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News 주요뉴스

내연기관 자동차가 그렇게 쉽사리 사라질 존재인가
기사입력 :[ 2019-02-19 07:02 ]


전기모터가 달린 자동차를 바라보는 페트롤헤드의 작은 바람

[이동희의 자동차 상품기획 비평] 2018년 국산차 판매 통계를 보면 재밌는 숫자들이 있다. 배터리로 전기를 공급하는 순수 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FEV)와 하이브리드(HEV)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전기차(FCEV)의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9만대를 넘었다. 이는 151만대를 넘긴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거의 6%에 달하는 숫자다. 공식적으로 전기모터를 얹은 상용차가 전혀 없다는 점을 고려해 SUV와 승용차, 승합차 시장이 125만대이므로 점유율은 7%를 훌쩍 넘는다.

내연기관만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아니라 전기모터가 구동력의 일부 혹은 전부를 맡는, 전동화(Electrified) 파워트레인의 비율이 급격하게 올라간 것이다. 특히 BEV로는 처음으로 연간 1만대 판매를 넘은 현대 코나 EV의 역할이 컸다. 여기에 볼트 EV를 비롯해 니로 EV와 쏘울 EV 등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가 350km를 넉넉하게 넘는 차들이 늘어난 상황이라 올해 모터 구동 자동차 판매 비중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물론 이런 현상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할 때 친환경성이 높아 선택한 경우도 있을 것이지만 대체로 구매와 운용 단계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에서 오는 경제적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친환경차 구입 보조금과 가정용 전기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 충전 요금 등이 없다면, 과연 지금처럼 많은 전기차가 팔릴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과연 구입 보조금이 없다면 4천만 원을 넘게 주고 전기차를 구입할까? 결국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보조금 없이 전기차를 쉽게 살 수 있는 세상은 아직 멀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자동차의 동력원은 내연기관(ICE), 하이브리드(HEV)와 순수한 전기모터(EV)의 셋으로 나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EV는 공급받는 전기가 어디에서 오는가에 따라 배터리 전기차(BEV)와 수소연료전지 전기차(FCEV)로 나뉘게 되는데, 아직까지는 어떤 것이 대세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실제로 세계적인 회계/경영 컨설팅 회사인 KPMG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 1억대를 조금 넘을 세계 자동차 생산에서 90%가 내연기관, 8%가 하이브리드이고 2%를 순수 전기차일 것으로 봤다. 2030에는 1억2천만 대 중 이 비율이 30:24:24가 되고 나머지 22%인 2천500만대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되어 내연기관 비율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1억4천만대가 만들어지는 2040년이 되었을 때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의 비율이 25:24:26:25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지금부터 20년이 지난 이후에도 순수한 내연기관 자동차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전기 공급이 충분하지 않거나 충전 시설 등 사회적 기반 시설이 약한 나라에서의 내연기관에 대한 수요를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또 내연기관의 발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지금의 배터리 전기차 판매 급증이 위에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지원금과 그나마 이 정도라도 깔려 있는 충전소 덕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세계적 추세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연료전지 전기차에 대한 부분도 사회적 뒷받침만 된다면 불가능할 이유는 없다. 무언가를 태워 전기를 만드는 비율이 60%를 넘는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서 전기차가 친환경이라는 타이틀을 가지려면 발전 및 전기 관리 체계에 대한 변화도 필연적이다. 지역적으로는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시대적으로는 현재의 상황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많은 자동차 회사들은 미래 자동차 전략에서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비중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내연기관의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이는 디젤 게이트로 촉발된, 점점 더 강화되는 배출가스 기준에 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준비하고 새 엔진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배경도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미국 환경 보호국(EPA)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 판매된 2004년형 모델과 비교할 때, 2016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2%(102g/mile) 감소했고 연비는 28%(5.4mpg)가 올랐다. 이만큼 연비가 좋아지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여러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발표하는 것과 함께 새로운 내연기관을 계속 선보이는 최근 상황과도 연결된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새 직렬 6기통 엔진을 선보였는데, 여기에는 엔진에 쓰이는 전기를 48V로 올려 모터 방식의 수퍼차저와 전기모터를 사용해 출력을 쉽고 빠르게 높이는 것은 물론 멈출 때는 모터를 거꾸로 돌려 제너레이터 역할을 해 배터리 충전을 한다. 어찌 보면 순수한 내연기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결국 그 엔진에 요구되는 성능을 내는 것과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 2리터 터보 엔진으로 충분한 출력을 발휘하는 랭글러도 내연기관의 발전 덕을 크게 본 차다. 또한 닛산의 가변 압축비 엔진처럼 그 동안의 내연기관에서 불가능했던 신기술을 내놓거나, 고출력을 얻기 쉬운 직분사 터보 엔진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듀얼 포트 가변 분사 방식을 쓴 MPI를 함께 사용하는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다양한 방법으로 미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어느 하나의 파워트레인이 절대적으로 우수하다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 최근 10년은 120년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변화의 폭이 큰 시기였다. 앞으로 10년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특히 내연기관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스마트폰과는 달리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리한 깊이는 물론 사회 기반 시설이 그리 쉽게 바뀔 리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내연기관이 더 오래 살아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언젠가는 전기모터가 달린 차를 매일 타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영하의 날씨에 시동을 걸었을 때, 엔진 회전수가 천천히 내려오며 달릴 준비를 마친 자동차를 버리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 몇 번의 칼럼을 통해 이야기한 것처럼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감성과 추억을 공유한다. 비록 건강에는 나빴겠지만 어렸을 적에 매캐한 배출가스 냄새를 맡으며 부모님 차의 시동을 걸었던 기억이 살아 있는 한 그렇다. 좀 더 친환경적인 내연기관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동희

이동희 칼럼니스트 :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시작해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다. 수입차 딜러에서 영업 지점장을 맡는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 중이다.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