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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시나리오 난무하는 재규어·랜드로버, 새 주인은 누구?
기사입력 :[ 2019-05-16 13:33 ]
PSA부터 지리자동차까지, 재규어∙랜드로버 과연 어디로 팔릴까

[이완의 독한(獨韓) 이야기] 재규어∙랜드로버 매각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인도 타타모터스의 손실이 우리 돈으로 4조가 훌쩍 넘어가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런 기록적 적자의 원인인 자회사 재규어∙랜드로버의 매각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



타타모터스의 주가 폭락 등,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 재규어∙랜드로버 부진은 품질 문제 등에 따른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 디젤차 판매량 감소 여파, 그리고 브렉시트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등이 겹치며 만들어졌다. 불과 2년 전, 5천 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는데 그사이 판매량이 급락하며 이제는 오히려 기존 인원을 4,500명 이상 줄이게 됐다.

상황이 바뀌자 재규어∙랜드로버의 매각설은 더 힘을 얻었다. 하지만 올해 초 타타모터스는 매각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감원과 공장 폐쇄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손해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소문은 계속됐다.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푸조∙시트로엥 그룹(이하 PSA)이 언급됐다.

PSA는 2017년 GM으로부터 오펠(영국에서는 복스홀로 판매)을 인수, 2년 만에 만년 적자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았다. 2개의 신형 SUV 판매가 좋은 결과를 얻으며 이룬 성과였다. PSA 회장 카를로스 타바레스는 유럽 이외 지역, 특히 북미 시장 진출에 관심이 높은 인물이다. 인수를 하든 아니면 다른 제조사와 협력을 하든, 유럽 대륙 이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어려움 속에서도 재규어∙랜드로버는 북미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선전을 했다. PSA 입장에서는 오펠을 되살려낸 것처럼 재규어∙랜드로버 역시 되살려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지난주 영국의 언론 협회(PA)가 PSA의 합병 관련 내부 문서가 유출됐다는 보도를 하면서 재규어∙랜드로버 매각설에 불을 지폈다.

PA는 또 익명의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가 (인수)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 발언도 소개했다. 구체적인 자료와 발언 등이 터져 나오자 타타모터스는 그저 루머일 뿐이라며 역시 매각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오토모티브 뉴스가 전한 PSA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어떠한 인수 합병도 서두르지 않는다. 홀로 서 있을 수 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현금 흐름을 만들고 있다. 만약 오펠과 같은 기회(인수)가 온다면 우리는 고려할 것이다.’

한마디로 PSA는 인수를 위한 실탄을 준비하고 있으며, 타타모터스가 마음만 먹는다면 협상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진행되자 재규어∙랜드로버 매각과 관련해 영국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다.



◆ 렉서스부터 지리자동차, FCA까지 등장

관련 소식을 전한 영국의 오토익스프레스에는 만약 재규어∙랜드로버가 매각되어야 한다면 PSA보다는 중국 지리자동차에게 가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낸 이도 있었다. 지리는 볼보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고, 독일 다임러 그룹 주식을 계속 사들이는 등, 유럽 고급 차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 중이다.

무엇보다 지리자동차는 말레이시아 프로토 홀딩스를 인수했는데 영국의 경량 스포츠카 전문 생산 업체 로터스를 소유하고 있던 곳이다. 지리는 로터스 지분 51%를 획득했다. 여기에 런던의 상징과 같은 블랙캡 택시를 만드는 LEVC도 지리자동차 손에 넘어갔다. 영국인들 입장에서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지리가 재규어∙랜드로버까지 인수해 영국 브랜드들을 볼보처럼 성장시키는 게 낫다고 볼 수도 있다.

또 일본 렉서스가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도 있었다. 일본차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영국이고, 또한 늘 품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재규어∙랜드로버가 렉서스의 노하우로 품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담겨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오토모티브뉴스에는 피아트∙크라이슬러(이하 FCA)와 협력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도 있었다. 지프와 닷지, 크라이슬러 등 미국 브랜드의 영업망과 브랜드 도움이 받자는 것이다. 하지만 PSA에 인수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재규어의 경우 작은 차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BMW 1시리즈, 아우디 A3 등과 경쟁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하지만 푸조∙시트로엥은 작은 자동차 전문 기업이라고 할 정도로 축적된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현재 재규어∙랜드로버로는 버티기에 한계가 있으니 PSA와의 결합이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고 본 듯하다. 끊임없는 매각설에 굴욕적이라며 일부는 근심하기도 했지만 영국인들 사이에서도 재규어∙랜드로버가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고 보는 분위기는 의외로 높아 보인다.

그러고 보면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여정도 순탄한 적이 그리 많지 않았다. 영국 내에서도 국영 기업에 속했던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다시 BMW (랜드로버), 그리고 포드 (재규어와 랜드로버), 그리고 다시 인도의 타타로 계속 주인이 바뀌었다.



◆ 성능과 품질 개선만이 답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고급 브랜드다. 스타일이 주는 매력은 그 어떤 프리미엄 브랜드 못지않다. 랜드로버의 기함 레인지로버는 미국은 물론 독일 등에서도 인기가 높은, 확실한 팬층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타보고 싶은 그런 고급 SUV의 대명사다. 하지만 이 두 브랜드의 발목을 잡는 것은 성능과 품질이었다. 품질 문제는 국내와 국외 가릴 것 없이 오래전부터 얘기돼온 부분이다.

재규어의 경우 독일 프리미엄 3사와 비교가 되지만 성능에서 차이가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재규어 모델들을 시승해 봐도 딱히 어떤 자기만의 경쟁력, 색깔을 느끼기 어렵다. 국내 한 자동차 엔지니어는 사석에서 재규어 모델들의 성능을 냉정하게 비판하며, 차를 뜯어 보고 성능 비교를 할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재규어∙랜드로버가 시장에서 계속 살아남기 위해서는 품질과 성능 개선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 이 부분에 흔히 말하는 ‘뼈를 깎는 노력’이 없다면 지금 상태로는 매각설에 매일 시달릴 수밖에 없다. 직원을 내보내고 공장을 처리하는 등, 비용 절감도 좋지만, 이런 근본 문제 해결 없이 병은 치료되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이완 칼럼니스트 : <모터그래프> 등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이완의 카폐인’이라는 자동차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 살고 있으며, 독일의 자동차 문화와 산업계 소식을 공유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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