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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차의 대명사 캐딜락 CT6, 경쟁모델 1위 G90 맞수 될까
기사입력 :[ 2019-06-20 15:37 ]


캐딜락에 바라던, 캐딜락이 만들었어야 할 CT6의 상품 경쟁력

[이동희의 자동차 상품기획 비평] 최근 국내 시장에서 캐딜락 브랜드의 성장은 놀랍다. 풀사이즈 SUV인 에스컬레이드는 물론이고 대형 세단인 CT6도 잘 팔린다. 2017년 1분기만 해도 전국에서 팔린 차는 295대, 월 평균 98대로 두 자리수였다. 반전은 3월부터 시작된다. ATS와 CTS 등 세단과 SUV인 XT5의 판매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5월에 신형 에스컬레이드가, 8월부터는 CT6의 2.0 터보 모델이 나오며 제대로 불을 붙였다. 덕분에 2분기에는 월 평균 176대, 3분기 183대를 거쳐 4분기에는 평균 212대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런 추세가 쭉 이어지며 2018년은 계절과 재고 등의 이슈를 넘어 월 평균 175대, 연 판매 2101대로 2017년에 이어 연간 판매 2000대를 넘기도 했다.

물론 2017년의 2천대와 2018년의 2천대는 구성이 다르다. 2017년이 ATS와 CTS같은, 준중형 및 중형급 세단 판매가 주를 이뤘다면 2018년에는 XT5와 에스컬레이드 같은 SUV와 대형 세단인 CT6가 주력 모델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는 ‘캐딜락스럽다’고 할 수 있다. ‘미국차=큰 차’라는 사람들의 인식을 쉽게 바꾸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꼭 이를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게다가 좋은 물건은 원래 본인들이 가장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할 때 나온다. 캐딜락이라는 브랜드가 가장 잘하는 것은 큰 차를 잘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지난 5월 판매를 시작한 CT6는 꽤나 괜찮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CT6의 주력 시장은 경쟁 모델이 많지 않다. 이 급의 세단은 앞자리에 앉아 직접 운전하는 오너 드라이버를 만족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 뒷자리가 핵심인 쇼퍼 드리븐(Chauffer Driven)을 위한 장비와 성능도 중요하다. 위로 보면 세그먼트의 독보적 존재인 벤츠 S 클래스와 BMW 7시리즈, 아우디 A8, 재규어 XJ,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등의 유럽차와 같은 미국차인 링컨 컨티넨탈, 한국차로는 제네시스 G90이 있다. 모두 차체 크기에서 길이 5000mm와 폭 1800mm를 훌쩍 넘는 대형 세단들이다.

판매량에서는 어떨까. 2018년을 기준으로 할 때 EQ900과 G90을 합쳐 9709대, S 클래스가 S63과 마이바흐를 포함해 7011대가 팔렸다. 사실 이 두 대의 판매량이 워낙 많아서 다른 차종과의 비교가 무색할 정도다. 3위인 7 시리즈는 M760Li를 포함해 총 2351대가 팔려 1/3 수준으로 떨어지고 판매가 중단된 A8을 제외하더라도 컨티넨탈이 854대, 콰트로포르테 348대, XJ가 189대로 격차가 너무 크다. 이런 시장에서 CT6는 2.0 터보 모델을 합쳐 951대를 팔아 전체 4위에 올랐다. 지방은 아직 덜하지만 서울 시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래 기존에 존재하던 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제품의 경우, 가장 잘 팔리는 대표 상품을 타겟으로 삼아 상품 기획과 가격 등을 정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세그먼트 판매 1위인 G90와 CT6를 비교하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수입차 사이의 경쟁이라면 판매 1위인 S 클래스와 비교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현재 CT6와 제원상 가장 비슷한 S450L 4Matic과 비교할 때 6천만원이 넘게 벌어지는 가격 차이 때문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 혹은 비슷한 고객을 놓고 경쟁한다고 보기 힘들다.

