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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더의 마지막 무대이자 꿈의 대회, 다카르랠리
기사입력 :[ 2019-02-04 09:13 ]


다카르랠리, 모험에 대한 진지한 탐구

[최홍준의 모토톡] 얼마 전 다카르랠리가 개최됐다. 1979년에 시작된 이 경기는 2008년 테러의 위협 때문에 단 한번 취소된 이래 매년 거르지 않고 열려 이번이 41회가 되었다. 모터사이클은 물론 자동차 부문도 유명해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경기이다.

다카르랠리는 프랑스 모험가였던 티에리 사빈의 실패한 모험에서 시작됐다. 모로코에서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까지 모터사이클로 가는 모험을 계획했지만 사하라 사막의 모래에 갇혀 실패하고 말았다. 이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아 함께 떠나게 되었고 새로운 모험을 찾는 이들의 지지를 받아 협회를 만들어 지금의 다카르랠리가 생기게 된다. 지금은 모터사이클, 자동차, ATV, 사이드 바이 사이드, 트럭 등 5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그 안에 구동 방식이나 연료, 개조, 비개조, 경력 등 세분화되어 진행된다.



올해 자동차 부문 우승은 카타르의 나세르 알 아티야가 차지했다. 도요타의 하이럭스 개조 차를 가지고 출전했다. 그는 카타르 사격 국가대표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15번의 다카르 참가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 9번을 완주 했으며 3번을 우승했다.

그와 우승을 다툰 건 X레이드팀의 미니를 탄 스페인의 나니 로마. 이번에는 종합 2위에 멈췄지만, 23번의 다카르 경력 중 2번의 모터사이클 부문 우승과 1번의 자동차 부문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의 부인 로사 로메로 폰트도 UTV 부문의 코드라이버로 출전해 완주에 성공했으며 모터사이클 부문에 7번이나 출전해 4번이나 완주해낸 경력이 있다.



이번 종합 3위를 한 세바스티앙 뢰브는 여러 번 WRC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어 우리에게도 익숙한 선수이며 2017년에 종합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종합 4위는 야콥 프리곤스키. 폴란드 출신으로 6번이나 모터사이클로 다카르에 출전했으며 그 중 종합 6위를 하기도 했다. 2016년부터는 자동차로 이적해 지난해에 이어 올 해도 탑 5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프랑스의 시릴 데프레. 5번의 모터사이클 부문 종합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15년부터는 자동차로 이적, 올 해 최고 성적 종합 5위를 거두게 되었다.



올해 탑 5중 3명이 모터사이클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자동차로 이적한 경우다. 이와 비슷하게 트럭에서 자동차로, 모터사이클에서 자동차로, 또는 자동차에서 사이드 바이 사이드로 이적해 다카르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다카르 랠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슈테팡 피터랑셀도 마찬가지다. 올 해는 마지막 스테이지를 하나 앞두고 리타이어 했지만. 무려 31번이나 다카르에 나와 모터사이클 부문 우승 7번, 자동차로 7번, 도합 14번이라는 어마어마한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별명마저도 ‘미스터 다카르’. 재밌는 것은 그의 부인 안드레아 마이어 피터랑셀도 이번에 사이드 바이 사이드 부문의 코어 드라이버로 참가해 완주에 성공했다. 그녀는 단순히 미스터 다카르의 부인이기 때문에 ‘미세스 다카르’로 불리는 것은 아니다. 1996년부터 모터사이클 부문에 참가해 여성 부문 1위를 4번이나 했다. 모터사이클로 6번이나 참가했으며 자동차로 3번, 트럭으로 1번, 이번에는 사이드 바이 사이드로도 참가했다.

이런 프로 선수들은 단기간에 탄생하지 않는다. 이미 다른 경기나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가지고 꾸준히 쌓아오다가 다카르에서 그 끝을 보고 있는 것이다.



