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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팩트 확실하면 신문사 고소해라...그래야 믿는다
기사입력 :[ 2019-03-09 10:03 ]


한국지엠은 양치기 소년이 아니길 바라며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한국지엠은 부정했습니다. 경향신문이 단독으로 보도한 ‘한국지엠, 약속했던 ‘준중형 SUV 개발권’ 중국에 넘긴다’라는 기사에 대한 공식 입장이었습니다. 한국지엠의 국내 존속과 정부 지원의 핵심이었던 신모델 배정과 관련된 뉴스였기 때문에 바로 당일에 관련 기사에 대한 반박 보도자료를 재빠르게 배포했습니다.

당연한 수순입니다.

사실 이 칼럼을 거의 완성하던 시점에 한국지엠의 공식 부정 보도자료가 배포됐습니다. 그래서 칼럼의 주제를 바꿀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고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거의 다 썼던 칼럼이 아까워서는 절대 아닙니다. 그보다는 루머와 부인이 꼬리를 잇는 모습이 이미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고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주위를 환기시켜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설 직전에 구조 조정과 군산 공장 매각을 발표했을 때도 그 직전까지 이를 부인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었습니다. 그리고 설 연휴 직전에 이를 발표하여 당사자 혹은 정부가 대응할 기회를 봉쇄했습니다. 그 다음은 잘 기억하시듯이 공식 – 비공식 입장과 루머가 혼재한 지루한 협상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협상이 완료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난해 7월에 회사를 생산법인과 연구개발법인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노조의 반발은 제쳐두더라도 2대 주주이자 1차 구조 조정에서 추가 투자를 책임진 산업은행이 법인 분리를 위한 주주총회를 반대하며 주총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반대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10월 이사회를 통하여 법인 분리를 강행하였습니다. 법인 분리는 미국 본사의 투자 확대와 신차의 연구 개발 역량의 강화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공식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런 뉴스가 난 것입니다. 기사에서는 한국지엠의 연구법인, 즉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주요 경영층이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간부합숙교육에서 경영현황 설명회를 열고 준중형 SUV의 개발을 중국으로 넘길 것이라는 내용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만일 이 뉴스가 사실이 아니라면 한국지엠은 부인하는 보도자료만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언론사에게 즉각 정정보도를 요청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법적 조치까지도 고려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발표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왜냐 하면 한국지엠은 더 이상 시장에서 신뢰를 잃는 것을 감당할 만큼 여유가 있는 형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뉴스는 대중들은 한국지엠이라는 회사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잃게 만들고 가망 소비자들에게는 불안감을 가중시켜 구매를 포기하는 실질적 손해로 직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군산 공장의 폐쇄에 이어 이제는 창원 공장의 가동률도 50%를 밑돌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새로운 모델들을 투입해도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합니다. 따라서 한국지엠은 이번 뉴스의 근원을 직접 확인하여 사실 여부를 명백하게 밝혀야만 합니다. 해당 임원이 그런 뜻의 발언을 한 적이 있는가와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이 들은 사실이 있는가를 확인하기만 하면 사실은 쉽게 밝혀지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만일 한국지엠이 사실 확인을 미룬다면 그 자체가 사람들이 걱정하는 – 혹은 불신하는 – 한국지엠이 약속한 10년보다 빠른 시일에 우리나라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루머를 묵인 혹은 인정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지금 한국지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를 되찾는 것입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나윤석 칼럼니스트 :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트레이닝, 사업 기획 등 분야에 종사했으며 슈퍼카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기도 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를 보는 안목을, 자동차 업계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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