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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데이트도 스마트폰처럼
기사입력 :[ 2019-03-17 09:15 ]


자동차 시장에는 DLC 전용 플랫폼이 먼저 필요하다

[김태영의 테크 드라이빙] 자동차 업계가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OTA 업데이트 기술에 접근하고 있다. OTA란 ‘Over-The-Air’의 약자로, 새로운 소프트웨어, 펌웨어, 설정, 암호화를 특정 장치에 무선으로 배포해서 업데이트하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의 경우 이미 수년 전부터 이런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잠자고 일어나면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업데이트된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OTA를 사용하는 빈도는 길게는 몇 달, 짧게는 며칠이다. 그만큼 우리에겐 이미 익숙한 일이다.

반면 자동차 업계에는 여전히 OTA 서비스가 더디게 진행 중이다. 통신 플랫폼만의 문제는 아니다. 연결성을 가진 자동차에 새로운 서비스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대단히 복잡한 일이기 때문. 검증된 클라우드를 이용하지만, 보안 문제도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OTA 방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도 있다. 테슬라는 이 분야의 선구자다. 모델 S와 X 등에 달린 통신 모듈은 LTE를 기본으로, 와이파이까지를 이용한 온라인 접속까지 가능하다. 일단 온라인에 연결되면 OTA를 통한 업데이트 범위는 광범위하다. 내비게이션이나 날씨 정보처럼 아주 기본적인 대상부터 시작해서 자동차 시스템 펌웨어도 업데이트된다. 스마트폰 앱에서 버그를 수정하듯 자동차의 세부적인 기능들을 계속해서 수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예컨대 자동차 와이퍼 움직임에 문제가 있다면 OTA 펌웨어 업데이트로 문제를 순식간에 해결할 수 있다. 어제까지 내 차에 없던 기능이 다음 날 갑자기 생겨나거나 유저 인터페이스(UI)가 개선되기도 한다. 테슬라뿐이 아니다. 최근엔 BMW나 포드 같은 브랜드도 해외 시장에서 OTA 방식에 서서히 접근하고 있다.

OTA와는 별개지만, BMW의 경우 커넥티드라는 온라인 서비스를 이미 오래전부터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커넥티드는 BMW 전용 클라우드 기반의 온라인 서비스를 포괄한다. 동시에 유료 서비스 채널의 기능도 담당한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자신의 BMW를 등록하고 인증하면 추가로 사용 가능한 서비스 리스트를 볼 수 있다. 여기서 특정 기능을 선택/추가하면 이후부터 그 기능이 차에서 실행된다.



이것은 테슬라의 OTA와는 다른 방식이다. 예컨대 애플 카플레이가 없는 자동차에서 해당 기능을 유료 결제하면 기능이 생긴다. 하지만 해당 소프트웨어를 통신 모듈로 전송받아서 새로 설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자동차에 있는 기능을 온라인으로 활성화해줄 뿐이다. 다시 말해 내가 타는 차에 내가 모르는 혹은 쓰지 못하는 기능이 이미 존재한다. 이런 방식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 ‘코딩’이다. 자동차 OBD2(운행기록 자기 진단 장치) 단자에 전용 프로그램으로 접속해서 숨겨진 코드를 활성화한다. 튜닝과 다른 개념이다. 엔진 맵핑이나 변속기 타이밍 제어처럼 자동차의 핵심 제어 영역엔 접근할 수 없다. 그저 스마트폰 세팅 메뉴를 열어 배경 화면을 바꾸는 것처럼, 숨겨진 메뉴에서 세팅을 변화시킬 뿐이다.



엔진 스타트&스톱 버튼에 메모리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후진할 때 오른쪽 사이드 미러 각도를 몇 가지 단계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 시동을 끄고 차 문을 열면 운전석이 자동으로 뒤로 움직이는 이지액세스 기능이나 차 문을 잠그고 0.5초 만에 사이드 미러가 접히는 세팅도 가능하다. 이런 코딩이 가능한 이유는 ECU처럼 복잡한 부품을 모듈화해서 공유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한 자동차 회사가 경차부터 대형차까지를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운영체제를 만들어서 모든 자동차에 똑같이 제공한다는 것이다. 단지 차종이나 트림마다 활성화되는 코딩 정보와 세팅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요즘 차들은 이전에 없던 기능을 활성화하기가 어렵지 않다. 패들 시프트가 없는 자동차에 관련 장치를 달면 바로 작동하는 것처럼, 모든 기능의 핵심인 복잡한 소프트웨어는 이미 준비가 된 상태다.



풀이하자면 꼭 복잡하고 문제가 많은 제어 방식이 아니어도, 자동차의 추가적 기능을 온라인으로 고객들에게 제공 및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 시장에는 다운로드 가능한 콘텐츠(DLC, Downloadable content)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게임의 기본 구성 외에 일부 추가 콘텐츠를 다운로드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자체적으로 DLC를 관리하고 배급하는 채널을 가진 브랜드도 있지만, 대부분이 회사가 스팀처럼 대규모 온라인 게임을 유통 디지털 플랫폼에서 DLC를 연결해 제공한다. 서비스 사용자가 많을수록 효율적인데다가 플랫폼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엔 이런 형태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이 자동차 업계에 등장할지도 모른다. 특정 자동차 회사가 기능을 한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개발자가 만든 결과물이 모인 자동차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채널. 0.99달러를 지불하면 오늘은 아우디 테마로, 내일은 페라리 디자인 테마 계기반을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것은 기능이나 콘텐츠의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 연결성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변화가 없는 발전은 불가능하다. 지금 자동차 회사가 그토록 고민하는 OTA의 해답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태영

김태영 칼럼니스트 : 중앙일보 온라인 자동차 섹션을 거쳐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자동차생활>, <모터 트렌드>에서 일했다. 현재는 남성지 <에스콰이어>에서 남자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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