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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으리한 수입차 전시장, 꼭 이래야 하나
기사입력 :[ 2019-06-21 10:04 ]
수입차 전시장, 테슬라처럼 소규모로 구석구석 만들면 어떨까

“수입차 전시장은 크고 화려하다. 문턱이 높다. 지나가다 마음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소규모 전시장이 필요하다.



[임유신의 업 앤 다운] 자동차를 어디서 어떻게 사느냐는 어떤 쪽이 좋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다. 누군가는 비싼 돈 주고 사는 만큼 크고 화려한 공간에서 대접받으면서 사고 싶어 한다. 어떤 이는 장소나 방법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사기 원한다. 양쪽이 다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이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크고 화려하게 꾸민 전시장에 가서 사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온라인이나 홈쇼핑 등에서 간혹 자동차를 판매하지만 극히 제한적이거나 일회성 이벤트에 그친다. 전통 전시장 외에 차를 사는 다른 방법이 활성화하지 않았다면 전시장이라도 다양한 형태여야 하는데 실상은 대체로 비슷하다.

국산차 전시장은 수가 많고 크기도 다양하다. 작은 동네까지 속속들이 파고드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지간한 곳에는 다 있다. 대중차 위주이다 보니 전시장도 무난한 수준이다. 수입차는 다르다. 전시장이 많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수는 많지 않다. 주로 주요 도시 목 좋은 곳에 자리 잡는다. 대체로 규모도 크고 화려하다. 애초에 딜러 모집할 때 전시장 위치와 규모, 부속 시설 등 기준을 정해 놓기 때문에 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은 된다.



수입차 브랜드는 고급차와 대중차가 나뉘지만, 국내에서만큼은 모두 고급 브랜드를 지향한다.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우선 눈에 보이는 전시장에서 차이가 나면 안 된다. 크게 만들고 고급스럽게 꾸밀 수밖에 없다. 본사 브랜드 정책을 따라야 하므로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하기도 쉽지 않다. 고객은 전시장을 보고 자신이 사려고 하는 차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니 좋다. 차를 살 때 넓고 화려한 공간에서 대접 받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부담 없이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사고자 하는 사람들은 불편해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구매가 인생에서 큰 이벤트 중의 하나이니 시간과 노력을 들여 특별한 경험을 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경험을 원하지는 않는다.

수입차가 많이 늘었다지만, 대중화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진짜 대중차가 많이 팔리는 진정한 대중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온라인 판매 등 간편한 판매 방식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입차 접근성을 높이려면 전시장이 늘어나야 한다. 수도권이나 대도시 등은 그나마 전시장이 접근하기 쉬운 편이지만 지방은 열악하다. 지금 전시장 규모를 고수하면서 수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작고 간단한 전시장이 더 늘어나야 한다.



도심 목 좋은 곳이나 수입차 거리 등 요지가 아닌 곳에도 전시장 개설을 고려해봐야 한다. 테슬라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유동 인구가 많은 쇼핑몰에 두세 대 정도 세울 수 있는 소규모 전시장을 낸다. 여러 분야 매장 사이에 보통 매장처럼 한 자리 차지한다. 온라인 판매 기반이어서 전시장은 체험과 시승에 초점을 맞춘다. 테슬라의 전시장 운영 전략이 꼭 정답은 아니다. 최근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오프라인 전시장을 축소하고 온라인 판매에 주력한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를 따라 할 필요는 없지만, 규모나 위치 선정 등은 참고할 만하다.



테슬라는 애초에 온라인 기반인 데다가 차종이 적어서, 전시장에 차를 몇 대밖에 세울 수 없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승차 운영도 무리가 없다. 차종이 많은 업체라면 작은 규모 전시장이 제 역할을 해내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런데 차를 사는 사람이 모두 시승을 하거나 현장에서 정보를 얻으려 하지는 않는다. 이미 여러 채널로 정보를 수집하고 차종까지 결정해서, 직접 차를 보거나 시승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사람도 상당수다.

전시장이 꼭 판매와 계약 등을 하는 장소일 필요는 없다. 지나가다 호기심에 들어갈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 수입차 전시장은(국산차 전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나가다 마음 편하게 들를 분위기는 아니다. 차를 살 계획이 있어서 상담할 목적이 아니라면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애초에 쇼핑몰 같은 곳에 체험 위주로 공간을 만들어 놓으면 접근하기 쉬워진다. 쇼핑몰을 돌아다닐 때는 굳이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구경삼아 이곳저곳 들어간다. 자동차 전시장도 그런 매장 중의 하나가 되는 셈이다.



국내에도 쇼핑몰 입점 사례가 하나둘 늘어나지만 특수한 경우다. 규모로 볼 때 일반 소규모 매장과는 거리가 멀고 특별한 문화공간 개념이 강하다. 게다가 유명한 특정 초대형 쇼핑몰에 한정된 사례다. 일부 업체가 사람들 많은 곳에 팝업 매장을 열지만 한시적으로 끝난다. 쇼핑몰뿐만 아니라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도 수입차 전시장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전시장 개수 확대는 규모가 작더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브랜드마다 계획이나 전략,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무작정 늘리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진짜 고급 브랜드는 희소성이나 품격 등을 고려해 어느 수준 아래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는 브랜드라면 고객 사이로 좀 더 친밀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찾아오기를 바라기보다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찾아가야 한다. 어깨에 힘을 뺀 소규모 전시장이 그 목표를 이루는 한 방법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임유신 칼럼니스트 :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모터 트렌드>, 등을 거쳤다. 얼마 전까지 글로벌 NO.1 자동차 전문지 영국 BBC <탑기어>의 한국판 편집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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