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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3 인스파이어, 르노삼성의 구세주가 되어야 한다
기사입력 :[ 2019-04-13 10:03 ]


르삼에게 옳은 선택인 XM3 인스파이어, 더욱 소중한 이유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회사와 브랜드의 구세주가 되어야 한다.’

르노 삼성 자동차의 형편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사실은 상당히 걱정됩니다. 부산 공장이 가진 생산 능력의 삼분의 이를 담당하던 수출전용 닛산 로그의 생산 계약이 올해 9월로 종료되는데 그마저 이미 40%가량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계약이 갱신될 가능성도 희박합니다. 전략 시장인 미국이 보호 무역의 분위기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미국 혹은 최소한 북미 지역에서 생산하는 것이 르노 닛산 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입장에서는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또한 생산 원가가 낮은 편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굳이 생산할 이유도 별로 없습니다. 솔직히 미국은 대중적 제품에게는 기본기와 신뢰도 이외의 고급스러움은 요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입맛이 까다로운 우리나라에서 고급스럽게 만드는 제품이 과도할 수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르노 삼성 자동차는 닛산 로그의 생산을 잃어버릴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따라서 서울 모터쇼에서 공개된 XM3 인스파이어는 르노 삼성 자동차에게는 매우 중요한 모델입니다. 그리고 그 중요성은 단지 르노 삼성 자동차 뿐만 아니라 우리 소비자들에게도 무시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바로 르노 삼성 자동차의 존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브랜드는 새 모델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덩치가 큰 현대차 그룹은 시장도 넓고 같은 기술에서 여러 모델을 파생시킬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였습니다. 그래서 새 모델이 매우 빈번하게 출시됩니다. 그래서 개중에 실패하는 모델이 있더라도 회사 자체로는 그 충격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르노 삼성과 같은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신모델이 자주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하나 하나가 매우 소중합니다. 더군다나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을 놓치는 르노 삼성의 입장에서는 대체 모델의 하나인 XM3 인스파이어는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XM3가 성공하면 그것은 소비자들의 이득으로 직결됩니다. 2016년에 SM6와 말리부가 출시되면서 들썩거렸던 중형 세단 시장을 기억하시는지요? 쏘나타의 아성과 이에 뒤따른 K5로 현기차가 독과점 상태를 유지해왔던 시장에 프리미엄 이미지로 새로운 싸움의 법칙을 제시했던 SM6와 탄탄한 기본기를 무기로 도전장을 던졌던 말리부는 무난함을 장점으로 삼았던 쏘나타에게 위기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쏘나타 뉴 라이즈가 서둘러 출시되는 등 시장 자체에도 역동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이로운 상황이 전개되었었습니다. 르노 삼성이나 쌍용차가 현대차 그룹의 견제자로서 충실하게 존재해야만 시장 논리보다 공급자의 이득이 우선되는 과점 시장의 현재 구조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XM3 인스파이어 자체의 이야기로 되돌아옵시다. XM3는 크로스오버 SUV입니다. 즉, 시장의 대세 트렌드에 의거한 접근이므로 어지간해서는 실패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 뿐만이 아닙니다. 쿠페형 SUV는 이미 자동차 장르의 대세로 자리 잡은 크로스오버 SUV의 식상함을 해소할 수 있는 감성적인 접근입니다. 감성은 무형의 만족도를 뜻하는 대표적 요소이므로 곧바로 프리미엄 이미지와 연결됩니다. 즉, 쿠페형 SUV는 크로스오버 SUV 시장의 프리미엄 장르입니다.

르노 삼성과 프리미엄. 어디선가 들어 본 조합이 아닌가요? 맞습니다. SM6가 당시까지 르노 삼성 브랜드의 대표 브랜드였던 SM5를 놓아두고 ‘한 끗 높은’ 6을 선택한 것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무기로 한 SM6였던 것입니다. 즉, 르노 삼성은 비록 현기차의 물량은 갖지 못했지만 유럽 브랜드의 계열사로서 프리미엄에 대한 높은 이해를 시장에 선보였던 겁니다. 즉, 강소 브랜드가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물량으로는 이길 수 없는 싸움에서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가져온 것이지요.



XM3의 프로젝트 명은 LJL입니다. 이와 함께 추진되는 프로젝트인 LJH는 르노에서 지난해에 공개한 카자른(Kadjar)입니다. 둘 다 CMF-CD 플랫폼을 바탕으로 하는 준중형 크로스오버 SUV들입니다. 그런데 LJL 프로젝트를 두고 이 모델이 SM3의 후속 모델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던 적이 있습니다. 틀린 것일까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많이 틀렸지만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프로젝트 이름인 LJL과 LJH의 마지막 알파벳에 있습니다. 즉, 일반 크로스오버 SUV의 형상인 카자르는 차체의 뒷모습이 해치백의 형태라고 하여 H를 사용한 것이고 XM3는 리무진, 즉 세단의 그것이라고 해서 L을 사용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패밀리와 다목적성을 강조한 SUV와 해치백 이미지의 카자르와 쿠페형이면서도 세단의 세련미를 가진 XM3로 구분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와서 보니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쏘나타 DN8입니다. 무난하고 실용적인 패밀리 세단의 대명사였던 쏘나타가 굴레를 벗어던지고 미래적이고 감성적인 옷으로 갈아입은 바로 그 쏘나타입니다. 따지고 보면 SM6가 시작했던, 그리고 결국은 피할 수 없었던 세단의 변신이 쏘나타에게도 닥쳤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조금은 식상해질 수 있는 크로스오버 SUV에게도 신선미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전유물이었던 스포츠 유틸리티 쿠페 (SUC)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르노 삼성의 XM3는 다시 한 번 파이오니어의 길을 걸으려 합니다.

이런 큰 의미를 갖는 모델이기 때문에 결코 크지 않은 국제 모터쇼인 서울 모터쇼에 세계에서 가장 핫 한 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인 로렌스 반 덴 애커 르노 부회장이 다녀간 것입니다.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큽니다.

르노 삼성 자동차의 노사간 협의가 잘 마무리되어 기필코 성공해야 모두에게 좋은 XM3 프로젝트에 변수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나윤석 칼럼니스트 :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트레이닝, 사업 기획 등 분야에 종사했으며 슈퍼카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기도 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를 보는 안목을, 자동차 업계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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