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News 주요뉴스

중국 전기차의 저인망식 싹쓸이 전략, 등골이 서늘합니다
기사입력 :[ 2019-05-05 10:12 ]
중국이 진짜로 몰려온다 – EV 트렌드 코리아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이제는 거의 다 온 것 같습니다. 중국 전기차가 우리나라로 옵니다. 5월 2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이런 흐름을 분명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북경자동차그룹(BAIC)이 출품한 것을 두고 제가 이런 말을 하는구나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믿습니다. 맞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번에 북경자동차그룹이 출시한 전기차 세 모델은 의미심장했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품질이었습니다. 세계적 자동차 리서치 업체의 한국 지사 직원이 출품된 모델들을 보고 뱉은 첫 마디는 바로 ‘이제는 차네요’였습니다. 품질에 손색이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진출했던 중국차들이 품질에서는 상당히 아쉬웠지만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어필하려는 개발도상국 특유의 전술을 선택했었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붙어보자는 겁니다. 물론 특출난 품질은 아니지만 미국형 패밀리 카의 수준에는 충분히 도달했다고 봅니다. 솔직히 동급 세계 최고 수준인 현기차의 요즘 인테리어 품질에는 살짝 모자라지만 말입니다. 특히 차체 도장 품질이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둘째는 북경자동차그룹이 가진 경험입니다. 북경자동차그룹은 합작사업을 통하여 자동차 제작 기술을 급속도로 흡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모델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세단인 EU5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함께 개발했다는 것을 인테리어 디자인에서도 알 수 있었고 중형 SUV인 EX5는 제네럴 모터스로부터 사들인 스웨덴 브랜드 사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취득한 특허 기술인 ‘사브 세이프티 케이지’가 적용되었습니다. 쉐보레 볼트 EV를 닮은 작지만 가장 비싼 EX3 크로스오버는 겉모습 뿐만 아니라 고급 배터리 관리 기술 등이 적용된 고사양 모델이었습니다. 세 모델 모두 160kW(218마력) 모터와 60kWh 대의 대용량 모터를 사용하여 2세대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성능을 모두 만족시킵니다. 본격적입니다.

그런데 약간 놀랐던 것은 가격이었습니다. 모두 4천만원대 초중반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보조금을 받으면 3천만원 전후가 된다는 뜻입니다. 결코 저렴하지 않습니다. 바로 옆에 전시된 닛산 리프의 4800만원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이번에 선보인 아이오닉 일렉트릭 페이스리프트 모델과는 거의 같습니다. 배터리가 큰 코나 일렉트릭이나 니로 EV, 볼트 EV보다는 저렴하긴 합니다. 가격적인 면에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가격 때문에 시작부터 판매가 폭발적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택시나 렌터카 등 B2B 비즈니스에 집중하면서 부족한 네트워크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단 B2B 비즈니스를 통하여 우리나라에서 조용하지만 부드럽게 친숙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시간과 돈을 벌고 차근차근 네트워크를 갖추는 만만디 전략이 아닌가 합니다. 이전의 중국 브랜스 수입상들이 보여주었던 신뢰를 깨는 행위만 반복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사실 신뢰부분이 가장 중요한 성패 포인트입니다. (특히 가격에는 향후에 운신의 폭이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섭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제가 더 걱정하는 부분은 지난해에는 출품했는데 이번에는 나오지 않은 BYD입니다. 지난해 BYD의 출품 제품은 버스, 지게차, 공장청소차, 그리고 쓰레기 수거차량 등 B2B 제품이었습니다. 저는 새벽에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쓰레기통을 치우는 디젤 트럭을 조용한 전기 쓰레기차가 대체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홍보 효과이겠구나 하고 등골이 서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BYD의 다른 국내 파트너가 전기차 부품을 갖고 조용히 출품했습니다. 그러니까 중국 전기차는 우리나라에 저항이 상대적으로 작은 상용차를 시작으로 시작하여 B2B용 승용차를 선보이더니 이제는 FTA를 바탕으로 전기차 부품까지 판매하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가장 절망적이었던 것은 전기 이륜차들이었습니다. 저는 전기 이륜차가 비용 대비 도시 환경 개선 효과가 가장 뛰어난 대책이라고 누누이 이야기해왔습니다. 이번 EV 트랜드 코리아에는 전기 이륜차 업체가 부쩍 많이 출품했고 보조금 대상 차량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실상을 알고 보니 더욱 절망적이었습니다. 전기 이륜차는 중국산 완제품, 핵심 부품을 중국에서 조달한 모델, 국내 설계이나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 등 거의 모든 제품이 중국과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뭐 국내를 대표하던 대림오토바이가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한 제품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는 마당에 놀랄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이미 거의 완전히 중국에 점령당한 전동 킥보드와 같은 개인용 교통수단과 전기자전거를 생각하면 우리나라는 어디에 미래가 있나 걱정이 될 뿐입니다.



겉으로만 보면 우수한 제품력의 현대와 기아 전기차, 실제로는 LG의 차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핵심 부품을 LG가 독점한 쉐보레 볼트 EV, 세계 최고 기술의 배터리 제작사인 LG화학과 삼성 SDI 등 EV 트렌드 코리아의 한국세는 강력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중국이 저인망으로 바닥부터 싹쓸이를 시작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미 중국 자본에 넘어간 우리나라 자동차 관련 전문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수면 위로 올라오는 일만 남았었는데 이번에 그런 기미를 본 겁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나윤석 칼럼니스트 :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트레이닝, 사업 기획 등 분야에 종사했으며 슈퍼카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기도 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를 보는 안목을, 자동차 업계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