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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쏘나타? 현대차가 진짜로 그것을 하려고 합니다
기사입력 :[ 2019-03-02 09:51 ]


대표 모델의 변신과 귀환 – 현대차 쏘나타 DN8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지난 편에는 쌍용차가 코란도 C의 후속 모델인 코란도를 통하여 어떻게 브랜드를 변신시키고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하고자 하는가를 살펴봤습니다. SUV 강자라는 쌍용차도 요즘과 같은 자동차의 격변기에는 이전의 자리에 머물러 있다가는 순식간에 잊힐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래적인 이미지와 구성으로 브랜드를 개혁하려는 의지를 쌍용차의 가장 큰 자산인 ‘코란도’라는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신모델에 투영한 것입니다. 물론 쌍용차의 SUV 라인업에서 아픈 손가락이며 동시에 가장 큰 시장인 준중형-중형 SUV 시장을 점령해야만 미래가 있다는 절실함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이야기할 현대차 쏘나타의 입지는 어떨까요? 솔직히 이전에 비하면 체면이 완전히 땅에 떨어졌습니다. 현대차의 대표 모델이라던 쏘나타의 위상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 베스트셀러 모델 순위에서 쏘나타는 고작 7위, 판매량은 6만5천대 수준이었습니다. 쏘나타 판매량이 대세 SUV인 싼타페에 밀렸다는 건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세단 시장이 어렵다고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지난해 우리나라 베스트셀러 1위 모델은 11만3천대를 판매한 그랜저였습니다. 그리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요즘 소형 SUV에게도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는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보다도 쏘나타 판매가 저조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엑센트는 실질적으로 단종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쏘나타는 현대차 세단 전체에서 꼴찌를 한 셈이었습니다. 그것조차도 절반 이상을 택시나 렌터카 등으로 주로 사용되는 LPG 모델로 채워 겨우 만든 실적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자동차 제작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책의 가짓수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더 많은 옵션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을 적절한 수준으로 동결하는 가성비 향상 전략이 쏘나타와 같은 대중적인 모델에게는 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현대차는 판매가 저조해지는 모델에 밸류 패키지라는 이름의 패키지를 사용하곤 했는데 바로 이런 것입니다. 이것은 현대차가 고객들이 가성비 등의 이성적인 판단 기준으로 선택하는 브랜드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싼타페나 팰리세이드의 판매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도 비슷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의 주류 고객들은 자신의 감성적 만족을 위하여 손해의 위험을 감수하는 고객들이 아닙니다. 현대 SUV의 약진은 대세가 되어가는 시장에 잘 팔릴만한 요소를 갖춘 모델들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싼타페는 어지간한 세단보다도 더 안락한 주행 질감이 ‘이제는 SUV 하나만 가져도 되겠네’라는 구매의 안정감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팰리세이드는 멋진 디자인 뒤에 싼타페를 위협하는 가성비가 숨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3월 하순에 선보이게 되는 8세대 쏘나타(DN8)가 선택한 시장 접근법이 매우 주목됩니다. 이제는 대체적인 모습이 이미 흘러나와서 보신 분들이 많겠지만 ‘우와, 완전히 달라졌는데’라는 반응부터 ‘이게 뭐야?’라는 의견까지 생각이 극단적으로 나뉘는 것을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중에는 이른바 ‘삼각반떼’의 얼굴 혹은 쏘나타 뉴 라이즈의 얼굴이 신형 쏘나타에도 보인다면서 개탄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완전히 달라진 뒷모습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혼다 시빅을 닮은 것이 아니냐는 정도였습니다.

한 가지 기억을 떠올려봅시다. 쏘나타가 이렇게 디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적이 전에도 있었습니다. 언제였을까요? 맞습니다. YF 쏘나타입니다. 가장 격렬한 의견 교환이 있었던 모델이기도 합니다. 이유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너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YF는 미국의 모든 중형 세단들의 디자인이 달라지게 만든 혁신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 뒤를 이은 LF가 다시 무난하게 보수적인 디자인을 선택했다가 인기가 떨어지자 ‘일단 많이 바꿔!’라는 임무에 따라 최대한 달라보이게 만든 쏘나타 뉴 라이즈까지 나왔었다는 사실이 YF의 혁신을 다소 색이 바래도록 했던 아쉬움은 있지만 분명 쏘나타에게는 시장을 좌우할 수 있는 파워가 있었고 YF 쏘나타는 그것을 제대로 사용했었습니다.



이번 DN8 쏘나타는 이보다 더 혁신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현대차는 이제부터 승용차 시장의 주류는 세단이 아니라 SUV라고 보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SUV는 이미 싼타페를 시작으로 투싼 페이스리프트, 팰리세이드에 이르기까지 승용차 수준의 안락함과 편안함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폭넓은 계층이 큰 불만 없이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성격을 갖춘 것입니다.

이제는 세단이 보다 강한 캐릭터로 개성을 표현하는 모델, 즉 프리미엄 코드를 갖추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디자인 방향에서 이미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놀란 것은 ‘현대차가 진짜로 그것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디자인이 급격하게 달라집니다. 쏘나타 뉴 라이즈가 어색했던 것은 과도기였기 때문에 기존의 사이드 실루엣에 얼굴만 얹은 – 한동안 토요타 모델들이 무덤덤한 옆모습에 과한 앞 얼굴로 괴이하기까지 했던 것처럼 – 부조화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사이드 실루엣과 함께 앞뒤 모습을 조화시켜서 보면 신형 쏘나타도 지금까지의 모델과 많이 다르기는 해도 이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차가 위기감을 제대로 느끼고 발 빠르게 컨셉트를 바꿔갑니다. 판단한 것을 그대로 실천하지 않는 모습은 지금까지 현대차에게 가장 아쉬웠던 모습 가운데 하나입니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 체제가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현대차가 미래차에 대한 대비도 명료한 결단과 실행으로 선두주자들을 따라잡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이번 쏘나타에서 볼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위기감이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기를 바랍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나윤석 칼럼니스트 :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트레이닝, 사업 기획 등 분야에 종사했으며 슈퍼카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기도 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를 보는 안목을, 자동차 업계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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