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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휘발유·경유·LPG 가격 차이는 과연 당연할 걸까
기사입력 :[ 2019-03-22 08:49 ]
자동차 연료 가격 같아지면 안 되나?

“휘발유나 경유, LPG 가격은 차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예전부터 그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굳이 차이를 둘 필요가 있을까? 가격을 맞추면 그만큼 불공평한 요소도 줄어든다.”



[임유신의 업 앤 다운] 간단하지만 복잡한 게 기름값이고,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게 또한 기름값이다. 자동차 연료는 휘발유 아니면 경유다. 둘 만큼은 아니지만 LPG도 주요 연료 중 하나다. 전기차가 빠른 속도로 영역을 확장하지만, 비중으로 보면 새 발의 피보다 작다. 천연가스는 승용차용으로는 거의 쓰이지 못한다. 최근 수소에 관심이 쏠리지만, 존재감은 없다고 봐야 하는 수준이다. 해외에서는 이들 외에도 바이오 연료 등이 자동차용으로 쓰이지만, 국내에서는 허가하지 않는다. 결국 휘발유와 경유, LPG 이 세 가지가 국내 연료 시장을 대표한다.

조만간 LPG 자동차 구매 제한이 풀린다. 전에는 특정 차종이나 계층에게만 허용하던 LPG 차를 이제는 누구나 살 수 있다. LPG 비중이 높아지면 3대 연료 구분은 더 명료해진다. 이 3종 연료는 가격이 다르다. 현재 보통 휘발유는 1300원대 중반, 경유는 1200원대 중반이다. LPG는 대략 800원이다. 가격 차이는 원가와 세금 등 복잡하기 그지없어서 일반인이 적정성을 따지기 힘들다. 그저 체감상으로 판단할 뿐이다.



가격 차이를 합리적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적다. 가솔린차를 타는 사람은 가솔린이 연료 중에 가장 비싼 게 불만이다. 경유는 연비도 잘 나오는데 가솔린보다 더 싸니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경유차 타는 사람은 나날이 오르는 연료 값이 부담이다. 예전에는 휘발유와 차이가 상당했는데, 이제는 휘발유와 100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불만이다. LPG차 타는 사람은 예전보다 큰 폭으로 뛴 연료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가뜩이나 연비도 좋지 않은데, 가격까지 올라서 지출이 커졌다.

연료는 자동차 사는 사람이 선택한다. 가격 차이를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어서 불편을 제기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자기가 선택한 유종이 차별받는 상황이 오면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전기차는 요즘 관심 차종이지만, 전체 자동차 대수에 비하면 비중은 아주 작다. 그런데도 전통적인 유종을 사용하는 자동차 소유자들은 터무니없이 싸 보이는 전기요금에 문제를 제기한다. 전기차 소유자들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불편한 상황을 감수하는 대가라고 항변한다. 극소수 전기차 소유자들에 대한 시각도 이런데, 대규모 집단인 각 연료 사용자들 사이에 다른 편 유종 사용자들을 바라보는 불만의 시각은 상당히 크다. 단지 어찌해볼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지나갈 뿐이다.



기름값 중에서도 휘발유와 경유는 유통비용과 마진, 세금, 정유사 공급가격으로 구성된다. 그중에서도 세금 차이가 가격 차이를 불러온다. 경유는 트럭 등 화물차에 많이 사용하는 점도 고려한다. 서민용 기름 성격을 반영한다는 뜻이다. 지금은 경유가 휘발유의 80~90% 수준으로 올랐지만, 한때 경유 가격은 휘발유의 60~70% 정도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처럼 경유가 휘발유보다 싼 나라가 있는가 하면 비슷하거나 높은 곳도 있다. 나라마다 세금이나 유통구조, 정유산업 수준 등이 달라서 가격에 차이를 불러온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싼 곳은 환경오염 물질 억제를 위해 높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환경단체에서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경유세 인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형평성 차원에서 세 연료의 가격을 같게 맞추면 어떨까? 물론 가격 변동에 따르는 문제는 한두 가지 아니다. 어떤 연료의 가격을 올리고 내리느냐에 따라 세수 확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외부 환경에 따라 가격에 변동을 주기 힘들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런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 하더라도 가격을 맞추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 해외에도 경유나 휘발유 가격은 비슷한 나라가 여럿이다. LPG야 휘발유나 경유와 특성이 달라서 한데 묶어서 맞추기는 쉽지 않겠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가격을 맞추는데 이런저런 현실적인 제약을 떠나서 가격 단일화는 한 번쯤 생각해볼 법한 문제다(단, 상용차나 LPG를 쓰는 장애인 자동차나 택시 등 특수한 경우는 제외한다. 순수하게 일반 승용차만으로 한정한다). 자동차를 사서 굴리는데 이런저런 돈이 많이 든다. 차 가격도 다르고 세금도 다르다. 유지비나 정비비용 또한 다르다. 그런 비용 차이가 공정하게 이뤄지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차별적 요소도 많고, 불합리한 부분이 하나둘이 아니다. 최소한 기름값만큼이라도 같다면, 자동차를 유지하는데 불공평 요소는 하나 줄어든다.



연료마다 가격이 다르면, 연료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릴 때 특정 사용자층에 불만이 쌓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싸게 쓰던 경유가 홀로 가격이 오르면 경유 사용자들의 불만이 커진다. 세 연료의 가격이 같다면 오르고 내리는 추세도 비슷하기 때문에 일부에게만 피해가 가는 상황도 줄일 수 있다. 차를 살 때도 연료의 특성은 참고하되, 연료의 가격은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한다. 그렇게 하면 고민거리가 하나 사라진다. 차를 산 이후에 특정 연료의 가격에 변동이 생겨서 해당 차주들이 피해를 보는 일도 줄어든다. 연료 가격이 같아지면, 가격 차이로 인한 이점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동차회사들은 성능이나 차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애쓸 수밖에 없다.

가격을 어느 연료에 맞추느냐 문제가 남는데, 세 연료의 가격 접점은 어느 한쪽이 유리해서는 안 된다. 세 종류 연료 사용자들이 모두가 공평하다고 여기는 가격이어야 한다. 자동차산업의 균형을 깨트린다거나, 국제적인 흐름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퇴보하는 결과를 가져와서도 안 된다.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에서 오는 불공평 문제는 예로부터 심심찮게 불거졌다. 이제 LPG 구매 제한도 풀리면 연료 간 불공평 문제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멀리 보면 전기차나 수소차의 연료도 크나큰 불공평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각 연료의 차이는 인정해야겠지만 불공평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가격 통일도 한 번쯤은 고려해 볼 일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탑기어> 한국판 편집장)

임유신 칼럼니스트 :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모터 트렌드>, 등을 거쳤다. 현재 글로벌 NO.1 자동차 전문지 영국 BBC <탑기어>의 한국판 편집장으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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