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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1천대에 300억’ 타다는 쿠팡처럼 될 수 있을까
기사입력 :[ 2019-05-22 09:54 ]


타다, 눈앞에 닥친 여러 난관을 슬기롭게 돌파하려면

[김진석의 라스트 마일] 쏘카의 자회사인 VCNC의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는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초 서비스를 개시할 당시 300대였던 차량 대수는 1천 대까지 늘었고, 서울 시내는 물론 수도권 인근에서도 타다의 카니발 차량을 보는 게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입니다.

타다가 급격하게 성장할수록 택시업계의 견제는 더욱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타다에 반대하는 개인택시 기사가 분신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택시업계의 공격 대상이 급격하게 카풀에서 타다로 옮겨간 덕분에 역설적으로 타다는 더욱 주목을 받으며 그동안 택시에 반감을 가져왔던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반(反) 택시 전선의 아이콘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냉정하게 타다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아직은 넘어야 할 난관이 많습니다.



◆ 택시업계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까?

겉보기에는 타다가 택시업계와 대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타다는 택시업계의 참여가 절실합니다. 다시 말해 타다가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려면 택시를 어떻게든 포용해야만 합니다.

현재 타다가 운영 중인 차량 대수는 1천 대로 서울 시내 택시 숫자 약 7만 대에 크게 못 미칩니다. 개인택시 부제를 감안하면 아직 서울 시내 택시의 약 2% 밖에 안 되는 차량 숫자입니다. 이 정도 숫자의 차량 대수로는 아직 본격적으로 점대점(Point to Point) 이동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타다가 더 많은 수요에 대응하려면 타다 플랫폼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의 대수를 더 빠르게 늘려야 합니다.

문제는 어떤 차량을 늘리느냐입니다. 타다 베이직의 원가 구조는 크게 ‘플랫폼 부분+차량(연료비 포함)+인건비’로 나누어볼 수 있는 데 차량의 대수가 늘어날수록 ‘차량+인건비’는 규모와 연동되어 같이 증가합니다.

특히 차량 부분이 큽니다. 타다 베이직은 기사 포함 렌터카 모델로 법규상 11인승 이상의 차량으로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11인승 카니발로 운영되어 원가가 상당히 높은 구조입니다. 카니발 1,000대만 해도 구매비만 약 300억인데, 현재 카니발은 R2.2 디젤과 람다 3,3 가솔린 모델만 있어 연료비도 택시의 LPG에 비해 높습니다.



재무제표를 공개하진 않지만 택시와 원가를 비교해보면 타다 베이직 모델은 어떻게든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기존 모델로는 증차를 할수록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보다는 적자가 커질 가능성이 훨씬 더 커 보입니다.

결국 타다 플랫폼 내에 더 효율적인 차량으로 서비스를 할 방안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관련 법규를 준수하면서 단기간에 차량 공급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서는 택시를 플랫폼 안에 넣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우버도 한국에서는 택시로만 서비스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타다 측은 우선 배기량 2800cc 이상의 차량으로 운행이 가능하며, 기존 택시 법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고급 택시를 먼저 타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개시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급 택시가 일반 택시보다 타다가 지향하는 서비스 퀄리티와 브랜드에 어울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고급 택시도 택시 기사가 운행이 가능한데다가 타다 프리미엄이 자리 잡은 이후에 공급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일반 택시를 어떤 형태로든 타다 플랫폼 안에 포함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다 측은 택시업계와 대화하고 상생안을 만들려는 이유가 자율주행시대가 오기 전에 연착륙해야만 하는 택시업계를 위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타다 입장에서도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택시의 참여가 필요해 보입니다.



◆ 서비스의 퀄리티 우월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현재 타다의 높은 서비스 퀄리티의 핵심은 쾌적한 카니발 차량과 교육받은 친절한 기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량은 자본만 있다면 확보할 수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아서 친절한 기사를 어느 정도 규모로 또 얼마나 빠른 속도로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교육과 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좋은 인력들이 유입되고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타다 기사는 현재 파견 기사(월급제)와 프리랜서 기사(시급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월급제만으로는 차량 증가 속도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프리랜서 기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프리랜서가 증가할수록 서비스 퀄리티를 균일하게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프리랜서 기사들은 노동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며 운행 중 사고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합니다. 타다가 성장할수록 이들의 처우에 대한 문제의식 역시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타다의 팬들이 타다를 지지하는 이유는 타다의 서비스를 좋아해서이기도 하지만 택시가 싫어서이기도 합니다. 이들 중 택시의 서비스가 싫어서 타다를 지지하던 팬층은 타다의 서비스 퀄리티가 떨어지거나 다른 대안이 등장하면 언제든 옮겨갈 수 있습니다.



◆ 타다는 쿠팡이 될 수 있을까?

이처럼 타다는 앞으로 여러 난관을 돌파해야 합니다. 타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에게 익숙한 서비스 중 타다 못지않은 난관을 헤쳐 나가고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쿠팡입니다.

쿠팡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로켓 배송 등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장점을 다른 경쟁자들도 따라하더라도 쿠팡이 제일 잘하기 때문에 쿠팡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타다가 쿠팡처럼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경쟁자로서는 기가 죽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자본 유치입니다. 쿠팡은 적자로 인한 위기설이 나올 때마다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해왔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무려 2조 원이 넘는 금액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쿠팡 사례를 통해 추론해보면 타다도 아마도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려고 움직이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투자자에게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숫자로 보여줘야 하며, 장기적으로 더 나은 사업 구조를 구축할 가능성을 확인시켜줘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기사 포함 렌터카 모델만으로는 부족하고 결국 택시(혹은 택시 사업권)를 타다 플랫폼 안으로 들이는 그림을 보여줘야 합니다. 앞으로 타다에게 시간이 얼마나 주어져 있을지는 모릅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택시가 타다에 공포감을 가지고 반발을 할수록 어쩌면 타다는 더욱 초조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진석

김진석 칼럼니스트 : 국내 자동차 제조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승차 공유 스타트업에서 사업 기획을 담당했다. 자동차 컨텐츠 채널 <카레시피>를 운영하며 칼럼을 기고하는 등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영역을 폭넓게 아우르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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