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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페·쏘렌토 하이브리드, 디젤의 완벽한 대체재 될까
기사입력 :[ 2019-05-30 09:51 ]


SUV에도 하이브리드가 필요한 몇 가지 이유

[전승용의 팩트체크] 디젤의 시대가 더 빠르게 저물고 있는 듯합니다. ‘환경오염과 그에 따른 배출가스 규제’로 인해 디젤차가 줄어드는 흐름은 도저히 피할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클린 디젤’을 외치며 디젤차 시장을 확장시키던 정부와 기업이 이렇게 순식간에 돌아설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무척 단순하고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10년 전은 지구 온난화가 세계적인 화두로, 어떻게 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던 때입니다. 유명무실해진 느낌이지만, ‘탄소배출권’이란 것을 만들고 국가간(또는 기업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거래까지 허용하던 시대였죠.

그런데 지금은 지구 온난화보다 미세먼지가 더 큰 화두가 됐습니다.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게 더 중요해진 것이죠. 한마디로 ‘더워 죽기 전에 숨 막혀 죽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증폭된 듯합니다. 그래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지만, 질소산화물은 많은 디젤차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려는 것이지요.



얼마 전 ‘하이브리드 SUV 싼타페·쏘렌토 내년 출격..수입차에 도전장’이란 기사가 나왔습니다. 왜 수입차에 도전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중형 SUV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네요.

꽤 긍정적인 댓글이 달렸습니다. 베스트 댓글은 ‘(싼타페·쏘렌토보다는)제네시스 하이드리드가 급하지, 현대차의 3.0 이상 엔진의 연비는 절망이다’였지만, 대부분은 ‘싼타페 하이브리드 나오면 대박칠 듯, 요즘 현대차 하이브리드 타보면 감탄이 나온다’라거나 ‘진작에 투싼과 싼타페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시켰어야지’ 등 호의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지금도 늦었으니 더 빨리, 더 많은 모델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하라는 것이지요.



제품 관점에서 (가솔린)하이브리드는 디젤의 거의 완벽한 대체재라 볼 수 있습니다. 디젤의 특유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치명적인 단점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죠. 즉, 디젤 일색인 SUV의 파워트레인을 하이브리드로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하이브리드는 SUV를 위해 태어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SUV에 디젤을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힘과 연비 때문입니다. 디젤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토크와 우수한 연비에서 나오는 저렴한 유지비는, 크고 무거운 SUV를 움직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사륜구동 시스템을 움직이기에도 유리하고요.

반면 타면 탈수록 커지는 진동과 소음, 검게 뿜어져 나오는 메케한 매연은 감당이 안 됩니다. 게다가 가솔린에 비해 엔진 가격이 비싸고, 여기에 EGR과 DPF, SCR 등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추가되면서 차 가격도 올라갑니다.



그런데 하이브리드 SUV는 이런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습니다.

우선, 힘이 좋아졌습니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디젤 엔진에 비해 출력은 좋지만 토크가 부족해 초반 가속력이 아쉬웠죠. 그러나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추가되면서 이런 아쉬움이 상당 부분 보완됐습니다. 구동 즉시 모터가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발진 가속력을 도와주는 덕분이죠.

연비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배터리가 주행 상황에 맞춰 끊임없이 충전과 방전을 하며 엔진을 도와줍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회생 제동 시스템이 작동하며 배터리를 충전시키고, 이를 구동력으로 사용하는 것이죠. 그만큼 엔진의 부담이 줄어들고, 그만큼 연료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이죠. 모터와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연비 향상 효과는 더욱 커질 겁니다.

사륜구동 시스템도 걱정 없습니다. 전륜구동이든 후륜구동이든 모터와 배터리를 통해 프로펠러 샤프트 없이도 사륜구동이 가능합니다. 토요타(렉서스)의 경우 ‘e-4’라 불리는 전기식 사륜구동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뒷바퀴 사이에 달린 전기모터가 상황에 따라 후륜에 구동력을 더해주는 방식이죠. 바퀴 속도와 회전 각도, 차의 흔들림, 노면 상태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후 후륜에 토크를 자동으로 배분합니다. 볼보에서는 ‘트윈 엔진’이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는데요, 기본적인 방식은 같습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보니 당연히 소음과 진동에 대한 스트레스도 적습니다. 가솔린보다 조용하니 할 말 다 했죠. 얼마나 조용하냐면 에어컨 소리가 무척 시끄럽게 들릴 정도입니다. 배터리 용량이 크면 클수록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도 늘어나니 더 조용하겠네요.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습니다. 디젤차에 비해 질소산화물 수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데다가,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일반 가솔린 모델보다 현격하게 적습니다. 연비가 좋기 때문이죠.

가격적인 부분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모터와 배터리 비용이 워낙 만만치 않아 차량 가격이 비싸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일반 가솔린 및 디젤 모델에 비해 비싸지만, 앞서 언급한 장점들을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은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위한 공간 확보에도 유리합니다. 세단의 경우 배터리와 모터를 추가하면 실내 공간이 부족한 경우도 있는데, SUV는 이런 걱정이 없죠. 오히려 배터리가 뒷좌석 바닥에 장착돼 차의 무게 중심을 낮추면서 앞·뒤 무게 배분까지 맞춰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과연 싼타페와 쏘렌토 정도의 중형 SUV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죠. 차가 크고 무거울수록 하이브리드의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죠. 이를 해결하려면 모터의 성능을 높이고 배터리 용량을 키워야 하는데,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해 얻는 이익보다 비용 부담이 크다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겠죠.

그래도 SUV가 하이브리드로 향하는 방향성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을 중시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기 때문이죠. 이런 목소리는 더 엄격한 정책으로 이어졌고, 자동차 제조사에게 지키도록 강제되고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배터리 기술의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다는 것입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더 좋은 배터리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뉴스란에 자주 보입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전기차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 경쟁에 더 큰불이 붙었습니다. 디젤 일색이었던 SUV 시장이 하이브리드(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바뀔 날이 머지않은 듯합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전승용

전승용 칼럼니스트 : 모터스포츠 영상 PD로 자동차 업계에 발을 담갔으나, 반강제적인 기자 전업 후 <탑라이더>와 <모터그래프> 창간 멤버로 활동하며 몸까지 푹 들어가 버렸다.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에 관심이 많아 여기저기 킁킁거리며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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