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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기아 vs 그래도 현대, 당신의 취향은 어떠신가요?
기사입력 :[ 2019-07-04 09:57 ]


현대차와 기아차, 결국은 디자인 경쟁...‘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전승용의 팩트체크] 우리나라 사람들은 차를 살 때 유독 디자인을 중요하게 본다고 합니다. 자동차를 선택하는데 있어 다른 요소들보다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다는 것이죠. 설마 수천만원짜리 자동차를 디자인만 보고 사겠냐는 반문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최소한 국산차 시장에서는 말이에요.

국산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은 80%를 넘습니다. 올해 상반기(1~6월) 국산차 판매량은 총 75만5037대였는데, 이 중 현대차와 기아차는 62만6983대로 83.0%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는 38만4113대로 50.9%, 기아차는 24만2870대로 32.2%를 차지했습니다.

상용차를 빼더라도 올해 판매된 국산차 10대 중 8대가 현대차, 또는 기아차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현대차는 46.6%로 조금 줄고 기아차는 33.5%로 조금 늘어나지만, 어쨌든 80%가 넘는 엄청난 숫자입니다.

결국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디자인만 빼면 거의 비슷한 자동차를 사고 있다는 겁니다. 같은 크기에 같은 플랫폼, 같은 파워트레인에 같은 사양을 탑재한 차가 2종이 있으니 당연히 디자인을 볼 수밖에 없는 것이죠.



물론, 현대차와 기아차는 서로 차이를 주기도 합니다. 기아차에서 파는 경차를 현대차는 안 팔죠. 친환경차도 현대차는 세단 형태의 아이오닉을, 기아차는 SUV인 니로를 만들었죠. i30과 벨로스터 같은 스포티한 차는 현대차에만 있고, 카니발 같은 가족용 밴은 기아차에만 있습니다.

그러나 아반떼와 K3, 쏘나타와 K5, 그랜저와 K7 등 세단 라인업을 비롯해 베뉴-코나와 스토닉-셀토스, 투싼과 스포티지, 싼타페와 쏘렌토 등 세단과 SUV의 중심 라인업인 소·중·대 모델들은 거의 비슷한 상품성을 갖고 있습니다. 디자인만 다를 뿐이죠.

덕분에 이들의 경쟁은 어느 순간 디자인 싸움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누가 먼저 나오냐보다 어떤 디자인으로 나오냐가 더 중요해진 것이죠. 현대차에 아무리 놀라운 첨단 기술이 적용됐어도 어차피 나중에 나올 기아차에 똑같이 들어갈 게 뻔하기 때문이죠. 반대 상황도 마찬가지고요.

게다가 현대기아차는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페이스리프트뿐 아니라 연식 변경 시에도 디자인을 바꾸고 있습니다. 시장 반응이 별로면 금방금방 새로운 모델을 내놓으면서 소비자 입맛에 맞추는 것이죠.

현대기아차의 풀체인지 주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이런 모습은 더 심해졌습니다. 2014년 3월에 나온 LF 쏘나타가 불과 5년 후인 2019년 3월 DN8 쏘나타로 바뀌었습니다. 이에 맞선 K5는 더 빠르게 바뀝니다. 2015년 7월 2세대 모델이 나온지 불과 4년이 조금 지났는데, 올해 안에 3세대 K5가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쏘나타의 변화를 봤을 때 새로운 K5도 대대적인 디자인 변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중요한 점은 이러한 디자인 변화가 판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아반떼(AD)의 경우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대한 디자인 평가가 좋지 않자 판매량이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는 올해 6월까지 10개월 동안 총 5만6554대 팔렸습니다. 월 5655대 수준으로, 페이스리프트가 나오기 전인 2018년 1~8월 평균인 6433대보다 12.1% 줄어든 것이죠.

반면 K3는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올해 6월까지 총 7만4098대, 월평균 5293대를 판매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월 2000~3000대 팔렸던 1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2배가량 오를 엄청난 성장세입니다.

K7 역시 2세대 모델로 바뀐 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월 1000~2000대 수준을 유지할 뿐이었던 비인기 모델이었는데,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 이후 월 5000대를 넘기더니, 신형 그랜저가 나온 이후에도 3500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최근 나온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반응도 좋아 지난달에는 4300대가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그랜저는 하반기로 예정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지난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와 비슷한 모양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실물 공개 후에도 이런 여론이 유지되면 그랜저 역시 아반떼처럼 판매량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아차보다는 그래도 현대차’라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듯한 현대차에 대한 로열티는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지고 있습니다. 그랜저가 과거처럼 성공의 상징이지도 않고, 현대차 고급 모델에 대한 로망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난 제네시스로 옮겨졌습니다.

기아차에게는 만년 동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고, 현대차에게는 부동의 1위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는 위기일 수 있겠네요. 반대로 현대차는 이 위기만 넘기면 영원히 형님 자리를 유지할 수 있고, 기아차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만년 2인자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현대차는 잠깐의 혼란기를 겪은 후 ‘패밀리룩’이 아닌 ‘현대룩’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디자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각 차량에 맞는 최적의 디자인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꽤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고, 이 결과물은 그리 머지않아 여러분의 눈앞에 나타날 예정입니다.

기아차는 전통적인 ‘디자인 기아’란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현대차보다 조금 얌전해 보이지만, 자신들이 만든 ’위대한 유산’에 자신감을 갖고 묵직하게 밀고 나가는 모습이 앞으로의 기아차를 더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위장막을 둘러쓴 스파이샷이 난무하고, 그럴듯한 예상도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집니다. 이미 차가 나오기 전부터 신차에 대한 디자인 평가는 거의 다 끝난 상태입니다. 게다가 영상 매체가 발전하며 예전처럼 ‘사진보다 실물이 낫다’라는 핑계는 설득력을 잃고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영상(심지어 생중계)을 통해 신차의 디자인을 보고 자신의 취향인지 아닌지를 바로 판단해 버립니다.

기술 평준화 시대, 디자인은 차량 선택에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교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아무리 ‘디자인은 적응되기 마련’이라지만, 처음부터 호평을 받은 디자인과 악평을 받은 후 익숙해지는 디자인에는 엄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누구보다도 현대기아차의 디자이너들이 잘 알고 있겠죠. 이미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현대차와 기아차의 디자인 전쟁이 자못 흥미진진합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전승용

전승용 칼럼니스트 : 모터스포츠 영상 PD로 자동차 업계에 발을 담갔으나, 반강제적인 기자 전업 후 <탑라이더>와 <모터그래프> 창간 멤버로 활동하며 몸까지 푹 들어가 버렸다.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에 관심이 많아 여기저기 킁킁거리며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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