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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클래스와 7시리즈 숙명의 대결, 과연 이변 일어날까
기사입력 :[ 2019-07-05 10:01 ]
고착화된 경쟁 구도, 흥미진진하게 바뀌려면

“고착된 경쟁 구도는 재미없다. 경쟁 구도 변화는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니라 발전의 폭을 가늠하는 척도다. 이변을 바라는 이유다.”



[임유신의 업 앤 다운] 독주는 응원해야 할까 막아야 할까? 긍정적인 특성을 보이며 독주한다면 막을 필요는 없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가만히 놔둬서는 안 된다. 독주를 넘어 독점의 폐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독주를 막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독주가 불법이 아닌 이상 대부분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은 2등 또는 뒤따라가는 경쟁자가 잘하면 된다. 그런데 독주하는 선두가 워낙 잘하면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실수로 또는 스캔들에 휘말려 스스로 무너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굳이 막을 필요 없는 독주도 따라가는 경쟁자는 순위를 뒤집어엎기를 바란다. 경쟁 구도에서는 누구나 1등 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자동차시장에는 수많은 경쟁 관계가 있다. 그중에는 순위가 어지간해서는 바뀌지 않는 고착화된 경쟁 관계도 은근히 많다. 독주하는 선두가 워낙 잘 나가서 순위 변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독주할 만한 가치를 인정받으면 ‘역시 1위는 달라’라는 찬사를 받는다. 차 자체의 가치보다 환경적 영향에 의해 독점이 계속되면 무너지기를 바란다. 2, 3등이 좀 더 잘해서 1등을 끌어 내려주기 원한다. 구도가 바뀌어야 발전하는데 굳어진 경쟁 구도가 발전을 가로막는다.



얼마 전 BMW 7시리즈 부분변경 모델이 선보였다. 차가 어떻게 변했는지보다 벤츠 S-클래스를 꺾을 수 있을지가 더 큰 관심거리로 떠오른다. 이번만이 아니라 7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그랬다. 독일 빅3의 기함 대결은 늘 화젯거리다. 오래전부터 3자 경쟁 구도가 늘 이야깃거리였다. 3자 경쟁구도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1강 2중 체제다. 1강은 S-클래스다. 한때 7시리즈가 S-클래스와 간격을 좁힌 듯 보였지만, 현세대 모델로 들어오면서 S-클래스가 간격을 더 벌렸다. S-클래스는 완성도를 높였지만, 7시리즈는 디자인이나 기술에서 판을 뒤엎을 만한 혁신성이 부족했다.



주변에서 관전하는 사람들은 이런 경쟁 관계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만, 정작 해당 브랜드는 겉으로는 무덤덤하다. 럭셔리 브랜드의 자존심 때문에 서로에 관해 무심한 척한다. 순위와 경쟁 구도에 무관하게 각자 자신의 노선을 따라갈 뿐이라고 말한다. 당사자 간에 서로가 관심을 가지든 말든 간에 이런 고착된 구도는 흥미가 떨어진다. 보는 사람 재미있으라고 경쟁하는 것은 아니지만, 변화가 없다는 점은 비슷한 상태가 계속된다는 의미다.



7시리즈는 전세 역전을 위해 부분변경인데도 풀체인지급 변화를 줬다. 아무리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부분변경이다 보니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게다가 요즘 BMW는 정체된 디자인 때문에 말이 많다. 7시리즈 부분변경 모델 디자인도 긍정적인 평가만 받아도 모자랄 판에 호불호가 갈린다. 7시리즈 부분변경 모델이 선방한다고 해도 S-클래스 끝물 모델과 대결이다. 신형 S-클래스는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S-클래스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진짜 대결은 둘 다 신모델 상태인 차세대 7시리즈가 나온 후에 이뤄진다. 누가 잘하든 간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경쟁 구도에 변화가 없어 보이는 분야도 언젠가는 변동이 생긴다. 현대차 쏘나타는 중형 세단 시장에서 큰 차이로 오래도록 선두를 지켰다. 국민차라 불리며 자동차 시장 전체에서 승승장구했다. 한때 르노삼성 SM5와 기아자동차 K5가 잠시 역전극을 펼쳤지만 삼일천하에 그쳤다. 그러던 쏘나타도 기아차 K5와 르노삼성 SM6, 쉐보레 말리부 최신 모델이 선전하면서 명성이 예전보다 떨어졌다. 같은 브랜드 내 그랜저의 인기와 SUV 시장 확대까지 겹쳐 점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한물갔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중형 세단 중에서는 선두를 지켰지만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과거보다 약해졌다. 신형 쏘나타가 나오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변수는 하반기에 나올 신형 K5다. 과거에 잠깐이지만 K5가 쏘나타를 제압한 적이 있기 때문에 경쟁 구도에 변화를 일으킬 숙명의 대결을 예고한다.



소형 SUV는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계속해서 선두를 지켜오다 현대차 코나가 등장하면서 양강 구도가 자리 잡았다. 코나는 시장을 주도하는 현대차가 처음 내놓은 소형 SUV로 빠르게 점유율을 높였다. 티볼리는 나온 지 몇 년 지났지만 코나의 신차효과를 꿋꿋하게 막아내며 명성을 유지했다. 시장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둘 사이의 경쟁 구도가 고착상태라고 할 단계는 아니지만 짧은 기간이나마 숙명의 대결을 보여줬다. 조만간 현대차 베뉴와 기아차 셀토스 등 소형 SUV 시장에 신모델 두 종이 투입되기 때문에 티볼리와 코나 양강 대결 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고착된 경쟁 구도는 수십 년 이어지기도 하고 짧게는 몇 년 만에 끝나기도 한다. 경쟁 관계 차들이 발전 속도가 비슷하면 잘 나가는 차는 계속 잘 나가게 된다. 그렇다고 잘 나가는 선두가 자만심에 취해 헛발질 하거나 삐끗해서 나자빠지는 상황이 오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모두가 발전하는 중에 뒤따라가는 경쟁자가 더 잘해서 판을 뒤엎는 시나리오가 바람직하다. 뒤따르는 경쟁자가 새롭게 변신할 때마다 선두와 숙명의 대결이 관심거리로 떠오른다. 이변이 일어난다면 뒤따르는 쪽이 큰 발전을 이뤘다는 뜻이다. 발전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그래서 이변을 기대하게 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임유신 칼럼니스트 :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모터 트렌드>, 등을 거쳤다. 얼마 전까지 글로벌 NO.1 자동차 전문지 영국 BBC <탑기어>의 한국판 편집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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