다카르랠리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경기이다. 안전에 대비한 많은 대책을 세워야 하기도 하고 경기 기간도 보통 15일이 넘기 때문에 참가비가 높고 차량을 준비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매일 매일 교체해주어야 하는 소모품이나 파손이 교체해야할 스페어 부품, 그리고 정비사나 물리치료사 등 많은 스탭을 대동해야 한다.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최근에는 대형 브랜드들이 대거 참가해 프로 선수들의 비중도 높아지고 또 그렇게 경기 결과로 이목이 집중되기도 한다.



다카르랠리의 시작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하는 모험이었고 지금도 가장 많은 숫자의 모터사이클 부문 참가자가 있다. 팩토리팀의 엘리트 클래스 선수들이 20명 정도. 그에 준하는 전문 팀으로 출전하는 선수가 20명 정도. 나머지는 100여명은 아마추어 개인 참가자들이다. 많은 아마추어들이 참가하는 이유는 바로 다카르랠리가 오프로더의 마지막 무대이자 꿈의 대회이기 때문이다.



다카르랠리의 완주율은 50%도 되지 않는다. 모터사이클 부문은 더욱 어렵다. 걷기조차 힘든 모래사막에서 두 바퀴를 타고 하루에 수백km를 이동해야 한다. 그것도 혼자서 로드북이라고 하는 그림으로 된 지도를 보면서 가야하는 것이다. 이 원초적인 로드북은 모든 랠리 경기의 기본적인 운영방식이다. 최첨단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보급되어 있지만 ‘00km 가다가 우회전, 000km 더 가다가 갈림길에서 45도 방향으로 직진’ 이런 식으로 표기된 요약도를 보면서 이정표 없는 사막에서 방향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출발 지점과 도착지점 사이에 여러 개의 체크 포인트가 있어서 정해진 곳으로만 가야한다.



올해 모터사이클 부문 우승은 호주 출신의 토비 프라이스가 차지했다. 그는 레드불 KTM 팩토리 레이싱팀으로 이번이 2번째 다카르 우승이다. 그런데 레드불 KTM 팩토리팀은 이번이 18번째 우승 타이틀이다. 그것도 2001년부터 2019년까지 한 번도 우승 타이틀을 뺏겨본 적이 없다. 그것도 탑 3까지 도합 54명 중 46명이 KTM 팩토리팀 소속이었다.

그간 BMW를 비롯해서 야마하, 혼다 그리고 허스크바나까지 당대의 최고의 선수들을 기용하고, 최신 기술을 넣은 모터사이클을 출전시켰지만 단 한 번도 챔피언 타이틀을 가져오지 못했다. 이것은 KTM의 모터사이클이 내구성과 성능면에서 뛰어난 이유도 있지만 조직적으로 팀을 운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오프로드 전문브랜드이기 때문에 더 많은 노하우와 팀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뛰어난 선수를 발굴해 전문적으로 훈련시켜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KTM에게는 이 연승 기록을 이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겠지만 보는 사람들은 결과가 뻔하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부분으로 관심을 돌리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아마추어 선수들도 KTM의 바이크로 출전해야 완주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KTM은 랠리 레이스용 모터사이클을 만들어 일반에 판매하는 유일한 브랜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브랜드들은 팩토리 선수들에게만 전문 모터사이클을 공급하고 보통의 참가자들은 직접 랠리에 맞게 개조하거나 개인팀이 개조한 모터사이클을 구입하거나 렌트해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KTM이 팩토리 모터사이클에 준하는 것을 만들어 일반에 판매하기 때문에 어렵게 직접 개조하는 것보다 잘 만들어진 것을 사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브랜드는 더욱 다카르를 비롯한 랠리 레이스에 소극적이게 되고 KTM은 더욱 활성화 될 수밖에 없다.



다카르랠리의 기본적인 정신은 바로 모험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클래스가 바로 말레 모토 클래스이다. 말레(malle)는 프랑스어로 트렁크라는 뜻이다. 두 개의 트렁크에 꼭 필요한 것만 넣어 그 안에 들어있는 것들로만 경기를 이어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카르의 모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클래스로 모터사이클 부문에만 있는 특별한 클래스이다. 지난해부터는 스폰서 이름을 따 오리지널 바이 모튤 클래스라고 부르고 있다.

