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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성형 않고 건강에 투자한 QM6, 쏘나타의 대안이 되다
기사입력 :[ 2019-06-23 11:01 ]


르노삼성 QM6, 진짜 승용차 같은 SUV로 변신 성공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르노삼성 자동차의 QM6가 페이스리프트 됐습니다. 차가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이 차가 떠올리는 고객들이 딱 있습니다. 아주 큰 고객군입니다. 그래서 잘 하면 대박을 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하나 설명 드리겠습니다.

디자인 변경은 최소한입니다. 요즘 페이스리프트라고 말은 해 놓고 신차 수준으로 전신 성형을 하는 것이 추세이긴 합니다. 얼마 전 K7 프리미어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QM6는 정말 얼굴에 살짝 손을 대는 수준의 디자인 변경이었습니다. 이게 정상인데 약하다고 느껴지는 현실이 야속할 겁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현대차처럼 돈이 많은 회사는 아닙니다. 회사 전체나 QM6 모델의 판매량은 현대차나 싼타페보다 훨씬 적습니다. 따라서 페이스리프트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에도 한계가 분명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신차 수준의 페이스리프트는 지붕, 그리고 문짝 정도만을 제외하고 차체의 철판들을 많이 바꿉니다. 철판들을 찍어서 만드는 프레스 금형을 바꾼다는 것은 최소한 수십 억 원 이상의 큰 투자를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이 정도 전신 성형에는 엄청난 돈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QM6는 전신 성형보다는 얼굴만 살짝 손을 댑니다. 시대를 타지 않는 타임리스 디자인이라고 프레젠테이션에서 말하는 것, 사실은 안쓰러웠습니다만 그래도 이해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낀 돈을 건강해지는 데에 투자합니다. 그래서 차가 확 좋아졌습니다.



르노삼성 측에서는 LPe 모델에 초점을 더 맞춥니다. 도넛 탱크로 트렁크를 지켜낸 나름의 노하우가 틈새시장을 열었던 경험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일반인들도 LPG 차량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기회가 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QM6 LPe는 2.0 가솔린 모델에 비해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한 번 충전하면 우리나라 어느 곳이라도 중간에 충전하지 않고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LPG 차를 탄다고 해서 희생할 것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이지요. 더 튼튼하게 만든 도넛 탱크를 트렁크 바닥에 넣어 트렁크도 거의 그대로 지켜냈습니다. 바닥이 약간 높아지긴 했지만 쓸모는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저는 LPe보다 QM6 자체에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차가 좋지 않다면 아무리 LPG가 매력적이라도 그 매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QM6는 차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사실 저는 이전의 QM6를 싫어했습니다. 차가 헐겁고 느슨했기 때문입니다. 분명 싼타페보다 작은 찬데 앞바퀴는 노면을 헐겁게 잡고 차체는 뒤뚱거립니다. 흐느적거린다는 느낌까지 옵니다. 몇 해 전 올해의 차 선정 과정에서 시승을 마친 뒤 르노삼성 관계자에게 차가 왜 이러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차가 작다면 SM6처럼 야무진 느낌이라도 있어야 할 텐데 QM6는 그마저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맛이 돌아온 겁니다.

페이스리프트 QM6는 아주 차분하고 부드러웠습니다. 물컹이고 출렁이는 것이 아니라 차분합니다. 즉 노면의 작은 요철은 다 흡수하는 것은 물론 과속 방지턱을 통과할 때도 차가 수평을 유지하는 느낌이 매우 차분합니다. 그러면서도 이전의 느슨했던 감각은 대폭 사라졌습니다. 물론 아직도 QM6가 앞바퀴로 노면을 꽉 움켜쥐고 코너링을 즐기는 고성능 SUV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할 수 있고 따라서 믿을 수 있습니다. 서스펜션을 1cm 낮추었다고 했는데 이것이 공기저항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가진 QM6에게는 커다란 메리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조용합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리를 잘 막고 걸러내고 흐트러뜨려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합니다. 풍절음도 거의 없습니다. SUV는 도어 미러나 A 필러 윗부분 등에서 풍절음이 나기 쉬운데 나지 않습니다. 소음이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나는 것이 없습니다. 이것은 몰딩의 틈새나 높이와 같은 것까지 꼼꼼하게 관리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즉 조립 품질 관리에 매우 신경을 쓴다는 뜻입니다.

