하지?



Q. 재규어 I-페이스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

I-페이스를 접했다. 재규어의 엠블럼이 당당하게 붙어 있다. 그릴 모양도 재규어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외관에 선이 좀 과격하게 들어갔지만, 누가 봐도 재규어로 보인다. 재규어가 만들었으니 당연하다. 당연할까? 기존 재규어 모델과 새로운 전기차 모델은 꼭 닮아야 할까? 순수 전기차, 게다가 고급과 고성능으로 치장까지 했다. 새롭고 신선할 걸 기대할 여지가 충분하다. 그런 면에서 재규어처럼 보이는 게 최선일까?



전기차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딱히 필요 없다. I-페이스에는 그릴을 큼직하게 만들었다. 그냥 멋은 아니다. 공기 흐름을 이용해 공기 저항을 줄이는 효과를 취했다. 전기차의 특성을 해석한 부분이다. 신선했다. 그거 외에 다른 부분은, 잘 모르겠다. 물론 멋있다. 재규어 75주년 기념 모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C-X75에서 영감 받은 요소로 차체 형상을 빚었다. 크로스오버답지 않게 날렵하다. 과감하게 선과 면을 파낸 결과다. 재규어답지 않게 한껏 치장하듯 멋 냈다. 달라서 멋있다. 그런데 멋 말고 또 뭔가 기대하면 욕심일까?



실내 역시 비슷한 의문이 들 수 있다. 디지털 계기반과 큼직한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실내 분위기를 좌우한다. 곳곳에 질 좋은 가죽을 둘렀다. 시트는 앉으면 몸에 착 붙는다. 스티어링 휠 질감도 좋고, 모양도 훌륭하다. 공간도 넉넉하고 고급스럽다. 그냥 자동차면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I-페이스는 고급, 고성능 전기차다. 지금보다는 미래를 제시해줄 거라는 기대치가 있다. 이젠 대중 모델에도 디지털 계기반이 익숙해진 시대다. 그거 말고 다른 건? 전에 본 적 없는 무언가를 자꾸 찾게 된다. 마치 IT 신제품 바라보는 듯하다. 분명 좋은데 자꾸 허기진다.

I-페이스는 전기차답게 순식간에 속도가 붙는다. 그 과정이 지극히 안정적이다. 순식간에 안전 최고 속도인 시속 200km에 도달한다. 재규어답게 꽉 조이지 않은 부드러운 탄성도 잘 살렸다. 운전할 때 불만은커녕 전통 자동차 브랜드다운 실력을 실감했다. 전기모터로 바뀌어도 하체의 성향으로 재규어의 특성을 살렸다. 맞아, 재규어는 이랬지, 하면서.



어쩌면 이 부분이 핵심일지 모른다. 전통 자동차 브랜드가 선보이는 첫 고급, 고성능 전기차로서 내세울 매력이랄까. 이 부분이 크지만, 전부라고 하기엔 또 자꾸 생각이 복잡해진다. 전기모터의 특성만 따지면 어떤 전기차라도 해당된다. 1회 충전해 달릴 수 있는 거리도 333km로 딱히 특별하지 않다. 고급, 고성능 전기차로서 I-페이스만의 신선함이 뭘까?

여기서 관점의 차이가 생긴다. 지금 고급, 고성능 전기차를 바라보는 기준이랄까. 이 차이가 I-페이스의 평가를 가른다. 신선하지 않아서 아쉬운 사람이 있을 거다. 반면 기존 재규어에 전기차를 잘 녹여 덜 낯설게 한 점을 높이 사는 사람도 있을 거다. 누가 옳고 그른지 답을 낼 필요는 없다. 딱히 정답이 있지도 않다. 해석하기 나름이고, 기획 방향 차이다.



확실한 건 하나 있다. 기존 자동차를 바라볼 때와는 다른 기준이 생긴다는 점이다. I-페이스를 보며 테슬라 모델 X를 떠올리듯, 이제 비교할 대상이 생겼다. 앞으로는 더 생긴다. 각 브랜드마다 고급 전기차 모델을 속속 출시할 예정이다. 더 많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자웅을 겨룬다. 그럴 때마다 중심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거다. 기존 자동차를 바라보던 관점과 미래를 이어나갈 모델로서 기대하는 관점 사이. 이게 재밌어지는 건지 복잡해지는 건지 잘 모르겠다. I-페이스만 봐도 어렵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김종훈 칼럼니스트 : 남성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에서 자동차를 담당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남자가 좋아할 만한 다양한 것들에 관해 글을 써왔다. 남자와 문화라는 관점으로 자동차를 다각도로 바라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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