이 클래스가 오리지널 다카르랠리라는 의미이기도 하는데 정비 지원 없이 오로지 라이더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빠르면 새벽 5시, 늦으면 아침 8시에 시작되는 경기는 운이 좋아야 해가 지기 전에 비박지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경기를 위해 소모품을 교환하거나 파손된 부분을 수리해야 하는데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지 라이더 혼자서 모든 작업을 끝내야 한다. 하루 주행거리가 200~800km까지 되기 때문에 타이어 역시 매일 교체해야 한다. 엔진 오일이나 에어필터도 마찬가지. 만약 엔진 쪽에 문제가 생겼다면 밤새도록 직접 수리를 해야 한다. 단순히 라이딩 스킬만 가지고는 할 수 없는 과정. 그러다보니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까지 몰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클래스에 지원하는 사람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오리지널 클래스 우승자는 올리비어 페인 이라는 프랑스 선수였다. 야마하 팩토리팀 소속으로 종합 3위까지 했던 선수지만 자신의 마지막 다카르는 정비 지원 없이 혼자서 해보겠다며 독자적으로 나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다카르 참가를 원하지만 높은 수준의 라이딩 실력과 강인한 육체, 무엇보다도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쉽게 나가지 못하고 있다. 비용을 부담해주는 스폰서가 있다면 부담이 줄겠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을 지원해주는 곳은 많지 않다. 때문에 그간 모아놓은 적금을 깨거나, 자동차를 팔고 심지어는 집을 팔아서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많은 아마추어들이 자비를 들여 다카르에 참가해 꿈을 실현한다. 여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에는 드물게 크고 작은 스폰서가 생겨 다음 참가를 이어갈 수 있게 해주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브랜드 측면에서는 비용대비 최대의 효과를 얻기 원하기 때문에 검증된 이들에게 지원을 하고 싶어 한다. 이번 대회에서 오리지널 클래스에 참가해 완주한 러시아의 아나스타샤 니폰토바라는 여성 선수가 있다. 2017년에 종합 75위를 기록하고 이번에는 종합 62위, 오리지널 클래스를 완주한 최초의 여성이다. 그녀의 스폰서는 현재 레드불, 모튤, 도요타, 노스 페이스, 보쉬 등의 아주 유명한 회사들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다카르 이전에 아프리칸 에코 레이스, 모로코, 아타카마 랠리 다양한 랠리에 참가해 실력과 스타성을 입증했으며 이전에 러시아에서 모터크로스 선수로 이름을 날렸었다. 모스크바 경찰청과 폭스바겐 러시아가 그녀의 오랜 스폰서이기도 했다.

그녀 역시 스폰서쉽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유지해야 하고 레이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자신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아나스타샤는 외모와는 다르게 1979년생으로 만으로 39세. 15살짜리 딸을 두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이런 점도 그녀의 스폰서쉽에 크게 작용했다.

실력만으로 본다면 종합 11위를 한 KTM 팩토리팀의 라이아 산즈가 더 뛰어난 여성 랠리스트이지만 아마추어 클래스에서 아나스타샤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은 선수는 드물다.

이번에도 149명의 모토 출전자중 50명이 첫 출전이다. 모터크로스나 엔듀로 프로 선수였던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이 순수 아마추어 출전자들이다. 이들은 프로선수가 되기 위한 꿈을 꾸며 출전하지 않는다. 오프로더라면 누구나 꿈꿔 왔던 것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 뿐이다. 오래전부터 동경해왔던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막을 달리는 꿈.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랫동안 많은 준비를 했을 것이다.

랠리는 다른 모터스포츠와는 달리 아마추어들이 주인공인 경기다. 팩토리팀의 순위 다툼이 아닌 인간이 가진 순수한 열정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심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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