반면 제네시스 G90는 그야말로 직접 경쟁하는 차다. 차 크기를 봐도 그렇다. CT6의 길이X너비X높이는 5227X1880X1473mm로 제네시스 G90의 5205X1915X1495mm와 비교해 길이 22mm가 길지만 폭은 35mm, 높이는 22mm 낮아 살짝 길고 날렵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사양과 가격에서도 경쟁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CT6는 3.6L V6 334마력 엔진을 얹고 네바퀴를 굴리는 AWD를 달았다. G90의 가장 기본형인 3.8 모델은 배기량 3.8L V6 315마력 엔진과 HTRAC AWD가 기본형인 럭셔리 모델을 제외하면 모두 기본으로 달린다. 공차 중량은 CT6가 1941kg으로 2120kg인 G90보다 179kg 가볍다. 덕분에 공인 복합 연비 기준으로 CT6는 8.7km/L이고 G90 3.8 19인치 휠 모델이 8.1km/L으로 CT6가 살짝 높다.



CT6는 세 가지 트림이 나온다. 겉모습을 기준으로 브랜드 고성능 모델을 나타내는 V 모델처럼 매시 그릴과 에어로 파츠가 달려 있는 스포츠/스포츠 플러스 두 가지와 플래티넘 한가지다.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의 차이는 휠 크기 (19인치/20인치), 에어컨(듀얼존/쿼드존), 이오나이저가 포함된 에어클리너 유무, 전자석을 이용해 댐퍼의 감쇠력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유무, 뒷바퀴의 방향을 바꿔 주차를 쉽게 하는 것은 물론 핸들링 성능을 높여주는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 유무, 뒷좌석 전용 듀얼 디스플레이와 무선 헤드폰/파나레이 34스피커 시스템 유무 등이다.

플래티넘은 스포츠 플러스 모델과 같은 옵션에 전좌석 마사지, 마그네슘 패들 시프트, 앞좌석 20방향 전동 조절/뒷좌석 8 방향 전동 조절 및 통풍 기능이 추가된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뒷좌석 승객을 위한 옵션들이 보강된 것이 플래티넘이고, 앞좌석을 중심으로 하면서 스포티한 겉모습을 갖고 있는 트림이 스포츠 플러스다. 각각 가격은 8888만원, 9768만원 및 1억322만원이다.



CT6 플래티넘 트림을 기준으로 G90를 구성해보자. G90 3.8 프리미엄 럭셔리 트림(9179만원)에 세이프티 선루프(79만원)와 뒷좌석 듀얼 모니터(245만원), 뒷좌석 통풍/전동 시트가 포함된 뒷좌석 컴포트 패키지 II(196만원)를 더하면 9699만원으로 9768만원인 CT6 플래티넘에 비해 단 69만원이 낮을 뿐이다. 이 상태에서 CT6는 4존 에어컨(G90는 3존), 적외선을 이용해 야간 장애물 확인에 도움을 주는 나이트 비전, 34개의 스피커가 들어간 보스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 10단 자동변속기, 실린더 2개의 작동을 멈춰 연비를 높여주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 등이 추가되어 있다. 자동차로써의 상품 자체에서, 국산차인 G90와 비교해도 괜찮은 가성비와 구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G90가 우수한 부분은 무선 자동 업데이트가 되는 내비게이션과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운전에 도움을 주는 주행 보조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는 지난해 G90로 페이스리프트가 되면서 새로 추가된 5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최대 장점으로 LTE 통신망을 이용해 빠르게 업데이트가 되는 것은 물론 실시간으로 카카오i 음성 검색을 지원한다. 또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를 통해 원격 시동이나 공조장치/열선 등 온도 조절과 창문을 여닫는 것이 가능하고, G90 고객만을 위한 해외 호텔 예약과 의료 서비스 지원 등의 컨시어지 서비스는 물론 5년 12만km으로 긴 보증수리 기간과 소모성 부품 무상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물론 이는 수입차인 CT6와 캐딜락 브랜드가 가장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캐딜락 브랜드하고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인연이 있다. 꽤 오래전, 캐딜락 브랜드 매니저로 지점장과 브랜드 관리 역할을 함께 했었다. 당시는 CTS가 주력이었고 ATS가 막 나오던 시기였는데, 독일 브랜드의 디젤 모델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상황이었다. 지금의 CT6를 보면서 그 때 만약 이 정도의 차가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차가, 혹은 캐딜락이 가지고 있는 ‘대통령의 차’ 혹은 ‘크고 여유로운 차’라는 긍정적인 이미지에 제대로 된 상품성만 갖추었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CT6로 대표되는 캐딜락이, 풀사이즈 세단과 SUV처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차를 제대로 내놓는 것은 분명한 성공 비결이 된다. 더욱이나 국산차와 비교해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동희

이동희 칼럼니스트 :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시작해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다. 수입차 딜러에서 영업 지점장을 맡는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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