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News 주요뉴스

유독 안타까운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세 가지 악습
기사입력 :[ 2019-07-01 13:15 ]
도로에서 왜 말들을 하지 않나요? – 자동차의 전등들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오늘은 자동차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특히 눈에 자주 띄는 운전자들의 안타까운 습관 세 가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 첫 번째는 ‘인색해진 방향지시등 인심’입니다. 우리나라의 교통 문화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차선이 줄어드는 곳에서 서로 양보도 잘 하고 걸음이 느린 노인이 횡단보도를 완전히 건널 때까지 잘 기다려 드리기도 합니다. 이제는 선진국에서만 느끼던 모습도 우리 주변에서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흐뭇합니다.

그런데 참 희한합니다. 방향지시등에 관한 한 오히려 퇴보한 느낌입니다. 요즘은 우회전하는 차량들의 절반 정도는 방향지시등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간선도로에서 골목이나 건물로 진출하는 차량들도 그냥 속도를 줄이고 멈칫거리다가 그냥 들어갑니다. 운전자의 의사를 알 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좌회전 차량들도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 차량들이 많습니다. 특히 직진과 좌회전 혹은 직진과 우회전 공용 차선에서는 당황스러운 경우가 더욱 많습니다.

도로교통법 제38조에 나와 있듯 법적으로도 모든 운전자들은 자신의 의사를 주변 운전자 및 보행자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의무입니다. 이것은 배려나 친절이 아닙니다. 법은 도덕이나 윤리의 최소한입니다. 이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사회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인 약속이 깨지는 것이니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참고로 아래와 같이 도로교통법 시행령 별표 2에는 도로에서 상황에 맞게 방향지시등과 같은 등화류와 운전자의 손짓으로 소통하는 방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법에서 정한 것은 최소한의 약속이니 꼭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안타까운 현실은 밤에도 전조등, 즉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는 차들입니다. 특히 요즘은 밝은 LED 주간주행등이 달려 있는 차들이 많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LED 주간주행등의 불빛에 전조등이 켜져 있는 줄 착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나는 시내에서는 이 정도면 달리는 데에 지장이 없으니 굳이 라이트를 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내 기름 닳는다’고 전기를 아끼려고 켜지 않는 사람까지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매우 심각하게 위험한 이기심입니다. 전조등, 최소한 차폭등과 미등을 켜지 않으면 뒤에서 오는 운전자는 앞 차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놀라거나 기분이 나쁜 정도면 다행이고 사고의 위험도 매우 큽니다. 원인은 다르지만 비슷한 경우로 미등이 고장나서 꺼져 있는 차량을 밤길 고속도로에서 만나면 정말 섬뜩합니다. 미등이 꺼진 채 느리게 달리는 트럭을 고속도로에서 만나면 정말 무섭습니다. 마치 ‘터미네이터’처럼 말입니다.



도로교통법 제 37조와 시행령 제 19조에는 어떤 상황에서는 어느 등화를 켜야 하는지를 차종에 따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은 후부 안개등, 혹은 뒷면 안개등입니다. 유럽 브랜드의 수입차들, 그리고 르노삼성 자동차 등 일부 국산차에 달려 있는 뒷면 안개등은 브레이크 등보다 훨씬 밝게 빛나는 붉은색 등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뒷면 안개등의 규격만 있고 ‘장착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없어도 된다는 뜻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법으로 정해진 사용 방법이 따로 없습니다.



뒷면 안개등은 시야가 나쁠 때 뒤에서 따라오는 차량에게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안전 장비입니다. 뒷면 안개등이 만들어진 유럽 여러 나라들도 세부적인 규정은 다릅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시야가 좋을 때 켜면 불법입니다.’ 밝은 불빛이 후방 운전자의 눈을 부시게 하여 운전에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맑은 밤 시내에서 뒷면 안개등을 켜고 다니는 차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차량의 운전자에게 뒷면 안개등을 꺼달라고 부탁하는 편입니다. 그럴 때 반응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그게 뭐예요?” 맞습니다. 모르고 일단 있는 것 다 켜는 부류입니다. 두 번째는 ‘당신이 무슨 상관이예요? 내 차에 달린 것 내 마음대로 쓰는데.’ 이기심입니다. 뒷면 안개등을 켜면 후발 차량이 눈이 부셔서 거리를 벌린다는 것을 악용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차에 달려 있는 여러 가지 조명등은 그냥 장식이 아닙니다. 기본 목적은 안전을 위한 소통입니다. 심지어는 기호를 보여주는 패턴을 만들어 보행자와 소통하는 인공지능 LED 헤드라이트가 고안되는 세상입니다만 있는 것조차 사용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자동차 안은 당신만을 위한 공간이지만 도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기심을 버리고 대화합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나윤석 칼럼니스트 :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트레이닝, 사업 기획 등 분야에 종사했으며 슈퍼카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기도 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를 보는 안목을, 자동차 업계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