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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데 예쁘기까지?’ 이런 차를 외면하긴 쉽지 않다
기사입력 :[ 2019-04-25 11:16 ]
독일 운전자를 충성 고객으로 만든 다치아의 진가

[이완의 독한(獨韓) 이야기] 다치아(Dacia)라는 자동차 브랜드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 들어는 봤어도 어디에서 만들고, 어떤 차를 만드는지, 웬만큼 자동차에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자세한 내용을 알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 낯선(?) 자동차 브랜드가 요즘 독일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말 ‘저가 자동차 챔피언 꿈꾸는 다치아’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미 다치아를 소개한 바 있다. 1999년, 당시 르노 자동차 회장 루이 슈바이처는 저가 자동차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1966년 만들어진 루마니아 자동차 회사 다치아 지분 51%를 사들였다. 경영권을 획득한 르노는 2004년 다치아의 지분을 99%까지 확보하면서 완벽하게 자신들의 자회사로 품어 안는다.

이후 다치아는 동유럽은 물론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서유럽에서도 선전을 거듭했다. 르노 자회사답게 특히 프랑스 운전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는데, 예상외로 프랑스 다음으로 다치아 자동차를 많이 소비한 곳은 독일이었다. 고급 차들이 즐비한 독일에서 다치아는 매년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 지칠 줄 모르는 성장세

다치아는 지난해 유럽(EU)에서 522,793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2004년 66,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생각하면 15년 만에 점유율 기준 6배의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그것도 단 5개의 모델(파생 모델 포함하면 약 8종)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다치아 EU 판매량 변화>

2013년 : 290,078대
2014년 : 362,520대
2015년 : 376,324대
2016년 : 412,284대
2017년 : 460,891대
2018년 : 522,793대

<다치아 최근 3년 독일 판매량>
2016년 : 49,124대
2017년 : 61,678대
2018년 : 71,746대

다치아는 유럽에서 지난해 52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팔았고, 그중 독일에서 71,746대가 팔렸다. 독일 비중이 14%가량으로, 기아(65,797대)와 푸조(68,237대)를 판매량에서 따돌렸으며, 이런 추세라면 토요타(83,930대)를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다치아에게 이런 판매량 외에 또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이 독일에서 날아들었다.



◆ 재구매 비율 74%

시장 조사 기관 데이터포스(Dataforce)는 2019년 1월과 2월, 독일에서 91,797명의 새로운 자동차 구매 내역을 조사했다. 어떤 브랜드에서 어떤 브랜드로 바꾸었는지 알아보는 게 조사의 목적이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테슬라를 소유하고 있던 고객 중 77.3%가 다시 테슬라 자동차를 사 재구매 비율이 가장 높았고, 두 번째는 74.0%의 다치아였다.

<독일 운전자 동일 브랜드 자동차 재구매 비율>

1위 : 테슬라 (77.3%)
2위 : 다치아 (74.0%)
3위 : 포드 (61.0%)
4위 : 미쓰비시 (58.8%)
5위 : 마쯔다 (57.4%)
6위 : 폭스바겐 (56.4%)
7위 : 스즈키 (55.7%)
8위 : 혼다 (52.7%)
9위 : 스코다 (52.1%)
10위 : 세아트 (51.3%)



◆ 경쟁 모델의 50~60% 가격, 디자인도 점점 더 좋아져

이처럼 독일의 다치아 고객이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것은 역시 저렴한 가격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다치아 모델 중 가장 판매가 많은 것은 소형 해치백 산데로로 73마력 3기통 가솔린 모델의 기본가는 독일 기준 단 6990유로다. 모회사인 르노가 만드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의 가장 저렴한 트림(76마력 가솔린) 가격이 12,290유로이니 이와 비교하면 56% 수준밖에 안 된다.

포드 피에스타 최하위 트림(12,950유로), 현대 i20(12,800유로), 폭스바겐 폴로(65마력 가솔린, 13,500유로) 등, 경쟁 모델 무엇과 비교해도 가격에서 산데로를 당해낼 차는 없다. 여기에 옵션이 더해지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다. 산데로 뿐만이 아니다. 다치아 모든 모델이 이런 식이다.



저렴한 소재와 부품 사용, 그리고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덕에 이런 가격이 가능했다. 과거에 비해 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가성비 측면에서 다치아는 유럽에서 단연 최고다. 막 운전면허를 취득한 학생 등, 젊은 고객이나 세컨드 카로 부담 없이 사용하고픈 이들에게 다치아는 최우선 고려 대상이다.

독일이라고 모두가 고급 프리미엄 모델을 이용하는 건 아니다. 누구보다 독일 사람들이 독일산 차 가격에 부담을 느낀다. 특히 절약 정신이 강한 그들 입장에서 다치아의 가격은 자석처럼 끌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다치아 자동차들은 디자인까지 좋아졌다. ‘저렴한데 예쁘기까지?’ 이런 차를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내구성을 끌어 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면 초저가 브랜드로 다치아 전망은 매우 밝다. 가면 갈수록 판매량은 늘고 있으며, 여기에 브랜드에 대한 높은 만족감으로 다시 다치아를 찾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까지 늘고 있다. 저가 브랜드 자동차가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은 당시 르노 회장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지금 독일 시장이 이를 잘 증명해 보이고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이완 칼럼니스트 : <모터그래프> 등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이완의 카폐인’이라는 자동차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 살고 있으며, 독일의 자동차 문화와 산업계 소식을 공유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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