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News 주요뉴스

현대차 투싼은 준중형, 그보다 살짝 긴 아우디 Q3는 소형?
기사입력 :[ 2019-05-01 10:14 ]
제조사·정부 하기 싫다면, 누구라도 나서서 차급 분류 제대로 해야

[이완의 독한(獨韓) 이야기] 자동차와 관계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차종에 대해 정확한 분류를 하자’는 것이다. 틈 날 때마다 이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글을 썼다. 그 덕인지 바뀐 것도 있다. 거대 포털이 차종 분류를 과거보다는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7~8년 전까지만 해도 봐줄 수 없을 정도로 기준도 없고 들쭉날쭉하였지만 지금은 그래도 과거보다는 정리가 된 느낌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헷갈린다. 언론마다 한 자동차를 놓고 세그먼트를 달리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 투싼은 준중형, Q3는 소형?

최근 아우디의 신형 Q3를 한국에 출시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얼마나 팔릴지 모르겠지만 신차 출시와 관련한 기사는 늘 많은 사람이 찾아 읽는다. 그래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 Q3 출시와 관련된 기사가 나왔고, 일부 언론이 이 차를 소형 SUV라고 했다. 그런데 이런 아우디 Q3와 달리 현대의 투싼은 준중형 SUV로 분류됐다. 아래는 그 중 일부 기사 제목이다.

<아우디, 소형 SUV Q3 출시 ‘임박’..판매 시기는?> (D 매체)

<출시 앞둔 아우디 소형 SUV ‘Q3’..이름 빼고 다 바꿨다> (E 매체)

<현대 준중형 SUV 투싼 ‘팔방미인’> (D 언론)

<獨 아우토빌트, “현대차 투싼, 가장 경쟁력 있는 준중형 SUV”> (J 매체)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투싼과 Q3의 체급 차이는 어디서 발생한 걸까? 2012년에 개정된 승용자동차의 분류 기준으로 보면 길이, 그러니까 전장이 4.7미터 미만, 너비 1.7미터, 높이 2.0미터 미만, 그리고 배기량 1,600cc 미만이어야 소형차로 분류된다. 그 이상은 중형이다. 이것 중 어느 하나라도 소형 기준을 초과하면 중형이 된다.

하지만 이 법은 현실성이 없다. 이미 중형차에도 1.000cc 엔진이 들어가는 세상이다. 또 경차가 아닌 이상 전폭(너비)이 1.7미터 이하인 차를 찾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울 지경이다. 또한 소형차 중에서도 법적으로 중형에 해당하는 배기량 1,600cc 이상 모델들이 즐비하다. 그러니 이것을 분류 기준으로 삼는 건 맞지 않는다. 그냥 세금을 위한 자동차 관리법일 뿐이다.



이런 이유로 해서 자동차 제조사나 언론, 그 외 많은 사람이 유럽, 그중에서도 독일식 세그먼트 방식으로 차를 나눈다. 경차는 A세그먼트, 소형차는 B세그먼트, 준중형은 C세그먼트, 중형은 D세그먼트, 준대형은 E세그먼트, 풀 사이즈 대형은 F세그먼트라는 식이다.

독일이 이렇게 세그먼트를 나누는 것은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 크다. (참고로 독일의 자동차세는 배기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하고 있음) 그리고 이런 세그먼트 분류는 차의 크기(전장과 전고 중심), 무게와 배기량, 최고속도, 그리고 트렁크 공간 (용량과 변형 타입), 좌석의 수, 1열 좌석의 높이, 휠베이스, 차량의 뒷모양, 그리고 기본 판매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따진다. 정부 기관인 연방자동차청, 그리고 공급자 단체인 자동차 산업협회와 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가 모여 논의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차의 길이인 전장을 기준으로 삼는다. 물론 법적으로 구속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가 이것을 기준 삼고 있다. 당연히 정부나 업계 관계자가 모여 출시될 신차의 차급을 분류하는 일은 없다. 제원상 길이가 얼마인지를 보는 게 일반이다. 투싼과 Q3의 전장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 현대차 투싼 전장 : 4,480mm / 전폭 : 1,850mm / 전고 : 1,645mm
- 아우디 Q3 전장 : 4,484mm / 전폭 : 1,849mm / 전고 : 1,585mm

전장만 보면 아우디 Q3와 현대 투산은 거의 동일하다. 둘 다 소형 SUV가 되든지, 아니면 둘 다 준중형(C세그먼트)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사실 이런 경우는 많다. BMW X3의 전장은 4,710mm다. 현재 판매 중인 신형 싼타페 (4,770mm) 이전 모델의 전장은 4,700mm였다. 하지만 싼타페는 중형, X3는 준중형 SUV로 취급됐다. 그나마 포털 정보는 최근 수정이 된 듯하다.



◆ 대형 됐다가 소형 됐다가, VW 티구안

투싼과 Q3가 같은 크기임에도 다르게 분류가 됐다면, 이번에는 한 모델이 각각 다르게 분류된 경우도 있다. 폭스바겐 티구안은 어떤 곳에서는 대형 SUV로, 어떤 곳은 중형 SUV로, 또 어떤 곳은 준중형 SUV로, 그리고 어떤 언론사는 소형 SUV로 분류했다. 참고로 티구안은 유럽에서 C세그먼트, 그러니까 준중형 SUV로 분류되고 있는 자동차다.

<대형 SUV 티구안, 없어서 못판다> (N 매체)

<더 커지고 세졌다. 준중형 SUV 시장 제압한 신형 폭스바겐 티구안> (H 매체)

‘중형 SUV 티구안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K 매체 기사 내용 중)

‘폭스바겐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 티구안은 고객 인도로...’ (Y 매체 기사 내용 중)

티구안은 전장이 4,485mm로 같은 플랫폼에서 나온 아우디 Q3보다 1mm 길다. 우리나라 방식으로 따진다 해도 준중형급 SUV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이처럼 제각각이다. 그나마 있는 전장 기준의 분류 방식을 무시했거나, 아니면 이런 기준이 통용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고 볼 수밖에 없다.

늘 이야기하지만 이처럼 통일되지 못한, 언론마다 다른 정보로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소비자들은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복잡한 기준까지는 아니라 해도 제조사나 정부가 신차 출시 전에 그 차의 차급을 정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만약 제조사나 정부가 하기 싫다면, 자동차 전문 기자들이라도 나서서 차급 분류를 해 그것을 기준 삼도록 해야 한다. 이것 제대로 안 했다고 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 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자동차 선진국이라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언론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 외국도 미국 다르고 영국 다르고 독일 다르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들만의 명확한 기준으로 차종을 분류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언제쯤 소비자 중심의 이런 차종 분류 기준이 마련될 수 있을까?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이완 칼럼니스트 : <모터그래프> 등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이완의 카폐인’이라는 자동차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 살고 있으며, 독일의 자동차 문화와 산업계 소식을 공유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