가솔린은 물론 LPe 모델로도 100km/h 이상의 크루징에서도 여유가 있습니다. 안정감이 좋기 때문입니다. 조용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좋은 승용차라는 말입니다. 바로 여기에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아주 잘 숙성된 QM6의 핵심 포인트가 있습니다. QM6는 그냥 승용차입니다. 세단이 SUV에게 주류 모델의 자리를 내어준다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SUV들이 승용차의 감각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싼타페 TM부터 이런 경향이 확실해졌습니다. 그런데 QM6가 이번에 거의 95% 승용차의 감각을 SUV에서 실현해 버린 겁니다.

이것은 아주 큰 발전입니다. 지금까지 세단에서 SUV로 바꾼 이들은 심리적 만족감은 있었어도 사실 승차감에서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QM6라면 그럴 걱정이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몇 해 동안 시승했던 SUV 가운데 가장 부드럽고 매끄러운 모델이었을 정도입니다.



동력 성능은 인상적이지는 않습니다. 140마력, 20kg.m 수준의 성능은 요즘은 명함도 내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생활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자연 흡기 엔진이 주는 자연스러움은 실생활에서는 더 소중합니다. 100마력이나 높은 싼타페의 2.0 터보 GDI 엔진보다도 일상생활에서는 다루기 편합니다. 물론 네 가족이 가득 짐을 싣고 고속도로에서 추월하는 것은 즐겁지 않을 것이지만 말입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QM6는 여가를 즐기는 레저용 차량이기를 간단히 포기했습니다. 그 대신 실생활에서 훨씬 편하기를 바란 것입니다. 사실 그게 바로 패밀리 세단이 있었던 자리이기도 합니다. 저는 QM6를 타면서 자꾸만 질은 좋지만 화려하지 않은 에코백이 떠올랐습니다. 핸드백으로 써도 수수하지만 멋스럽고 급할 때는 장바구니도 되어 주는 생활용 소품 말입니다. 이런 면에서는 세련된 디자인의 쏘나타도 여전히 2리터 가솔린 엔진을 버리지 못한다는 현실이 QM6에게는 더 큰 희망이 됩니다.



안락하고 편안하며 동력 성능도 이 정도면 실생활에서는 부족하지 않은 QM6는 가격적으로도 매력적입니다. 2346만원에서 시작하는 쏘나타와 비교해 봐도 LPe는 30만원, 가솔린은 100만원 비싼 수준에 불과합니다. 가솔린 싼타페가 쏘나타보다 650만원 비싸게 시작하는 것과는 접근성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쏘나타 급의 승용차를 찾던 사람에게 QM6는 여러모로 좋은 대안이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패밀리 카 시장은 가장 큰 시장입니다. 이런 보편적 시장은 부침도 크지 않습니다. 시장 자체의 크기가 변하기보다는 관심과 유행이 옮겨갈 뿐입니다. 이런 면에서 세단의 안락함은 지키고 SUV라는 유행을 가진 QM6가 다시 돋보입니다.



아쉬운 점은 페이스리프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자율주행 옵션이 없다는 겁니다. 출시 당시부터 SM6에도 있는데 QM6에는 없어서 원가 절감의 쓴소리를 들었던 무늬만 ‘프리미엄 6’이라는 QM6였습니다. 물론 보수적인 고객들은 복잡하지 않은 구성을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을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자율주행 옵션이 아예 없다는 것은 구식처럼 보이는 게 현실입니다. 취향이 다양하다고 해도 구식 같은 느낌을 좋아하는 고객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QM6는 보편성을 아주 잘 갖춘 차입니다. 넓은 시장으로 접근할 수 있는 첫 번째 르노삼성자동차의 모델이 될 것 같습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나윤석 칼럼니스트 :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트레이닝, 사업 기획 등 분야에 종사했으며 슈퍼카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기도 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를 보는 안목을, 자동차 업계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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