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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공인 모터사이클 정비 자격증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
기사입력 :[ 2019-05-06 09:09 ]


모터사이클 품질 문제, 브랜드의 책임이다

[최홍준의 모토톡] 모터사이클은 자동차에 비해 작고 더 정밀한 부품이 들어간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 많은 부품을 넣어야 하다 보니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무게대비 출력도 월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모터사이클 브랜드는 2년 2만km의 품질 보증을 제공한다. 엔진이나 미션 등의 중요부분에서 제조나 설계 결함이 발견되면 무상으로 서비스를 지원해주는 것. 모든 부분에서 적용되지는 않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거나 중대한 결함의 경우 책임을 지는 것이다. 소모품이나 사용자의 부주의 등 제조결함이 아니라고 의심되는 부분에서는 적용받을 수 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제조 결함이라 생각될 수 있어도 사용 방법이나 사용 환경에 따라서 판단이 달라진다. 브랜드는 자체 매뉴얼을 통해 이에 대응하고 있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늘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는다.



경험이 많고 다양한 모터사이클을 접해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아닌 사람들보다 고장에 대해 너그럽다. 주행환경이나 운행 방법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고장 빈도나 내구성 등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터사이클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조작이 능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쉽게 고장이 나도록 하기도 하며 그 대응도 미숙할 수밖에 없다. 모터사이클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 이를 악용해서 과다 수리비를 요구한다던지 고장 나지도 않은 부품도 고장 났다고 속이는 경우, 여전히 존재한다. 물론 브랜드의 딜러 서비스 센터 같은 곳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아니다.

반면 딜러 서비스 센터의 경우에도 불친절이나 적절한 대응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만 하면 되는 걸까. 예방정비나 사전 고지보다는 교환해 달라는 것만 교환해주고 출고 시키는 경우도 다반사다. 모터사이클을 살 때는 기분 좋게 샀다가 서비스를 받으러 갔다가 마음 상해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이는 결국 능숙한 정비사의 부족과 적절하지 못한 고객 응대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애초에 잘 만들면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기계는 필연적으로 고장이 나게 되어 있다. 똑같은 조건에서 같은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진 물건이라고 해도 편차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에 대한 모든 책임과 과정은 브랜드의 몫이다. 그래서 보증 서비스 기간과 적산거리를 걸고 있으며 자체 교육을 통해 능숙한 응대와 수리를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는 턱없이 부족하다.



모터사이클 정비는 아직도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기관조차 없다.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가 없는 것이다. 예전처럼 일반 수리점에 들어가서 어깨너머로 정비를 배우고 경험을 쌓아 다른 수리점을 여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모터사이클 수리점은 사업자등록만 하면 누구나 아무런 자격 없이도 열수가 있다. 때문에 기술이 부족하면서도 영업으로만 운영하는 곳도 있다.

딜러 서비스 센터는 그나마 자동차학과를 졸업한 인력들을 채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역시 몇 년씩 현장에서 모든 걸 새롭게 배워야 능숙한 한명의 정비사가 된다. 자동차만 해도 자동차 정비를 배울 수 있는 학교나 학원이 존재한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자격증도 있다. 그러나 모터사이클은 없다. 그나마 KR모터스에서 운영하고 있는 정비사 영성과정이 유일무이하다. 이마저도 국가에서는 자격이나 기능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 시장이 그렇다보니 대우도 그다지 좋지 않다. 한명의 완성된 정비사로 인정받기까지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들고 정비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은 계속 발전해서 새로운 모터사이클이 나오면서 실수와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

조금 능숙해지면 생계 때문에 다른 일을 찾거나 독립을 해 자신의 수리점을 차리게 된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딜러 서비스 센터에는 경력이 많은 정비사가 남아있지 않다. 이는 서비스 처리 부족으로 드러나고 그 피해는 소비자가 보고 있다.

브랜드도 걱정이 많다. 대형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은 새로운 모델이 출시가 되면 본사에서 하는 정비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인력을 파견해 배워오게 한다. 그러나 비용문제로 일년에 한두 명 보내는 것도 버거워한다. 그렇게 전문 인력을 키워 놓으면 얼마가지 않아 그만둬 버리면 또 새롭게 시작해야만 한다. 이는 우리나라 일반적인 산업의 모습과 똑같다. 처우가 좋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 하려고 하는 사람이 적은 것이다.



소비자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보증 처리가 아니더라도 전문가가 자신의 모터사이클의 유지보수를 해주길 원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선행 투자가 필요하다.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그들이 적절한 대우를 받으며 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출시되면 그걸 다룰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고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정확한 수요예측으로 부품 재고도 적절히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수입 모터사이클들의 서비스 만족도의 상당 부분은 부품재고에서도 온다고도 할 수 있다.

잦은 고장이 나지만 적절한 대응으로 소비자의 불만을 없애고 있는 브랜드가 분명 있다. 그러나 반대로 사소한 소모품 교환에도 부적절한 응대로 인터넷에 오르내리는 브랜드도 있다. 결국 자본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것은 의지이다. 좋은 제품을 공급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고 그 과정에서 이윤을 남겨야 한다.

모터사이클을 팔아서 지금 당장의 돈만 벌려고 하는 근시안적인 시야, 모터사이클 산업이 낙후되고 문화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모터사이클 브랜드의 잘못도 크다. 모터사이클 제조사나 수입판매하고 있는 회사의 책임은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안전하고 즐겁게 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의무 중 하나이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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